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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수상한 그녀> 일본판

필자는 영화 <수상한 그녀>를 재미있게 감상했다. 한 번은 친구와, 한 번은 가족과 함께 두 번 극장을 찾았었다. 배우 심은경의 캐릭터를 좋아하는 필자는, 이 영화를 추앙하다시피 좋아한다. 소재와 메시지도 좋은 작품이니까. 이 작품의 수준을 안 탓인지, 다른 나라에서 리메이크 열품이 불고 있다.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을 휩쓸고 있는 '수상한 그녀'다.


사실 필자는, <수상한 그녀>(오리지날)를 감상하면서 '일본 영화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동안 감상해왔던 일본 특유의 창의성과 분위기가 배어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일본판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뭔가 다른 전개나 분위기가 느껴질까 기대도 했지만, 솔직히 일본판에 대한 감흥은 원작 이상은 아니었다.


일본판은, 원작의 내러티브를 충실히 따른다. 따라서, 새로움을 기대했던 관객들은 필자처럼 실망감을 느낄 수도 있다. 더욱이, 일본 특유의 괴짜성도 약해서 아쉬웠다. 워낙 원작이 지닌 코믹성이 강해서였는지, 시나리오를 그대로 안아간 리메이크작은 재방송을 보는 듯 감흥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사 전달에 있어서 '직설'하는 인물이 있었기에, 메시지 전달 면에서는 보다 명확성이 있었다. 원작에서 오두리의 며느리로 등장했던 인물이, 일본판에서는 딸로 변하면서 보다 '직설할 수 있는 캐릭터'로 재탄생됐다. 특히나, 딸로 등장하는 배우는, 고바야시 사토미다.





고바야시 사토미는, 영화 <카모메 식당>, <안경>, 드라마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등에서 뚝심 있는 역할을 해온 배우다. 특히, 영화 <종이 달>과 <태풍이 지나가고>에서는 조연이었지만 뼈 있는 말을 함으로써 주연 이상의 존재감을 드러낸 인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상한 그녀> 일본판의 적절한 캐스팅은 칭찬할 만하다. 또한, 며느리가 딸이 됨으로써 가족애가 부각된 것도 사실이다. 이렇듯, 메시지 전달 면에서는 원작에 비해 일본판이 더 명확하게 표현했다고 평하고 싶다.


<수상한 그녀>의 핵심 주제는, '그때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을 즐기자'이다. 그냥 죽기엔 서러운 할머니에게 젊음을 부여한다는 콘셉트부터가 우리에게 '시간의 중요성'을 각인시킨다. 하지만, 우리는 이같은 사실을 알지만 정작 제때에 제할일을 못 하고 방황하는 등 시간을 흘려보내기 일쑤다. 물론, 오두리처럼 딸을 위해 헌신하느라 제할일을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갈등을 겪는 모습에서 공감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필자도 상황은 다르지만 매 순간 고민과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까. 무엇을 하는 게 현명한지 판단하는 힘. 우리에게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힘이 필요하다. 물론, 완벽한 만족은 없겠지만, 최소한 후회를 덜 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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