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성향의 남녀가 만나 연애에 성공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별다를 것 없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그려냈음에도 애정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영화다. 어쩌면 애정이 깃든 이유가 '별다를 것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의 시시콜콜한 연애담이 예술 장르인 영화 속 수많은 장면들을 장식한다는 데에서 느껴지는 으쓱함과 짙은 동질감에서 오는 동료애 같은 것이 한데 뒤섞인 탓일까. 어찌됐든 나에게 있어 <미술관 옆 동물원>은 마음 속 한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영화들 중 하나다.
실제로 나는 미술관과 동물원 모두 좋아한다. 영화 속 인물들의 성(性)과 취향을 이분법화하기 위한 설정과는 달리, 나는 둘 모두를 고르게 좋아한다. 물론, 나 뿐만 아니라 꽤 많은 사람들도 나의 취향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웬만한 것에 긍정적인 사람이 좋다.
긍정적인 사람은 경험에 열린 사고를 지닌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내가 사랑했던 이들은 다양한 경험들과 열린 사고의 소유자들이 많았다. 그래서였을까. 높은 창의력과 이해심도 겸비했던 것 같다(이건 나의 감정이니 '것 같다'로 표현하는 것이 옳다).
이전 연인과는 미술관과 동물원에 자주 들렀다. 미술관과 동물원 모두를 고루 즐겼다. 그래서였을까. 방향 설정에 있어, 시간 낭비나 의견 충돌이 많지 않았다. 그와 나 모두 걷기와 여행, 감상하고 그에 대한 감정 나누기를 좋아한지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기만 했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가 좋아, 서로를 배려하고 각자의 취향을 존중해주느라 미술관과 동물원 모두를 고루 즐기게 된건지도 모르겠다.
<미술관 옆 동물원> 속 남녀처럼, 우리는 언제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없다. 수많은 변화의 요인들이 있겠지만, 개중에 가장 큰 요인은 사랑이 아닐까.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 변화와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사랑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고, 또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수많은 책과 영화, 미술과 그 외 온갖 예술 작품들이 사랑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