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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틸 플라워>

가혹함에 맞서는 강인한 소녀


가련한 한 소녀가 찢어진 신발을 신고 배낭 하나와 트렁크를 끌며 걸어다니는 소녀, 하담. 집을 나온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그 상황만을 보여줄 뿐, 그녀의 방황길에 대한 이유는 드러나지 않는다. 생계를 잇기 위해서라도 그녀에게는 몸을 누일 공간과 허기를 채울 먹거리와 활동하기 위한 온전한 신발이 필요하다. 그 어떤 것도 현재의 하담은 갖추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그녀는 찾아나선다. 정당하게! 정당한 노동을 치르고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한다. 하지만 세상은 길 위에서 방황하는 소녀에게 가혹할 뿐이다. 소녀를 악용하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간. 오해와 상처로 득실대는 공간. 이것이 소녀에게 주어진 현실이다. 그러나 하담은 절대 삐뚤어지지 않는다. 온갖 풍파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걸어나간다. 겅간한 돈벌이를 하고, 부당함에는 당당히 맞선다.


엔딩신은 영화의 모든 것을 압축한다. 자신을 덮치는 거센 파도 앞에서 당당히 자신의 스텝을 밞아나가는 하담. 가혹하기만 한 현실은, 방황하는 소녀가 감당해내기에는 너무나 벅차다. 하지만 결코 무력함만을 드러내지 않는 소녀 하담은 어떻게든 잘 살아나갈 것 같다. 강인한 꽃. 그녀의 형편이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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