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치광이 피에로>

고다르식 자유와 일탈, 역시 강렬하다

자유와 일탈. 누벨바그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소재이자 주제다. 프랑스 누벨바그를 언급하면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인물인 고다르의 영화들 중 <미치광이 피에로>는 단연 보이는 작품이다.

순차적이며 선형적인 전개 방식에서 벗어나 서사 구조에서도 일탈과 자유로움이 가득한 <미치광이 피에로>는 제목부터 파격적이다. 그에 걸맞게, 인물들의 행동도 기이하며 예측 불가하다. 실직자인 페르디낭과 그의 옛 연인 마리안을 따라다니는 끊임없는 사건 사고. 하지만, 두 남녀는 그 상황에서도 당황은 커녕 더 독특한 자신들만의 해결 방식을 고수한다. 그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고, 갇히려 들지 않는 자유. 고다르의 여느 영화들에서보다 두드러지게 표현되고 있다.


Pierrot.le.Fou.1965.Criterion.1080p.BluRay.x264.EAC3-SARTRE.mkv_000507434.jpg
Pierrot.le.Fou.1965.Criterion.1080p.BluRay.x264.EAC3-SARTRE.mkv_000919157.jpg


그렇다면 <미치광이 피에로>는 단순히 남녀가 겪는 사건과 일탈만을 보여줄까? 아니다. 고다르의 영화들이 그렇듯, 작품 속에는 월남전, 케네디 암살 등의 다양한 사회 정치적 문제들이 언급되고, 페르디낭이 사랑하는 문학과 르느와르, 모딜리아니의 그림과 같은 예술적 요소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Pierrot.le.Fou.1965.Criterion.1080p.BluRay.x264.EAC3-SARTRE.mkv_001468770.jpg
Pierrot.le.Fou.1965.Criterion.1080p.BluRay.x264.EAC3-SARTRE.mkv_001684561.jpg


이 영화가 '일탈의 끝'을 보여주는 작품임을 온 몸으로 휘감고 있는 주체는 페르디낭이다. 그는 마리안과 재회하기 전까지는 (사회적으로)꽤 괜찮은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부유한 이탈리아 부인과 별탈 없이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무미건조할 수 있는 일상에 갑자기 찾아든 마리안 때문에 페르디낭의 삶은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어쩌면 페르디낭의 판도가 뒤바뀐 삶처럼, 우리 모두에게도 일탈과 자유가 내재돼 있는 것은 아닐까. 꽉 막히고 갑갑한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망을 단 한 번이라도 꿈꿔보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다. 물론,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또한, 많은 것들을 지켜왔고 그에 귀속돼 있었다면 그것을 포기한 대가로 잃는 것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원래 자유로운 존재인 걸 어쩌겠는가. 다만, 타인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어느 정도의 자유는 포기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을 뿐이다.


비록, <미치광이 피에로> 속 인물들이 무분별하고 예측 불가하며 막무가내일지라도 그들을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고다르가 빚어낸 아름다움 영상미 때문이다. 공포와 불안, 파괴와 절망 등의 단어와 어울림직한 인물들이지만, 고다르는 그들을 미학적으로 담아낸다. 무려 40년이 지난 지금 감상해도 촌스럽지 않은 영상미는 고다르가 거장임을 다시 한번 인지시켜준다.

마치 예술영상을 본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영화. 한 번 빠진다면 중독될 수밖에 없는 고다르식 기법이 두드러진 <미치광이 피에로>는 두고두고 감상해도 결코 질릴 리 없을 거라 확신한다.


Pierrot.le.Fou.1965.Criterion.1080p.BluRay.x264.EAC3-SARTRE.mkv_003619533.jpg
Pierrot.le.Fou.1965.Criterion.1080p.BluRay.x264.EAC3-SARTRE.mkv_004045215.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