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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특별시민>

정치사슬의 민낯을 보여준 작품



사실, 영화 <특별시민>은 특별한 맛이 있는 작품은 아니다. 특징을 들라면, 정치(선거)판의 민낯을 펼쳐보인다는 점 정도다. 극중 주인공 변종구는, 헌정 사상 최초로 3선에 도전하는 인물이다. 정치판에 들끓는 다양한 욕망을 다루는 영화 속 환경은 마치 정글과 같다.

물고 물리고, 뜯고 뜯기는 정치판의 흉한 면을 제법 리얼하게 담아내는 <특별시민>은, 권력욕에 사로잡힌 변종구와 그 주변인들의 내외면을 통해 정치판 너머의 욕망에 대해서도 성찰하게 만든다. 정의롭고 양심적인 인물, 박경 역시 정치판에 발을 들이는 순간 정글 같은 정치사슬에 물들기 시작한다.

특별한 시민, 변종구는 권력욕을 위해 온갖 악행을 일삼는다. 오직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상대 후보의 치부를 드러내는가하면, 자신을 따르던 이를 배신한다. 심지어 가족까지 개인의 욕망을 위해 이용한다. 이보다 악랄한 인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해 불가한 행동을 일삼는 변종구. 가히 '특별'하다.

<특별시민>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기는 힘들다. 익히 알고 있는 면들을 늘어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다분했으며, 그 때문인지 최민식의 활약도 그다지 두드러지지 못했다. 익숙한 내러티브와 서사 구조는, 소재와 배우들이 아깝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든다. 단, 상추쌈을 우걱우걱 씹어대는 변종구를 보여주는 엔딩 신은 강렬하다. 욕망으로 뒤엉킨 악행들을 속으로 삼켜야 하는 정치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엔딩 신은 꽤 오랫동안 기억될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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