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술에 대한 책을 찾고 있었다면 <말의 격>을 추천한다. 하지만 이 책은 완벽한 화술을 위한 책이라고는 표현하기 힘들다. 김 빠지게도, 이 책에서는 직접적인 화술보다는 비언어적 요소들이 강조된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 책을 부족한 화술에 고민인 독자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이유는, 화술의 8할이 비언어적 메시지들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는 책의 저자 다사카 히로시가 거듭 강조하는 점이다. 책은, 전 세계 0.001%의 리더들의 모임 '다보스포럼' 속에서의 화술을 근간으로 전개된다. 다보스포럼은 매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 전세계 톱 리더들이 5일 간 모이는 자리다. 수많은 리더들 중 <말의 격>은 15인의 화술을 선보인다. 그 15인은 다음과 같다.
빌 게이츠(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회장), 토니 블레어(전 영국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프랑스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러시아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영국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총리), 원자바오(중국 총리), 빌 클린턴(전 미국 대통령), 앨 고어(전 미국 부통령), 고든 브라운(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전 영국 총리),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인도네시아 대통령), 크리스틴 라가르드(IMF 총재), 무함마드 유누스(노벨평화상 수상자·그라민 은행 설립자), 클라우스 슈와브(세계경제포럼 회장).
책은, 위 15인이 다보스포럼 단상에서 펼쳐보인 화술을 소개한다. 한데, 그 화술이라는 것의 8할은 언어를 초월한(비언어적) 메시지다.
'화술'의 8할은 '언어를 초월한 메시지'다.
독자들이 무엇보다도 이 점을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왜냐하면 제2화에서 말했듯 연설과 토론에서는 '자세', '표정', '시선', '몸짓', '동작', '목소리의 질', '리듬', '간격', '여운' 등 '언어를 초월한 메시지'에 의해 전달되는 것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208쪽)
언어적 메시지로 전달되는 것은 1할 이하(7%)라는 심리학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그 외 8할 이상은 언어를 초월한 비언어적 메시지로 전달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말의 격>에서 소개한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을 위한 비언어적 자세는 무엇일까.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1) 내재된 다중 인격 중 이야기하는 테마에 맞추어 하나의 인격을 선택한다.
2) 청중의 무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3) 담력으로 청중을 압도한다.
4) '포지셔닝'을 정확히 할 것.
5) 청중과의 대화로 승부한다.
6) 일거수일투족을 메시지로 삼을 것.
7) 역사와 사상을 당당히 말할 것.
8) 자연스러움이라는 궁극의 스타일로 말한다.
9) 냉정한 시선을 지니고 말한다.
10) 감정을 내려놓고 묵직하게 울려퍼지는 목소리를 갖고 말한다.
11) 여운과 간격을 통해 소리 없는 언어로 표현한다.
12) '개성'으로 인상을 남길 것.
13) 여성이라는 불리함을 유리함으로 전환시킬 것.
14) 풀뿌리 민중(민중의 대변인)을 짊어지고 말한다.
15) 수직통합 사고를 갖춘다.
위 사항들이 책에서 강조되는 언어를 초월한 메시지 전달법이다. 물론, 저 요약문만으로는 구체적인 방법을 파악하기란 힘들 것이다. 하지만 개괄적으로 이해해도 알 수 있는 점은, 청중에 대한 배려와 냉철하고도 깊이가 있는 목소리로 표현하라는 것이다.
말에도 격이 있다. 모든 격은 내면에서 우러나오게 마련이듯, 말의 격 역시 그러하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리더들의 화술들에서는 '역시나' 높은 격이 배어있었다. 우리는 말을 잘 하고 싶어한다. 말의 힘은 그 어떤 것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말의 격> 덕분에 다시 한번 더 깨달았다. 말이 강한 이유는, 언어 그 이상의 정신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따라서 우리는 화술력을 고양시키기 위해, 말에 담을 정신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화술을 연마한다'는 건 궁극적으로 '인간을 연마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 '스스로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 '스스로의 마음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것' '마음속 자의식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 등과 같이 자기 자신의 내면을 유심히 바라보고 성찰하는 수행 없이 그 길의 깊숙한 데까지 발을 들일 수는 없다. 바꾸어 말한다면 마음을, 그리고 인간을 갈고닦으며 인간력을 고양하는 '끝 간 데 없는 길'이기도 하다. (지은이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