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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라빠르망>

뭉클하고 쓰디쓴 멜로드라마

"진짜 리자보다 더 먼저 좋아했는지도 모르죠.

그녀도 당신을 찾았을거예요.

다만 접근하는 게 서툴렀겠죠.

너무 사랑할 땐 남에게 상처 주는 것도 모르는 법이죠."

- '앨리스'의 대사


세 남녀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다룬 영화<라빠르망>은, 사랑의 타이밍에 중점을 둔다.

한 아파트에 세 남녀가 모이면서 그들 개인의 '뒷' 사랑 이야기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치, 우리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이창(Rear Window), 1954> 속 제프가 된 듯한 느낌이다.

먼발치서 세(혹은 네) 남녀의 내면의 관계를 엿보고 알아가는 과정은 궁금증과 혼란을 동시에 선사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을 알아간다기보다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묘한 분위기의 멜로드라마.

사랑을 잡고 싶지만 놓치고, 그리워하고, 되찾고,

하지만 또 놓치고 마는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보노라면 애잔하고 안타깝다.





현실적이어서 더욱 씁쓸한 <라빠르망>.

우리에겐 친근한 모니카 벨루치와 벵상 카셀이 눈에 더 들어올 법도 하지만,

사실상 이 영화 속 핵심인물은 앨리스 역을 맡은 로만느 보링거일 것이다.


서두에서 인용한 앨리스의 대사처럼, 앨리스는 막스를 너무 사랑해서 주변인들을 시기하고 이용했다.

이 점이 사랑의 나쁜 면모일 수 있으나,

그것을 쟁취하려는 욕망 또한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임을 영화는 재확인시켜준다.


이 영화는 다시 봐도 뭉클하고 쓰디쓰다.

<클로저(Closer), 2004>보다 씁쓸하고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1995>보다 뭉클한 작품.

현실적인 멜로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지독한 짝사랑을 경험해본 바 있다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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