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그리워한다는 것 또한 사랑이다.
그리움은 생각이다. 머리와 마음이 과거를 떠올리는 것.
그리움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다.
추억이 된 대상들을 한번 더 애정하는 시간.
그리워하는 대상을 연거푸 떠올리는 일.
굳이 되뇌이지 않아도 될 것들을 기어코 끌어내는 것.
그리움의 힘이자, 애정의 힘이다.
그리움의 대상에는 분명 사랑이 서려있다.
과거엔 증오가 섞여있었다 한들, 그리워한다는 건 사랑이다.
시간과, 그리워하기 위한 에너지를 쏟는다는 건 분명 사랑이다.
나는 도리스 도리 감독의 영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Kirschbluten - Hanami, 2008)>을 볼 때면
마음이 아려온다. 아려온다는 표현이 맞는 걸까? 뭉클하고 애잔하고… 그러다가 이내, 영화가 내 몸의 열기를 조금씩 앗아가는 듯 착잡한 기분에 휩싸이기도 한다.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 그리움의 힘이다.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강도는 부재(不在) 속에서 강해진다.
부재하기에 강해지는 그리움.
보이지 않을수록 존재감이 짙어지는 그리움.
이보다 더 강한 사랑이 있을까?
시간을 내어,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을 다시 꺼내어봐야겠다.
영화에 대한 그리움이 짙은 지금이다.
영화를 보며, 그리움의 대상을 한 번 더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
부재 상태여도 좋다.
사랑을 하고 있다는 증거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