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에세이《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눈을 감아봅니다.
지긋지긋한 것들이 떠오릅니다.
대부분 허망한 욕심이나 쇠락한 정신에 관한 것들입니다.
이것은 나의 것이기도 했고 모두의 것이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나무 아래에 앉으면 그 나약과 절망, 분노의 생각 위에 좋은 것들이 내려앉습니다. - p. 168
다른 것을 보고 싶을 때는 나무 아래 오래 앉아 있으면 됩니다.
나무 아래 오래 앉아 있었다, 하고 읊조리는 시간,
나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 p. 169
- 양양 에세이《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다른 것을 본다' 중에서 -
자연의 품 안에 있을 때면, 세속의 모든 것들이 미물로 느껴진다.
물론, 저마다의 가치들이 낮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미물들에 대한 지나친 욕심과 집착으로 인해 스스로의 영혼을 잠식시킨다.
이 시를 읽으니, 어럴적 큰 나무그늘 아래에 놓인 평상 위에 앉았던 때가 떠올랐다.
그땐, 미물들에 대한 큰 욕심과 집착 따위가 없었는데….
어른이 된 후에도, 나는 나무들의 품 안이 그리워 열심히 찾아 헤맸다.
내리쬐는 햇살, 불어오는 산들바람, 펼쳐진 벌판, 흔들리는 나뭇잎들을 보며
잠시 세속의 미물들과 이별하는 시간을 만들어왔다.
바깥 풍광을 즐기기에 좋을 계절이 왔다.
다시, 자연의 품 안에서 속세와 이별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이별 여행을 위한 계획을 세워본다.
- 2016.03.24. by. 최따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