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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톱 STOP, 2015>

이기심은 그만!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소재로 다룬 김기덕 감독의 영화 <스톱>을 관람했다. 이 영화는, 인간의 악에 의한 폐해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우리가 자초한 행위들로 인해 자연으로부터 역습당하고 있다. 2011년 3월 11일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그것의 대표 사례다.


후쿠시마 원전으로 인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는 단순히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각종 건물 파괴 및 폭발, 화재와 방사성물질 유출 등으로 인해 인간 뿐만 아니라 자연 훼손까지 일으킨 최악의 사건. 뿐만 아니라, 이 끔찍한 사건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후손에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영화 <스톱> 속 부부를 통해 우리는 잇따른 피해를 알 수 있다. 임신한 부부는 방사능 오염으로 기형아를 출산할지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이고 유산을 감행하려 한다. 유산을 원치 않는 남편은, 후쿠시마로 가서(현재, 도쿄로 이주하여 생활 중)그곳의 환경이 온전하다는 걸 찍어오겠다고 한다. 하지만 남편이 목격한 현실은 참담하다. 그곳에서 만난 임산부는 사산아를 낳고, 동식물 역시 건강해보이지는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남편은 아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부인은 '무서운' 발상을 한다. 돌연 '후쿠시마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선포하는 것이다. 그렇게 부인은 후쿠시마에서 재배한 먹거리들을 먹으며, 사태를 받아들이겠다고 다짐한다.


남편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무분별한 전기 사용에 대한 반대 시위를 행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겪지 않은 도쿄 시민들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외치고, 무분별한 전력 사용으로 인한 피해 등에 대해 경고한다.


부부의 아이는 남들보타 천 배 이상의 청력을 지닌 채로 태어난다. 이 아이를 괴롭히는 아이들은, 인간의 이기심을 재확인시켜주는 존재들이다. 감독은, 전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모습들,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동물들을 먹어치우는 모습들을 통해 자연에게 행하는 인간의 이기심을 보여준다.


2016년. 국내에서도 지진이 여러차례 일어났다. 사실 이전까지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한 심각성을 덜 느꼈을 것이다. 영화 속 도쿄 시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리도, 이런 환경적 위험으로부터 안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스톱> 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작 <판도라>가 원전을 소재로 다룬 작품들을 내놓는 이유에는 이유가 있다.


김기덕 감독이 외친 '스톱'의 대상은 이기심일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무분별한 자연 훼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영화 <스톱>의 완성도는 높지 않다. 하지만 영화가 선택한 소재와 메시지는 우리 삶과 직접적으로 이어져있다. 따라서 '가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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