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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피티 전시 <위대한 낙서>展

K현대미술관

2017.07.29.
K현대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위대한 낙서'전을 관람하러 갔다.

로비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임지빈 작가의 대형 베어브릭 작품.



Space in LOVE - installation balloon, 2017



임지빈은 부산 출신의 팝 아티스트로, 이번에 만나볼 수 있었던 그의 작품 배어브릭 작품은 'EVERYWHERE(에브리웨어)' 프로젝트 시리즈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도쿄, 오사카, 교토, 타이페이, 베트남, 홍콩, 청도를 거쳐 미국 캘리포닝를 비롯한 국내외 다양한 장소에서 진행 중이다. 대형 풍선 작품임에도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던 배어브릭.
황금빛을 머금은 두 곰이 엉덩이를 마주한 작품은, 어느 누구라도 사랑에 빠지기에 충분하다. 부드러운 촉감의 곰들이 선사하는 따듯한 위로. 배어브릭 작품이 관람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일 것.




내가 만나보고자 했던 '위대한 낙서'전은, 미술관 2, 3층에서 진행 중이다. 예술의전당에서 첫 선을 보인 이래, K현대미술관에서 세 번째 진행 중인 장기 프로젝트다. 위대한 낙서전의 장르는 '그래피티'다. 그야말로 '낙서가 예술이 된' 격이다.

2층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첫 번째 작가는 '셰퍼드 페어리(오베이 자이언트)'다. 패션 브랜드 '오베이'의 회장인 그는, 버락 오바마의 대선 포스터를 제작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의 이름을 몰랐더라도, 오바마 대선 포스터는 한번쯤 봤을 것이다. 전쟁과 물질만능주의 등 현 시대를 비판하고 희망과 평화를 지지하는 그의 세계관이 고스란히 펼쳐져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었던 작품. 메탈 위에 작업한 인물화. 인상깊었다.



다음으로 만나볼 수 있었던 작가는 '닉 워커'다. 그의 작품 역시, 그래피티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접해봤을 것이다. 일상 속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만든 힘은 스탠실에 있다. 닉 워커의 작품 속에는 'Vandal'이라는 문구가 자주 보이는데, Vandal의 의미는 '블랙 수트의 사나이'를 의미한다. 이는 작가의 페르소나로 볼 수 있다.



맨 하단 작품 'VANDAL VS LOUBOUTIN, 2015'가 가장 인상깊었다



내가, 그래피티 아티스트에 대한 영상을 처음 접한 건 '뱅크시'에 대한 다큐멘터리영화 <선물 가게를 지나야 출구>였는데, 그때 뱅크시에게 느낀 경외감이 꽤 오래 갔었다. 한데, 그런 뱅크시가 존경하는 인물이 바로 닉 워커라는 것!

일상적 소재를 통해 사회의 아이러니를 유머러스하게 풍자해내는 그의 능력을 존경한다.






우측 벽면을 메운 작가는 프랑스 태생의 제이알(JR). 포토그래퍼이자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그는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대규모 스케일의 인물 사진 콜라주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3층에 들어서자마자 만나볼 수 있었던 '제우스'의 작품들.





프랑스 스트리트 아트씬의 선구자이자 대표작가인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Liquidation'이다. 수많은 명품, 굴지의 브랜드들과 협업한 그는, 그들 로고를 액체화하면서 세상 그 어디에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심지어 '페라리'도 :)



아래는 '크래쉬'의 작품들. 그래피티 아티스트 운동의 선구자들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의 작품은, MoMA, 브루클린 뮤지엄 등 전세계 유명 뮤지엄에 소장돼 있다. 개인적으로 크래쉬의 작품들이 마음에 들었던 나. 이유는 독특한 콜라주 느낌의 기법과 그 안을 메운 색채에 있다. 그의 작품 속 캐릭터들은 '눈이 강조'돼 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가제트', 이유는 색감 때문



퓨어 이블의 작품.
종교적이면서도 반항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다.
자연색을 오염시키는 검은 존재, 석유를 풍자한 시리즈물이 관내를 장식하고 있다.



'페닉스'와 '퓨어 이블'의 작품






특유의 분위기에 매료돼 '와! 멋있다!' 며 한참을 머무르게 만들었던 작품. 작가는 '존 원'. 프랑스 최고의 명예 훈장 '레지옹 도뇌르 문화예술 부문'을 수상한 저력 있는 작가! '에어프랑스' '페리에' '롤스로이드' '겔랑' 'LG' 등 다양한 세계 유명 브랜드와 협업하기도 한 그. 왠지 모르게, 그의 작품에는 영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기운들로 들어차있었다.

그의 다른 작품들은 그야말로 '난장판스러운 낙서'에 가까웠는데, 실제로 작가는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작품 활동을 해왔다. 아무래도 DARK한 감성에 매력을 느끼는 나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계기.




계단을 오르내리며 마주한 자연이 선사한 예술! ♡




5층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이동기 작가 작품들.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듯한 작가. 다른 작품들은 내 마음을 끌지 못했는데, 아래 세 작품은 꽤 괜찮아서 사진에 담아왔다.



모던걸, 지옥철 속 출근길을 연상케 만든. 무쇠팔이 인상적.


모던'보이', 보이라는 걸 재확인하시길! 힙업이 포인트.





사실, 그래피티 아트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어찌됐든 미술관 나들이는 시들했던 영감을 자극해주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확실한 사실. 직접적인 영감을 주지 않는다할지라도, 리프레쉬에 도움이 되는 활동이다. 접하지 못했던 작품을 만나고 그 작품의 의미를 나름대로 해석하는 시간은, 분명히 가치있다. 다음 미술관 나들이는 어디로 정할까. :) 아드레날린을 샘솟게 만들어준 시간. 이렇게 또 추억 하나가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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