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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네온 데몬>

아름다움의 위험성


모델을 꿈꾸며 갓 LA에 정착한 16세 소녀, 제시. 그녀만이 지닌 유일한 아름다움은 남녀노소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심지어 제시 자신도 자신의 아름다움이 '치명적'이라는 걸 알고 있다. 굳이 '생성'하지 않아도 빛나는 그녀의 아름다움은 온갖 욕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동료 모델들은 그녀를 질투하고, 모델 관계자들은 그녀를 추앙한다. 남자든 여자든, 사랑의 대상으로서도 제시는 완벽하다. 화려한 조명과 메이크업을 받은 그녀는 아름다움의 정점을 보여준다. 아름다움 그 자체인 제시는, 사랑의 대상인 동시에 증오의 대상이다. 애증을 한몸에 받는 그녀는, 결국 최악의 상황과 마주한다.


대개, 아름다움은 추함보다 '선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선한 것이 아니다. 제시는, 아름답지만 결코 착한 여성은 아니다. 또한 그녀의 인생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다. 이렇듯 <네온 데몬>은, 아름다움의 득실을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를 보며, 얻어지는 것과 잃게되는 것, 얻어가는 것(노력)과 놓치고 마는 것(후회) 등에 대해 성찰할 수 있었다. 사실, <네온 데몬>은 스토리 상으로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다. 어쩌면, 지루하다고 표현하는 게 더 어울릴 법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전면에 내세워지는 건, 스토리보다는 '시각'적인 요소들이다. 캐릭터들이 입은 화려한 옷과 메이크업들, 그들을 비추는 다채로운 조명들은 시각을 자극시킨다. 독특한 점은, 이 화려한 연출들이 화편화되어 이어진다는 점에 있다. 정지화면 같은 쇼트들은, 마치 패션잡지를 넘겨보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화려한 볼거리를 통해,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일깨워준다. 화려하고 아름다워보이는 것들의 '실상'이 어떤지 명징하게 보여준다. 묘한 매력을 지닌 <네온 데몬>. 팝아트를 보는 듯한 치명적인 영상미에 빠져보고 싶은 관객들에게 권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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