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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글로벌 코드>

글로벌 부족이 갖춰야 할 자질


우리는 각 문화적 코드가 다름을 안다. 하지만 동시에 범문화적인 인류 본질이 코드가 공존함도 안다. 이제 전 세계는 이어져 있다. 개별적 문화를 넘어 글로벌적 무의식에 영향을 받는 시기다. 이 글로벌적 코드(무의식)를 클로테르 라파이유는 '글로벌 코드'라 부른다.


클로테르 라파이유는 <글로벌 코드>를 펴내기 전, <컬쳐 코드>를 펴냈다. 거칠게 비교하자면, 글로벌 코드는 범세계적인 무의식이며, 컬쳐 코드는 개별(지역)적 무의식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새롭게 연결되어 있는 오늘날의 세상이 우리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서문에서 밝혔다. 즉, 지금을 살아가고 미래를 살아갈 우리들에게 이 책은 세상의 변화, 즉 트렌드를 안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저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인 동시에 문화인류학자, 마케팅과 창조성, 혁신 분야의 전문가로서 명성이 높다. <글로벌 코드>에서는 미국과 영국, 그 외 독일, 스위스, 싱가포르, 홍콩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가 속 글로벌 부족들과 그들의 삶 등이 담겨있다. 그래서 마케팅 전문가, 리더, 창조가들에게 이 책은 다양한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아니어도 이 책은 '글로벌' 코드를 다루기 때문에 다수의 고개를 끄덕이게 할 만한 내용들이 다분하며 또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지식들을 갖추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필자는 책에서 언급된 다양한 국가들을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다양한 국가 속 글로벌 부족과 창조·혁신계의 선구자를 만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흥미로웠다. 더불어, 저자의 문체는 간결한 동시에 냉소적이다. 날카롭고 직설적이다. 그래서 때로는 독설도 배어있다. 가령, 버락 오바마는 훌륭한 리더가 아니라며, 그 이유들을 설파한다. 또한, 여성들을 존중한다. 글로벌 부족을 양성하는 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가모장적 구조를 받아들이라고 여성 리더십을 강화하라고 말한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첨단 기술을 손에 쥐고 태어난 아이들)의 아이러니를 다룬 챕터11은 현 시대의 문제점들을 냉철하게 비판한다. 이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말한 "기술이 인류를 추월했다는 것은 섬뜩한 사실이 되었다."를 뒷받침한다.


결국, <글로벌 코드>가 강조하고자 하는 인물 유형은 '글로벌 부족'이다. 기술이 강조되고, 따라서 조만간 로봇이 지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거대한 분열. 이것이 저자가 밝힌 가장 중요한 글로벌 코드다. 이같은 세상에서는 글로벌 부족이 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거다. 심지어 저자는, 향후 인간은 두 그룹, 나아가 서로 다른 두 종으로 분화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로봇의 지배를 받게 되는 부족과 인간적인 접촉, 부족 의식의 강화에 주목한 강력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글로벌 부족으로. 그렇다면, 글로벌 부족이란 어떤 사람일까? 책에는 글로벌 부족들에 대한 설명이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글로벌 부족은 허브에 살고 있고, 따라서 어떠한 국가나 세력, 문화와 종교 등에 속하지 않는다. 그들은 세력 사이를 자유롭게 항해하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했기에 비교와 적응에 능하며 다양한 감성 체계를 갖추고 있다.


글로벌 부족에 대한 설명은 장대(張大)하다. 따라서,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하길 권한다. 필자의 생각으로 글로벌 부족이 갖춰야 할 핵심 자질은 올바른 가치 추구에 대한 태도다. 그들은 '진정한 휴머니스트'들이다. 로봇이 아닌 인간을 선택하는 그들은, 진정한 '명품의 가치'를 안다. 그 가치는 돈 이상의 것이다. 문자 메시지, 수많은 속보 기사, 기술 독재 등의 오염에서 벗어난 저항자들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부족이 '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글로벌 부족에 '가입'하라고 권한다. 이는 부자가 되라는 말이 아니다. '많은 부자가 아직도 그 부족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반면, 부유하지 않은 일반적인 젊은이들이 부족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항상 명심하자. 중요한 것은 계좌의 잔고가 아니라 태도임을 말이다. (306쪽)' 그 부족에 가입할 수 있는 태도로, 저자는 '배우고, 배우고, 또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 배움의 대상은 '내면의 여성적인 측면'과 '통합적인 태도'이다. 결국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휴머니즘'이다. 여성적인 측면을 기름으로써 자타를 보듬어줄 줄 아는 따스함을 갖추게 될 것이며, 통합적인 태도로 하여금 '인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부족이 됙 위해서는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움직이라고 말한다. '움직이고, 움직이고, 또 움직여라. 비행기를 탈 수 없다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발견에 나서자. 익숙하게 알고 있던 세상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처럼 바라보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세상을 가장 익숙한 것처럼 바라보는 말을 실천하자(나오며 중)' 이 맥락을 피력하기 위해 저자는 책의 서두에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을 인용했다. "진정한 발견의 여정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진정한 글로벌 부족이 되기 위해서는, 열린 사고와 넓은 품으로 세상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기술적이며 지엽적인 물적 변화에 민감해할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관심을 둘 것. 앞날을 살아갈 우리들이 명심하고 이행해야 할 과제다.


필자는 마케팅에 관심을 두고 있기에, 오래간 이에 관련된 책들을 조금씩 접해왔다. 결국, 대부분의 책들에서 강조되는 것은 '인간'이었다. 우리가 두 발 딛고 서야 인류는 흐른다. 기술에 지배당하고 인간만이 추구할 수 있는 감성에서 멀어진다면 결국 우리의 존재 자체도 무의미해질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따금씩 슬픔에 잠기기도 했다. 기술 뿐만 아니라, 인간을 다루는 콘텐츠에서도 기술력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사랑의 대상도 기술의 산물인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 슬픈 환경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이 냉철하고 이성적인 책에서 감성을 자극하는 메시지를 전해받게 되어 조금 놀라기도 했다. 모든 상황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휴머니즘임을 간과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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