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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하고 싶은 멜로영화 <몽 루아>

아프고 슬픈 드라마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부정하고 싶은 영화 <몽 루아>. 변호사 토니는 클럽에서 요리를 한다는 조르조에게 접근한다. '나쁜 남자'인 걸 알고 있음에도 그의 매력에 빠지고 마는 조르조. 그렇게 둘은 금세 깊은 사랑에 빠진다.


영화는 토니가 스키를 타다 치명적인 무릎 사고를 당한 후 재활과정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플래시백 형태를 취한다. 재활원을 찾은 그녀에게 담당자가 건넨 말은 의미심장하다. "살다 보면 놓치는 것들이 있어요.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달리고 돌진하죠. 뒤는 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다 헛디뎌 넘어지죠." 토니의 표정은 굳어간다. 과연 그녀가 놓쳤던 것들은 무엇일까? 무엇이 그녀를 헛디뎌 넘어지게 만들었을까?





조르조와 토니는 깊은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아이를 갖고 결혼한다. 단기간에 이뤄진 사랑의 결실이다. 하지만 조르조의 행동은 이상하다. 전 애인과 여전히 만나는가 하면, 그녀를 돌보겠다고 나서는 그. 임신 후 호르몬 변화에 힘들어하는 토니 옆을 지켜주기는커녕, 하루종일 같이 못 있겠다면 집을 얻기까지 한다. 어느날은 토니의 집에 압수수색이 들어온다. 이 모든 것이 토니가 임신 중에 겪은 일이다. 행복은 커녕, 고통을 홀로 감내해온 토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니는 성공적으로 아이를 출산한다. 하지만 그 후에도 조르조의 행동은 '더 이상'해진다. 바람을 피우고, 약물을 즐긴다. 그야말로 조르조는 '퇴폐'적인 남자다. 아버지로서의 책임 때문에 혼자의 시간을 갖겠다는 그의 말은 기만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토니는 쉴새 없이 울부짖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르조를 사랑하는 그녀는 그의 그늘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심지어 이혼한 후에도 둘의 만남은 이어진다. 아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애정이 식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몽 루아> 속 커플은 기묘한 관계를 이어나간다. 한 번 시작된 끈을 완전히 절단하지 못하는 둘의 숨막히는 생활. 그들의 생활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답답하고 때로는 화기(火氣)가 폭발할 것만 같았다. '난 저런 놈 절대 안 만날거야!'라고 속으로 되뇌었지만, 조르조라고 토니와 '이런 남자'인 줄 알았겠는가? 똑똑한 여자 토니의 선택은 이렇게 그녀를 평생 힘들게 만들었다. 차갑다 못해 비참해진 토니의 삶. <몽 루아>는, 그야말로 제대로 우여곡절을 겪은 한 여성의 삶을 보여준다. "차라리 사랑 안 하고 안 아플래." 토니가 조르조에게 했던 말이다. 간절히 사랑하길 원했고, 그래서 거머쥐게 된 것. 하지만 겪어본 후 그녀는 과거를 후회한다. 재활원 담당자가 했던 말을 되새겨보자. "살다 보면 놓치는 것들이 있어요.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달리고 돌진하죠. 뒤는 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다 헛디뎌 넘어지죠." 가슴 아픈 말이다. 하지만 놓치고 헛디디게 되는 것들을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게 현실이기에 우리는 늘 실수와 후회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나의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삶이다. 특히, 사랑에 있어 큰 후회와 좌절을 겪게 된다면 감정의 상처 때문에 더 힘들다. '사랑은 달콤한 것'이라는 표현은 거짓이다. 상처와 슬픔이 동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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