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읽기
디지털 콘텐츠 트렌드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트렌드북 역시 1년 앞을 장담하기 힘들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책 <MCN 백만 공유 콘텐츠의 비밀>의 저자 이은영은 '디지털 마케팅에 있어 MCN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MCN은 멀티 채널 네트워크(Multi Channer Network)의 약자다. 하지만 저자는 이 정의 이상의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는다. MCN콘텐츠를 카멜레온(주변 색깔에 맞춰 자신의 색깔을 맞춰간다는 의미)이라면서, 멀티 플랫폼 네트워크(Multi Platform Network), 멀티 크리에이터 네트워크(Multi Creator Network) 또는 멀티 콘텐츠 네트워크(Multi Contents Network)로 불릴 수 있다고도 말한다. 한편, MCN이 커머스에 활용된다면 멀티 커머스 네트워크(Multi Commerce Network)가 될 수 있다고도 말한다.
이렇듯 MCN은 과도기 상태에 있다. 아직 정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음과 동시에 형태 및 트렌드 역시 급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많은 기업 및 방송·언론사들이 MCN 사업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KBS(예띠 스튜디오), MBC(아프리카TV 포맷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 제작), SBS(MCN 전담팀 구성) 등 공중파 방송사 뿐만 아니라 JTBC, CJ E&M에서도 발빠르게 MCN형 콘텐츠를 생산 및 투자하고 있다. 사람들이 TV 앞에 머무르는 시간보다 모바일로 뉴스 및 콘텐츠를 접하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넷플릭스, 아마존을 비롯해 국내 상거래 기업인 인터파크(라이브 온 쇼핑)와 CJ 오쇼핑(1분 홈쇼핑), 티몬(티몬 라이브TV)도 MCN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거기에 말맞춰 가고있다. 한발짝 더 나아가,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기업들은 유튜브에서 벗어나 더 큰 생태계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MCN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크리에이터의 역할'이다. 즉, 훌륭한 콘텐츠를 지닌 크리에이터가 강조되고 있다. 크리에이터의 전방위 지원을 통해, MCN 기업들은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렇게 MCN은 멀티 커머스 네트워크가 되어가는 중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MCN의 핵심적인 숙제는 콘텐츠와 크리에이터다. 이는, 전통 미디어 기업이든 MCN 전문 기업이든 개인 크리에이터들에게든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다. 유튜브에 개인 영상을 올리는 등에서 시작된 것이 이제는 '전문화'된 실정이다. 따라서 MCN은 도약을 위해, 미디어 자체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여러 산업들과 결합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책에서는, 국내외 MCN 기업 및 크리에이터의 성공사례들이 제시돼 있다. 우리가 익숙하게 잘 알고 있는 '대도서관'과 '씬님' 등은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다. MCN 기업들은 이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이유는 크리에이터의 성장이 곧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들의 인기는 스타 못지 않다. 일본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3위가 유튜버라는 사실이 그것을 입증한다.
그렇다면, MCN의 매력은 무엇일까? 무엇 때문에 MCN은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을까? MCN의 장점은 기민하게 움직여서 짧은 동영상에 기승전결을 빠르게 담아내고 장르나 형식의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이것저것 시도해볼 수 있고, 시도 끝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콘텐츠를 기획하고 완성하면 되는 것이다. 즉, 시행착오에 대한 리스크가 적다는 것, 가성비가 높다는 것이 MCN의 장점이다. 이 점 때문에 광고주들도 MCN을 통한 광고에 눈길을 두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MCN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콘텐츠를 생산해야만 할까? 콘텐츠의 핵심은 '소통'이다. 사실 이 점은, 전통 미디어 시장에서도 강조되어 온 조건이다. 하지만 소통의 중요성은,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지는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는 데 뛰어난 재능을 지닌 밀레니얼 세대들을 겨냥하기 위해서는 더없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특히, 일방향적인 정보 제공 뿐만 아니라 '상호 소통'하는 콘텐츠 제작이 필수다. 같이 호흡하고 피드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팬덤'이 형성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놓쳐서는 안 될 것은 '재미'다. 이제는 뉴스도 '재미있어야' 한다. 밀레니어 세대들은 뉴스마저 모바일을 통해 소비한다. 2015년에 미국 시장조사기업 '퓨 리서치 센터'의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어 세대의 60%가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와 공공분야 뉴스를 접한다고 한다. CNN과 지역 TV 방송을 토해 뉴스를 보는 비중은 각각 44%, 37%에 그쳤다.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계의 공룡이 되었다. 페이스북의 파급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모바일 라이브와 기업 광고를 인정하면서 고급 1인 미디어 플랫폼 자리를 꿰차고 있다.
책의 저자 이은영은 페이스북에서 '뉴스 읽어주는 여자'라는 뉴스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채널 운영 방식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단순한 팩트 전달에 그치지 않고 뉴스 생산자의 인사이트와 통찰력을 섞는다. 그렇게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뉴스를 접했을 때 느껴졌던 것은, 크리에이터의 위트와 긴 뉴스를 간결하게 정리해 접근하기 쉬웠다는 점, 시청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열정이다. 뉴스가 지닌 딱딱하고 일방적인 관념을 탈피한 것 자체가 창의적인 시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MCN은 전통 미디어의 대항마가 아니다. 뉴미디어는 전통 미디어의 촉매제이고, 이와 결합하여 더 막강한 미디어로 발전하는 것이 과제로 보여진다. 미디어계에 몸 담은 이들은, 전통적인 것과 새로운 것의 막강한 시너지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막강한 콘텐츠의 생산'. 이것이 뉴미디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필자 역시 미디어계에 몸담은 1인으로서 나만이 지닌 강점과 그것이 접목된 콘텐츠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이 책은, 디지털(미디어) 트렌드에 대한 정보 제공 뿐만 아니라 개인의 역량을 성찰해볼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상세하고 깊이있는 전문서적의 느낌보다는 미디어 트렌드를 읊어주는 트렌드북 정도로 볼 수 있겠다. 따라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