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샌드위치 가게가 들려주는 삶의 '큰' 가르침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 <카모메 식당>, <안경>,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와 같은 특유의 슬로우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권하는 드라마다. 빵과 스프, 메뉴만 들어도 단출함이 느껴지는 작은 가게에서 오가는 삶에 대한 가치있는 메시지들…. 이것이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의 매력이다.
주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문을 닫게 된 가게. 딸 '아키코'는 가업잇기에 대해 고민하던 중, 자신이 편집자로 근무하던 출판사에서 원치 않는 부서이동 통보를 받고 직장을 관두게 된다. 이는 훗날 전화위복이 된다.
평소, 소소한 음식만들기를 좋아하던 아키코에게 한 음식전문가가 식당 운영을 추천하고, 그녀는 받아들인다. 아키코만의 가게 주 메뉴는 샌드위치다. 오늘의 샌드위치와 스프. 메뉴는 이 둘 뿐이지만, 과욕 부리지 않고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정성을 선물하는 그녀다. 적당한 시간대에 문을 닫고, 아르바이트생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거나 동네 이웃들과 술 한 잔도 기울이는 아키코에게선 삶의 여유가 느껴진다.
한편, 아르바이트생과 건너편 커피숍의 딸은 미래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다. 아키코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등 '인생 상담가' 역도 톡톡히 해낸다.
그렇다면, 제목 속 '고양이'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로, 아키코와 동거하던 고양이를 지칭하는데, 어느 날 집을 나가게 된다. 아이코는 고양이에 대한 걱정과 홀로 남겨진 것에 대한 외로움에 시달리지만, 이내 '고양이 역시 자신만의 길을 찾아나선 것'이라 결론내린다. 모든 생물들은 각자의 길이 있다고 믿는 그녀다.
이렇듯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속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자신만의 '신념'으로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모두가 다른 환경 속에서 다른 형태와 속도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네 '진짜' 삶이며, 이렇게 살아가야 한다. 타인과 같은 길을 걸어야 할, 눈치를 봐야 할 필요가 없다. 개인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정답은 없다. 자신의 길을 설계하고 걸어나가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이같은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기에, 의미 있는 작품이다. 매 끼니를 챙겨 먹듯, 우리는 삶에 대한 세계관도 제대로 정립해야 할 것이다.
소박하고 정겹고, 그래서 온기를 가득 머금은 드라마다. 4부작이라, 시간 할애 면에서도 부담스럽지 않다.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그대에게, 심적 안정이 필요한 그대에게 적극 권한다. 아참! 이 드라마는 동명의 원작소설(무레 요코 저)을 기반으로 한다. 소설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