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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Oops스러운 상황!
영화 <2데이즈 인 뉴욕>


줄리 델피의 '헉'스러운 멜로영화 <2데이즈 인 뉴욕>. 프랑스 멜로영화인 만큼, 다분히 '현실적'이다. 줄리 델피는, 감독과 배우 두 역할 모두를 소화해냈다. 그래서 '거침 없이' 온 몸으로 속내를 표현해낸다. 그녀는 마리옹으로, 38살 사진작가다. 미혼모인 마리옹은, 아줌마 몸매에 요실금까지 겪는 중인 그녀는, 뉴요커 언론인 밍구스와 새 사랑을 시작한다. 밍구스는 두 번의 이혼을 경험했다. 이들의 사랑은 제법 낭만적이다. 하지만 어느날, 마리옹의 가족이 뉴욕을 찾아오면서 낭만이 깨진다.



사진전 초대를 위해 초대한 마리옹의 가족은 그야말로 '개성이 차고 넘쳐서' 감당이 안 될 정도다. 자유로운 영혼의 아빠와 노출증에 눈치 없는 여동생과 그의 애인. 밍구스와의 첫 만남임에도 불구하고 마리옹의 가족은 정말이지, 답이 없다.


줄리 델피의 이런 발칙하고도 엽기적인 멜로영화는, 우디 앨런의 작품들을 보는 것 같다. <로마 위드 파리>,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와 같은 분위기의 작품이다. 막 던지는 말과 행동, 음란과 마약이 자유분방하게 떠도는 19금 영화 <2데이즈 인 뉴욕>. 재미있는 건, 철 없는 마리옹의 아빠 역은 줄리 델피의 실제 아버지가 연기했다는 점이다.


단 이틀만인데도, 영혼을 탈탈 털리게 만드는 영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사다난한 이틀을 겪은 후, 마리옹은 사랑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역시, 고생 끝에 깨달음이 있는 법이다. 다양한 현실의 '힘겨움'을 겪은 후 깨달은 마리옹의 관념은 다음과 같다.


'한 사람과만 산다면 언젠가 누군가는 사라질 것이다. 둘 중 하나는 혼자 차가운 세상에 남겨질 것이다. 우리의 가족은 결국 사라진다. 운이 좋다면 자신만의 가족을 만들었을 것이다. 우선 가족을 만들 사람을 골라야 하고 최대한 마음을 바꾸지 않아야 한다. 독립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이 겪어보는가? 우린 할 수 있는 대로 성장하는 것이다. 결국 마음 밑바닥에선 우린 똑같다. 그러나 우리를 기다리는 슬픈 결말 전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름답고 찰나의 순간을 나눌 수 있다.'



죽음이라는 슬픈 결말 전에 우리가 잊지 않고 지켜야 할 것은 '사랑'이다. 가족을 만들고 가족애를 느껴야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결국 마리옹 역시, 가족을 만듦으로써 한 뼘 더 성장한 셈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철들지 못한 사람들도 있지만, 어쨌건 사랑은 성장의 밑거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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