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식 미니멀라이프 무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단순하고 소박한 삶의 풍경과 가르침을 영상매체로 가장 잘 전달하는 나라는 일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류의 영화를 보고싶을 땐, 일본영화들 중 감상거리를 찾아왔다. 그 습관은 변함이 없고, 나는 여전히 일본의 '슬로우무비'들을 좋아한다.
얼마 전, 영화<안경>에 대한 리뷰를 적은 바 있다.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는 이들에게 권한다는 제목으로 영화에 대한 글을 남겼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이후, <러브 인 프로방스>라는 영화를 접하게 됐다. 제목에 '프로방스'라는 지역명이 들어간 것이 내가 이 영화를 감상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다. 프로방스에 가본 적은 없으나, 수많은 매체들을 통해 그곳을 간접경험해왔다. 간접경험에 의하면, 프로방스는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열정적인 환경이지만 반대로 그곳에 발 디딘 사람들은 여유를 만끽할 줄 아는 그런 곳이다. 머릿속으로 쉽게 그려보자면 '시골'같은 느낌…. 우선, 이 배경적 지식을 안고 작품감상을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프로방스로 향하는 10대 후반의 소년과 소녀는 그곳을 '촌구석'이라 일컫는다. 와이파이도 제대로 터지지 않는가하면, 영화관과의 거리가 상당하다.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많은 양의 만화책을 챙겨가야 할 정도로 도시민들은 '즐길거리를 만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10대 후반의 남매와 그들의 어린 동생은, 방학을 맞아 외할머니와 함께 17년 간 단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외할아버지집에 간다. 거친 느낌의 포스를 풍기는 외할아버지네 집 또한 투박하다. 그곳에서 네 명의 이방인들은 두 달 간의 시간을 보낸다.
할머니와 10대의 소년과 소녀, 꼬마가 느끼는 프로방스에서의 생활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느낌은 불편함이다. 불편함에서 시작된 생활은, 적응기를 거쳐 이윽고 사랑으로 번져간다. 두 10대 소년과 소녀는 첫사랑의 이니시에이션을 경험하고, 애증의 관계를 이어온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관계를 회복해나간다. 가장 '기적에 가까운' 것은, 할아버지가 딸(아이들의 엄마)과의 관계 회복기를 경험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 영화의 원제목은 <Un ete en Provence 여름의 프로방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러브 인 프로방스>로 개봉됐다. 오히려, 제목 수정을 잘 한 듯 하다. 이 영화에는 가족애, 부부애, 연인과의 사랑, 그리고 우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랑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열정적인 곳에서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 세련되진 않아도 잔잔하게 이어지는 사랑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나는 이 영화리뷰에 대한 제목으로 '프랑스식 미니멀라이프 무비'라고 이름 붙였다. 할아버지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에서 온전한 미니멀라이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것들을 버리고 지웠어도 그가 버리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사랑'이다. 사랑이 주는 힘은 다양하며 강력하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시간조차 무색하게 만드는 진한 가족애를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