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운 팬층을 이루고 있는 작가, 이지성. <독서 8년>은 이지성 작가가 펴낸 책은 아니지만, 그로 하여금 인생이 바뀐 작가 황희철이 자신의 지난 날들을 돌아보며 작성한 에세이 형식의 자기계발서다.
책 제목처럼, 이 책은 독서를 권장하는 책이자 작가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거기에, 이지성 작가의 독서 철학까지 더해져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두 명의 작가의 철학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작가 황희철은 독서와 연을 맺기 전, 생활고에 시달렸다. 심지어 장기기증까지 생각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힘든 시절을 보냈다고 고백한다. 잘나가는 금융인이자 작가로 통하는 현재의 꼬리표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그다. 소위 말하는 스펙도 떨어지고, 계약직으로 생계를 겨우 유지할 정도였던 그. 백도, 돈도 없던 그는 사업에도 운이 없었다. 그런 그가, 멘토 '이지성'을 만나게 된 것이다.
사실, 두 작가의 만남은 황희철 작가의 용기가 없었다면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실질적으로 두 작가가 만날 수 있었던 결정적인 한 수는, 이지성 작가가 독자와의 만남을 꺼리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의 주 타깃은 '독서에 낯선 사람들'이다. 독서가들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책과는 인연이 먼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 서적이라고 하면 적합할 성싶다. 또한, 현실의 막막함에 갇힌, 벽에 부딪친 사람들에게 인생의 길을 열어주는 문이 되어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작가가 책을 만나 삶의 질이 바뀌었듯, 우리들도 독서로 하여금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독서 8년>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독서는 공부이며, 한 사람(저자)을 만나러 가는 통로다. 따라서, 책을 읽을 때 중요한 것은 저자와의 교감이며, 이 교감을 통해 제대로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올바른 독서법이라는 것. 책이 전하는 메시지다.
사실, 황희철 작가가 그랬듯, 독서에 서툰 독자들은 다독(多讀), 즉 책을 많이 읽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되면, 즐거워야 할 독서가 헤치워야만 하는 과제, 즉 짐이 되고 만다. 따라서, 독서를 하고자 다짐하고자 한 독자들은 독서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독서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저자와의 교감'을 중시 여겨야 한다. "독서는 수험 공부하듯이 암기하는 게 아니라 맥락을 이해하는 게 중요해." 이지성 작가의 말이다. 저자와의 진정한 교감은, 책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다. 즉, 책의 메시지를 내 안에 주입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독서는 일방향적인 것은 아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독서의 핵심은 '소통'이라는 뜻이다. 저자가 책을 통해 던진 메시지(질문)에 대해 독자는 반응해야 한다. 그 반응은 '성찰'이다. 독서는 글자를 보는 과정이 아니라, 마음을 공부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책을 읽은 후, 저자의 메시지에 대해 독자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독서 8년>은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와 동시에 올바른 독서법(습관)을 일러준다. 독서는 과제가 아니라 습관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저자와의 교감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 책은, 자신보다 나은 지혜를 가진 사람(저자)을 만나러 가는 통로다. 스승을 만나러 가는 제자의 마음 속에 부담이 가득 차있다면, 이 얼마나 불편한 현실인가. 올바른 독서를 위해서는, 마음의 부담이 없는 상태여야 한다. 독서 역시 배움이다. 수련의 과정.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 고민은 배움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고, 다시 책을 향하게 만든다.
책의 장르가 그렇듯, 이 책에서 권장하는 책의 장르는 자기계발과 인문고전이다. 자기계발과 인문고전을 통해, 마음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맥락이다. 이에 뒷받침하듯, 책에서는 저자가 추천하는 자기계발과 인문고전서들이 소개돼있다.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아쉬운 마음은, 적잖은 홍보성이 배어있다는 점이다. 이 마음 때문에, 독서에 대한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다는 부분을 짚고 싶다. 어찌됐든, 독서에 대한 뜻이 있는 독자들에겐 동기부여가 될 만한 책이기에 권하고 싶다. 독서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보탬이 될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