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영화 <얼라이드>

사랑 만큼은 감출 수 없었던 그들


영화 <시월애>에서는 이런 대사가 있다. "사람에겐 숨길 수 없는 게 세 가지가 있는데요. 기침과 가난, 그리고 사랑…" 그렇다. 본능적인 동시에 환경적인 것들은 숨기고, 감추려 해도 의도대로 되지 않는다.


<얼라이드> 속 맥스와 마리안이 그렇다. 배경은 1942년, 유럽 전역이 히틀러 치하의 어둠이 드리워졌던 때다. 영국 정보국 장교 맥스는 독일 대사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고, 프랑스 비밀요원 마리안과 만난다. 둘은 임무수행을 위해 가짜 부부가 된다. 철저한 임무 수행을 위해 거짓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둘. 하지만 이들은 결국, 금기를 깨고 만다. 요원 간의 사랑의 치명타를 무릅쓰고 말이다. 결혼까지 하게 된 둘은 딸까지 낳는다. 이제 둘 앞에는 행복만이 펼쳐질 것만 같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불행이 닥치고 만다. 맥스가 듣게 된 정보는, 마리안이 독일 스파이라는 것이다. 그때부터 맥스의 감정선은 딜레마에 놓인다. 맥스는 마리안이 스파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동시에 의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그때부터 맥스는 극도의 행동과 감정 조절을 시작한다.



요원들에게는 가장 본능적인 감정이자 행동인 사랑도 사치일까. 마리안이 맥스에게 했던 대사가 떠오른다. "내 감정에는 진심이 담겨 있거든요." 맥스와 마리안은 '진심으로 사랑'했다. 사랑과의 단절을 감행해야 하는 요원들의 삶. 과연 행복할까? 명예와 사명감을 띤 직업군일지라도 사랑을 억누르며 살아가야 하는 삶은 애처롭기 그지없다.


역시나 예상대로, 영화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맥스와 마리안의 사랑은 황량하고도 전쟁 같았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신(scene)들은 아름다움과 먹먹함, 두 개의 상반된 분위기를 안고 있다. 우리는 이들 부부의 사랑을 통해, 암울했던 시대상황과 그것을 뛰어넘은 세기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위태로운 상황일지라도 결코 숨길 수 없는 사랑. 그렇다. 비록 그 기간을 짧다한들, 우리는 사랑을 해야만 한다. 금기임을, 시작해서도 안 되고 시작과 동시에 아플 것임을 알면서도 사랑에 이끌리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다.


<얼라이드>는 고전 멜로와 첩보의 장르색을 한껏 머금고 있다. 즉, 특별한 새로움은 발견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브래드 피트와 마리옹 꼬띠아르라는 아이콘의 영향력이 컸다고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