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조화로운 삶>

자급자족 실천가들의 기록

조화로운삶1.jpg


<조화로운 삶>은, 뉴욕 도심생활에서 벗어나 버몬트 숲 속에서 스무 해를 자급자족하며 살았던 부부(헬런 니어링, 스코트 니어링)의 기록의 책이다. 평소, 존경하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과 비슷한 맥락의 이 책은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독자'들에겐 더없이 환영받을 것이다.


헬런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은 도시를 떠나 시골(버몬트)로 향하면서 독립된 경제를 꾸릴 것, 건강을 지키고 더 건강해질 것, 사회를 생각하며 바르게 사는 것의 세 가지 목표를 실현키로 다짐했었다. 결론적으로 앞선 두 가지 계획은 실현했지만 세 번째 '사회'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그들 또한 목표달성에 실패(완전한 실패는 아니지만)했다고 고백한다. 물론, 세 번째 목표 중 '바르게 사는 것'은 충족했다고 판단한다. 이유는, 그들 스스로가 시골에서의 삶에 만족했고 그 덕분에 이렇게 멋진 책이 등장했으며, 이 책을 읽은 독자들 대부분은 좋은 귀감을 얻었을테니 말이다.


필자가 이 책을 읽기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제목'에 있었다. '조화'라는 단어는 필자 또한 삶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다. 조화와 균형. 이 점에 대해 저자들의 조언을 읽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이 책에서 두 저자가 밝힌 '조화로운 삶에 대한 정의'는 '단순하지만 엄격(절제된)한 삶'이라 볼 수 있다. 이 삶을 위해 그들은 그들 부부들 간의 조화 뿐만 아니라 이웃, 동·식물과의 관계에서도 조화를 실현하려 노력했다.


동물들을 살육하는 '피의 전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철저한 채식주의자가 됐으며, 최저 생계비(먹고 살아갈 정도)가 마련되면 먹고 남는 채소나 과일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더불어, '의존적인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땅 위에서 자급자족을 실천'한 그들은 은행(돈)과 기계에 의존하지 않았다.


조화로운삶3.jpg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삶이 '지나치게 엄격하게(스스로 벌을 주는)'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철저한 규칙의 실현은 결론적으론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 아마 그들의 삶을 폄하하는 이들은 '실행력'이 다소 부족한 인물들 아닐까, 라고 감히 짐작해본다(필자 포함).


저자들은 자급자족을 실천하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다양한 '실험들'도 감행한다.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한 시도에서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버몬트 주민들(이 점은 의외였다, 필자는 시골 사람들은 협동심이 강할 줄 알았다-이 또한 고정관념이겠지만-)로 인해 실패를 경험했다. 이것은 그들에게 남겨진 과제였다(이제 실천할 수 없는).


하지만 '자급자족의 실천'을 통해 그들은 식·주(食·住)를 해결했다. 돌집을 지어 스스로의 터를 마련했고, 건강한 식생활을 '이룩'했다. 그 '실험'들을 통해 그들은 자급자족의 힘듦을 깨달았고 정신적으로 많은 성장을 했다고 고백한다.


저자들 또한 '멘토들의 조언'들을 적극 활용(책에서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스코트 니어링 등의 잠언들이 인용돼 있다) 했고, 그들의 실천적 삶의 기록을 통해 독자들에게 멘토가 되었다. 특히, 헬렌 니어링은 스코트 니어링의 책<어느 혁명가의 성장 The Making of a Radical>을 독자들에게 추천했다.


<조화로운 삶>에서는 어떻게 집을 짓고 어떻게 건강한 먹거리들을 구하고 보관할 것인가에 대한 간단하지만 실질적인 방법들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그들이 삶을 통해 얻은 건강한 정신력이 깃든 글귀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사색을 고무시킨다.


필자에겐 너무도 '감동'이었고 '유익'하기까지 했던 책<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이 추천한<어느 혁명가의 성장>과 옮긴이가 매료됐다고 밝힌 헬렌 니어링의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도 읽어야겠다. 조화로운 삶, 나아가 '아름다운 삶'에 대한 지침서였던 이 책. 개인적으론 '강력 추천하는 도서'다.




[책 속에서]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은 《사람과 책 Men and Books》에서 이렇게 썼다.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돈은 우리가 사도 되고 안 사도 되는 상품의 하나이며, 우리가 마음껏 탐닉할 수도 있고 절제할 수도 있는 사치품이다. 세상에는 우리가 돈보다 더 탐닉할 수 있는 많은 사치품들이 있다. 그것은 고마워할 줄 아는 마음, 시골 생활, 마음이 끌리는 여성 같은 것이다." 돈의 경제 속에서 살아 온 사람들은 돈을 벌어 쌓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사회가 그렇게 가르친 것이다.

- p. 35, 36에서


우리는 눈앞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좋아한다.

그래서 모든 방에 벽난로를 놓을 계획을 세웠다.

따뜻한 날씨에도 새빨간 불꽃이 춤을 추는 나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매력과 충만감을 느꼈다.

거기서 나오는 열기는 별것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타고 있는 장작은 대기에 활기를 주고,

튀어 오르는 불꽃은 둘레에 생기가 넘치게 한다.

날씨가 차다면 눈앞에서 타고 있는 불길은 사람에게 반가운 온기를 주며,

타는 나무에서는 강렬한 향기가 난다.

소로(Henry Thoreau)는 벽난로에서 타고 있는 불을 친구처럼 생각했다.

그런 심정을 설명하듯이 <월든 Walden>에는 이런 구절이 적혀 있다.

"내가 나가 있을 때에도 내 집은 비어 있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생기 넘치는 주부를 집에 두고 온 것과 같았다."

- p. 81에서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말마따나,

"문명이란 사실 불필요한 생활 필수품을 끝없이 늘려 가는 것이다."

시장 경제는 떠들썩한 선전으로 소비자를 꼬드겨 필요하지도,

원하지도 않는 물건을 사도록 만든다.

그리고 돈을 내고 그런 것들을 사기 위해 자기의 노동력을 팔도록 강요한다.

노동력을 팔 때 생기는 착취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현명한 쥐가 덫을 조심하는 것처럼 시장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했다.

독자들은 이러게 빈틈없는 생활 태도를,

고통스러울 만큼 욕구를 억누르고 절제하는 것으로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스스로 원해서 엄한 벌을 받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 있다.

우리 두 사람은 그런 느낌을 조금도 갖고 있지 않았다.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지나치게 전시해 놓고,

음악과 기계에서부터 시간과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낭비하는

뉴욕 시에서 살다 온 우리는

그 많은 도시의 잡동사니 쓰레기들을 한꺼번에 내던져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기뻤다.

- p. 159에서


동력의 시대에 들어와 전문화된 기계와 조립 라인이 장인을 몰아 냈으며,

그 결과로 많은 기술자들이 기계를 돌보는 사람으로 전락했다.

- p. 161에서


여기 생활이 좋은 것일까, 아니면 나쁜 것일까?

그것은 무엇을 좋다고 할 것이며 무엇을 나쁘다고 말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버몬트에서 한 생활이 확실히 더 좋았다.

왜냐하면 버몬트에 살면서 자연과 늘 만날 수 있었고,

자연의 힘을 잘 알아 그것에 순응할 수 있었으며,

여전히 손을 써서 일했고,

한 치도 빈틈없는 생활에 끌려 다니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더럽고 시끄러운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 시간을 보내는 대신,

주중이나 주말을 가리지 않고 우리는 언제나 우리 땅에 있었다.

우리에게 출퇴근이란 부엌에서 제당소로 2백 걸음쯤 걸어가는 것을 뜻했다.

눈이 소복이 쌓여 있다면,

눈 신발이나 스키를 타고 일하러 가야 했지만,

그것은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 p. 197, 198에서


무엇을 믿고 있는 사람은

자기 믿음에 따라 행동하거나, 믿음에서 벗어난 행동을 할 수 있다.

자기 믿음에서 벗어난 행동을 할 때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동시에 그러한 행동은 이론 따로 실천 따로인 삶을 낳고

겉과 속이 다른 성격을 만든다.

가장 조화로운 삶은 이론과 실천이, 생각과 행동이 하나가 되는 삶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순간순간,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어떠한 시간이나

자기가 더 바람직하게 여기는 삶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내일은 새로운 날." 이라는 옛말과 통한다.

멕시코에서는 "좋은 하루 보내세요."하는 오래 된 인사 대신

요즘은 "언제나 더 나아지세요." 하고 말한다고 한다.

건강한 몸,

균형 잡힌 감정,

조화로운 마음,

더 나은 생활과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꿈을 간직한 삶은

그것이 혼자만의 삶이든 집단의 삶이든 이미 바람직한 삶이다.

- p. 199에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책<하루에 한 줄, 일상의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