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뚝심!
영화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 1.jpg


전통을 잇는 것에 대한 고집에 대해 누군가는 시대성에 뒤쳐진다는 이유로 비난할 수도 있다. 물론,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전통을 잇는 것에는 '수많은 의미'가 서려 있다. 또한, 아무리 시대성이 앞선 이들이라도, 본질에서는 벗어나지 않는다. 본질은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본질이 흐려지면 결과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영화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은, '본질'에 대한 이야기다. 오로지 수선만을 위해 생을 바쳐온 이치에는, 자신만의 옷 제작을 염두에 둘 법도 한데, 유명 디자이너였던 할머니가 만들었던 옷을 수선하는 데 일념한다. 그녀의 옷을 브랜드화하길 희망하는 백화점 직원 후지이는, 매일 이치에를 찾아 설득한다. 하지만 그녀는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후지이는 처음엔 이치에의 고집을 이해하지 못한다.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거부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후지이는, 양장점을 찾는 사람들과 환경을 지켜보면서 이치에의 뚝심을 이해하게 된다.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 4.jpg


이치에가 생각하는 옷은, 몸 밖을 두르는 겉치레용이 아니다. 그녀의 관점에서 옷은 곧 '사람'이다. 미나미 양장점을 찾는 사람들은, 자신의 가족이 입었던 옷을 수선하여 자신들이 입는다. 그 옷을 입음으로써, 선조 혹은 가족을 그리워한다. 가족의 영혼을 입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치에 역시, 할머니의 영혼을 입은 것과 다름 없다. 오랜 세월 동안 함께했던 물건 안에는 영혼이 서려 있다. 전통을 잇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혼'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뚝심 강한 이치에이지만 그녀의 내면에는 작은 딜레마가 있을 거라 예상해본다. 고심에 쌓여있기 때문에 큰 사이즈의 치즈케이크를 찾았을 거라 생각한다.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 3.jpg


혼을 잃는 것은 슬픈 일이다. 무관심의 무서움처럼 말이다.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은 사람의 '영혼'에 있었다. 묵직함이 압도적인 영화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 영화를 감싸는 분위기마저 기품 있는 작품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