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영화 <시간위의 집>

영화 <시간위의 집>의 최대 강점은, 특유의 분위기다.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를 멋스럽게 담아낸 연출이 인상적이다. <스승의 은혜>의 연출을 맡았던 임대웅 감독과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이 각본을 담당해 시너지를 일으킨 작품.


종교적 색채와 긴장감 넘치는 작품관을 지닌 장재현 감독의 스토리텔링과 현실 밀착형 스릴러에 강점을 지닌 임대웅 감독의 협업은 완성도 높은 작품을 빚어냈다. <시간위의 집>은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 등 다양한 요소들이 어우러진 작품이며, 특히 심미안이 돋보인다. 공간, 미술적 요소들이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시간위의 집>을 기대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주 요소는, 3년 만에 국내 작품으로 귀환한 월드스타 김윤진에 대한 기대감일 것. 스릴러 퀸인 김윤진은 이번 영화에서도 그녀 특유의 분위기와 연기력을 여과 없이 뽐냈다. <세븐 데이즈>와 <이웃 사람>에서의 그녀는 잊히지 않을 정도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작품 선택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그녀가 선택한 <시간위의 집>에서는 남편과 아들을 살해한 범인이었을 때의 '미희'와 수감 이후의 60대를 오가는 열연을 펼쳐냈다.


이 영화는 생활 밀착형,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귀신, 유령에 대한 상상에 의존하는 스릴러가 아닌 '현실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주 무대인 '미희'의 집은 미스터리하고도 끔찍한 사건의 공간인 만큼 밀도 높은 긴장감을 선사한다.


실제로, 영화와 어울리는 공간을 찾기 위해 제작진들은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엄청난 공을 들였다고 한다. 수백 시간과 수만 킬로미터를 오간 끝에 발견한 '미희'의 집은, 충청남도 논산의 채산리라는 시골 마을에 위치한 목조 건물이다. 제작진이 염두에 뒀던 동양적 예스러움과 리모델링된 서양식 내부 구조가 주는 이질감에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공간이었던 것. 거기에 폴란드 화가 백신스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컨셉의 연출과 CG가 더해져 미스터리함을 덧살렸다. 이렇게 완성된 시각적 요소들이 주는 힘은 막강했다. 작품 전반에 깔린 탈색된 듯한 블루톤은 미희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더없이 탁월했다.


과거와 현재, 현실과 초현실을 오가는 <시간위의 집>은 간극의 힘이 강렬한 작품이다. 외로움과 공포, 절망과 충격을 오가는 한 인물의 다양한 내면에 집중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루할 틈 없이 감상할 수 있었던 이 영화. 특히나 영화 전반에 짙게 배어있는 '모성애'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주 소재다.


보고 느끼는 힘이 강렬한 <시간위의 집>은, 오는 4월 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