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내 인생 최고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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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책>은 제목처럼 책의 순기능을 함축한다. 원제 <The Book That Matters Most>처럼, 소설에는 주인공 에이바가 가입한 북클럽 멤버들이 자신들의 생애 가장 최고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가장 중요하고도 무게감 있는, 따라서 인생 최고의 책들이 소개된다.

주인공 에이바는 남편 '짐'으로부터 버림받은 중년 교수다. 알고 보면 그녀의 버림받음은 이번 한 번 뿐이 아니다. 어릴적, 동생 릴리를 잃었고 잇따라 그의 엄마 샬럿을 잃었다. 그렇게 잃는 것에 익숙했었던 그녀이지만, 좀처럼 잊는 법은 깨치지 못했다. 남편과 멀어진 데다, 자녀들까지 멀리 떠나보낸 에이바는 혼자의 시간을 감당해내야만 했다. 그녀가 혼자의 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북클럽에 가입하는 것이었다.

친구 케이트를 졸라 북클럽에 가입하게 된 에이바. 그녀는 책의 매력을 잘 알지 못했다. '인생 최고의 책'을 골라야만 했던 북클럽 주제를 접하고는 난감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녀가 고른 책은 무엇일까. 바로 <클레어에서 여기까지>라는 소설이다. 그 소설은 다른 북클럽 멤버들이 고른 작품들과는 달리, 유명세를 타지 못한 작품이다. 북클럽 멤버들이 택한 <오만과 편견(제인 오스틴)>, <위대한 개츠비(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안나 카레니나(레프 톨스토이)>, <백 년 동안의 고독(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앵무새 죽이기(하퍼 리)>, <브루클린에는 나무가 자린다(베티 스미스)>, <호밀밭의 파수꾼(제롬 데이비드 셀린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테라)>, <제5도살장(커트 보니것)>과는 달리, <클레어에서 여기까지>라는 소설은 북클럽 멤버들의 반응처럼 독자들에게도 낯선 작품일 것이다.

사실 <클레어에서 여기까지>는 <내 인생 최고의 책>의 저자 앤 후드의 또 다른 작품이라 보면 될 것. 소설에는 <클레어에서 여기까지>와 얽힌 에이바의 사연이 등장한다. 그 사연이 하나 둘씩 밝혀지면서 <클레어에서 여기까지>라는 소설과 그의 저자 로절린드 아든의 정체도 드러나기 시작한다.

소설은, 에이바의 북클럽 모임과 그 외 일상, 에이바의 딸 매기의 파리에서의 일상, 그리고 에이바와 그녀 지인(아버지, 행크라는 전직 경찰, 북클럽 멤버 루크 등)과의 에피소드를 비순차적으로 오가며 전개된다.

에이바가 소싯적 겪었던 잊지 못할 사건에서부터 매기가 처한 안쓰러운 상황들은 소설을 읽는 내내 긴장과 미스터리의 끈을 풀 수 없게 만드는 요소다. 새로운 사건이 일어날 것만 같은 에이바와 매기를 둘러싼 불안과, 읽어갈수록 의문점이 들 수밖에 없는 에이바의 지난 날들에 대한 호기심은 450페이지 분량의 책을 일순간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궁극적으로 <내 인생 최고의 책>은 상실과 그로 인한 고통을 지닌 인물들의 치유를 보여준다. 물론, 그 치유의 핵심은 '책'에 있다. 에이바와 매기 뿐 아니라, 북클럽 멤버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개별적이고 복잡한 사연들이지만, 결국 그들은 책을 통해 고통과 슬픔을 치유해낼 수 있었다. 소설이 끝으로 향할수록 책의 순기능은 정점에 달하는데, 거기에는 에이바의 지난날에 대한 대반전도 숨겨져 있으니 그 점에 대해서는 직접 확인하시길!

죽음과 (사랑하는 이와의)결별 등 읽는 이들마저 불편하게 만들 정도의 쓰라린 소재들이 연이어지는 소설 <내 인생 최고의 책>. 하지만, 책이 전하는 궁극적인 메시지와 품고 있는 분위기는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한편, 북클럽 멤버들이 선택한 생애 최고의 책들 역시 추천할 만한 명작들이기에 그에 대한 멤버들의 토론의 장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양한 습득거리와 소설 특유의 재미까지 갖춘 이 소설. 푸시카트 상 2회 수상 작가의 작품인 만큼 기획력이 탁월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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