이 영화에 공감 못하는 여자, 있나요?
<나의 소녀시대>는 완벽히 여심을 사로잡는 영화다. 낭만적이어서? 달콤해서? 물론, 그런 측면도 갖추고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공감'에 있다. 공감 이상으로, '어? 이거 완전 내 이야기인데?' 하며 감독이 자신의 과거를 훔친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게 만드는 <나의 소녀시대>. 제목처럼 '나의' 비밀 일기장을 들킨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영화는 고등학생 시절의 사랑을 다룬다. 유덕화와 결혼하겠다는 용감한 공상에 사로잡힌 지극히 '평범한' 소녀, 린전신. 그녀는 '그나마 현실적인' 짝사랑도 진행 중이다. 바로 엘리트 동창생, 오우양이 그 대상이다. 그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린전신에게 관심을 보일 리 없는 오우양. 어느날 불현듯 나타난 문제아 쉬타이위는 린전신의 짝사랑 밀어주기에 적극 뛰어든다.
분명히, 이 영화에 대해 '유치하다'며 혹평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우리 모두는 이 유치한 시절을 겪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다. 짝사랑 한 번 안 해본 사람, 어디 손 한 번 들어봅시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 그 사람의 옆에 다가서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작아지고 요동치는 듯한 감정. 좋아하지만, 그 대상과의 사랑은 과욕이라며 스스로 자신을 낮추게 된 상황. 이것들을 겪어보지 않았다면, 어쩌면 청춘을 헛살았던 게 아닐까. 작중 쉬타이위가 학창시절 담 한 번 안 넘어보고 땡땡이 한 번 안 쳐본다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첫사랑의 추억이 없는 이라면 아마도 후회하고 있으리라. 모든 내외면은 적절한 시기가 있게 마련이니까.
유치하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첫사랑 소재의 영화 <나의 소녀시대>는 유치한 것들을 싫어하는 필자 또한 즐기며 감상한 작품이다. 캐릭터들의 모습과 상황에 상당히 공감했으니까. 덕분에 나의 과거를 회상할 수 있었으니까. 한 편의 영화나 책 등을 접하면서 시간(상황)여행을 하는 것, 그 시간 속의 자신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 이 크나큰 매력 때문에 우리가 문화활동을 즐기는 게 아닐까? 묵혀뒀던, 그래서 잊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이 지금 내 앞에 나타난다면, 얼마나 큰 행운이겠는가. 필자는 <나의 소녀시대>를 통해 그 행운을 거머쥐게 된 셈이다.
다시 영화 속으로 들어가서, 린전신과 쉬타이위의 관계는 (예상했겠지만)미운 정이 고운 정으로 바뀌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물론, 피치 못한 상황(이것 또한 예상했겠지만) 때문에 둘은 멀어지게 되지만, 결국 재회한다(이것 역시 예상했을 것). 더불어, 스스로에게 당당하지 못했던 성인기를 보내왔던 린전신은 이전의 삶에서 벗어나 당당한 삶을 시작하려고 다짐한다.
사실, 이 영화는 '유치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생각대로 '대만 로맨스영화'의 전형이다. 거기에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권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첫사랑 영화들의 특징이 결합돼 있다. 대만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하나와 앨리스>, <4월 이야기>, <좋아해> 등 일본의 수많은 로맨스영화들, 국내의 <건축학개론> 등이 연상되는 <나의 소녀시대>. 비슷한 맥락의 작품들이지만, 꾸준히 시장에 등장하고 많은 관객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공감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낭만과 재미가 어우러진 '달달한 첫사랑 영화'가 보고싶어진다면, <나의 소녀시대>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