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늙어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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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로 국내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베스트셀러 작가, 기시미 이치로가 이번에는 부모를 위한 책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를 내놓았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직접 겪은 경험들과, 그로 인해 깨달은 바를 만나볼 수 있다. 기시미 이치로는 20대에 어머니를 뇌경색으로 떠나보냈고, 50대에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오랜 기간 간병했었다. 그 역시 50대 초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관생동맥우회술을 받고 아버지의 간병을 받은 바 있다.

직접적인 병마와 간접적인 죽음을 경험한 저자가 깨달은 결론은, '부모가 건강할 때 최선을 다해 좋은 시간들을 갖자'는 것이다. 부모와 자식, 남녀를 불문하고 인간은 노화와 죽음을 경험하게 마련이다. 누구든 노화를 겪을 때면, 자연스럽게 작고 큰 신체의 불편함을 겪게 마련이다. 이 과정을 겪지 못한 자식은, 부모의 노화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부모를 보살피고 간병하는 것에 불편과 불평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인간의 노화는 우리 자신 역시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따라서 저자는, 나이듦을 인정하라고 말한다. 이는 <미움받을 용기>에서 '완벽하지 않은 우리 인간은 약점이 있게 마련이고, 그것 때문에 타인으로부터 미움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주장과 일맥한다. 나이 들어가는 것 역시 인간의 약점이다. 이는, 몇몇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인류 보편적인 현상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나이듦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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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을 받아들이게 되면, 부모의 그것 역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부모, 자식의 구분 없이 인간이라는 동일선상에 놓고 보면, 부모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게 될 것이다. 이는, '부모자식 관계에서도 "자식" 혹은 "부모"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문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의 엄마는 내가 어릴 때부터 신경성 위염을 겪었다. 그런 엄마를 볼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어릴 땐, 엄마가 전부였고 그녀가 세상에서 사라질까 두려웠다. 그렇게 엄마에게 크게 의존했던 내가 성인이 되고, 자립하게 되면서 그녀의 건강에 대해 무심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엄마의 건강이 회복된 탓도 있지만 내가 간과해왔던 점은 그녀의 노화였다. 나의 엄마는 워낙 긍정적이며 생활력이 강해서 그 나이대 여성이면 당연히 겪는 갱년기 증상도 모른 채 넘기셨다. 하지만 나는, 갱년기가 되면 몸의 변화는 물론이거니와 우울증을 앓는 여성들이 많다는 리서치를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에게 안부조차 자주 묻지 못한, 부족한 딸이었다(지금도 진행 중).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는 이런 부족한 나를 반성하고 각성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부모가 살아계실 때 최선을 다해 소중한 추억을 만들라고 말한다. 부모의 존재 자체를 '존경'하라고 조언한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
'존경하다'라는 말에 담긴 의미입니다.
'존경'은 영어로 respect(리스펙트)라고 합니다.
'보다' 혹은 '돌아보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respicio에서 나온 말입니다.
무엇을 돌아본다는 말일까요?
일상에서 무심코 잊어버린 것.
예를 들어 '이 사람은 내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람이다',
'지금은 우리가 이렇게 함께 살고 있지만
결국은 헤어져야 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까지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사이좋게 살아가자'와 같은
마음을 돌아보자는 의미입니다.

_본문에서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는, 누구나 겪는 나이듦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심어준 책이다. 저자가 그랬듯, 우리 역시 중·노년을 겪을 것이며, 그로 인해 병마와 싸울 날이 오게 될 것이다. 너나할 것 없이 누구나 나이들어가고 있음을 인정한다면, 나이 들어가는 모든 대상들을 인정하고 또한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부모의 죽음 이후에 그들과 함께할 수 없는 시간들이다. 그러니 우리, 부모가 살아계실 때 최선을 다해 함께하는 (추억이 될 만한)시간을 갖고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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