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책이 있다. 모두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소재와 속 깊은 이야기가 담긴 책. 그런 책들의 여운은 독자의 가슴 속에 오랜 기간 머무른다. 수많은 책들이 서점을 메우고 있지만, 그것들의 소재 역시 다양하지만 결국 그것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어떤 대상을 향한 '사랑'이다. 이 말은 즉, 그 어떤 책도 사랑을 간과한 것이 없다는 의미다.
수많은 사랑의 대상이 있지만, 인류 보편적인 것이 있다. 바로, 부모를 향한 사랑이다. 물론, 시기나 환경에 따라 부모에 대한 사랑이 다른 형태로 드러날 때도 있다. 그래서 어떤 때는 부모를 증오하기도 하고, 그들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확실하다(자식과 연을 끊은 자들은 차치하고).
구작가의 <엄마, 오늘도 사랑해>는, 작가 자신과 그녀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아낸 그림책이다. 이 책에서도 귀가 큰 토끼 '베니'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베니는 구작가의 아이덴티티라 볼 수 있다. 듣고 말할 수 없는 구작가는, 귀가 큰 베니를 통해 세상과 소통 중이다. 구작가는 그림과 글로써, 독자들을 감동시키는 재주를 지닌 인물이다. 특히, 그녀의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은 이유는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늘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책 속에 담아냈다. 장애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작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그래도 괜찮은 하루>에 담겨 있었다면, <엄마, 오늘도 사랑해>에서는 작가와 그녀 엄마와의 이야기들을 확인할 수 있다.
딸의 장애를 극복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던 엄마, 말을 알아들을 수 없어서 고집이 더 세진 딸을 믿어준 엄마, 편견으로 얼룩진 사회에서 온갖 의심과 눈총을 받았던 딸이지만 유일하게 믿어줬던 엄마, 딸을 간호하고 변호하느라 밥 한 끼 마음 놓고 먹을 수 없었던 엄마….
책에는 구작가와 엄마가 함께 겪었던 고통과 그 과정들을 견뎌낸 일화들이 사랑스러운 그림들과 함께 소개된다. 장애를 딛고 자신이 하고자 했던 그림을 꾸준히 그려 작가가 된 대단한 구작가. 하지만, 지금의 그녀가 있게 한 든든한 버팀목이자 지원군은 그녀의 엄마이다. 믿어주고 사랑해준 엄마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 그녀의 책을 접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엄마, 오늘도 사랑해>는 특별히 다른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소장 가치는 다분하다. 표지색처럼,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기 때문이다. 구작가만의 아이덴티티 가득한 사랑스러운 그림과 글귀들을 천천히 접하다보면, 읽는 사람까지 '착해지는 기분'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심장의 질감과 온도가 달라짐을 느꼈다. 말랑말랑X따듯따듯. 읽는 동안, 조금이나마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어찌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이 감정은, 큰 효과를 발휘했다. 책을 읽은 날, 나는 떨어져 지내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괜스레 '울컥'했던 그날 밤이 지금 이 순간 다시 생각난다. 단어로만 들어도 울컥하게 만드는 위대한 존재, 엄마. <엄마, 오늘도 사랑해>는 작가 개인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진 작품이지만, 독자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