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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네시스: 세상의 소금>

자연의 기적을 일궈낸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위력

'세상의 소금은 사람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인물'에 대한 관심이 많은 감독, 빔 벤더스. 그가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에서 주인공으로 선택한 인물은 사진작가 세바스치앙 살가두이다.



영화는, 세상 모든 사람과 사회를 담아 낸 살가두의 사진과 함께 한 인생사를 담아낸 작품임과 동시에 그 인물을 통해 '인간의 존재와 본능'을 일깨우는 동시에 우리에게 중요한 건 무엇인가를 질문하기도 한다.


다큐멘터리 사진계의 살아있는 신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불리는 살가두를 담은 <제네시스:세상의 소금> 역시 다큐멘터리 영화다. 세바스치앙 살가두는 자신이 담아 낸 움직이지 않는 이미지로 역사와 사람을 이야기하고, 빔 벤더스는 움직이는 이미지(영상)로 한 남자의 삶을 기록하면서 인류의 가치에 대해 질문한다.



이 작품이 더욱이 특별한 이유들 중 하나는, 빔 벤더스와 함께 살가두의 첫째 아들인 훌리아노 리베이로 살가두가 연출자로 함께 했다는 것에 있다. 그의 아버지를 사진작가 그 이상의 모험가라 평가한 그는, 이번 작업을 통해 자신의 아버지가 실제로 어떻게 자신의 작업을 이어나가는지를 직접 확인하면서 신뢰와 사랑을 쌓아간다.


그만큼 <제시스:세상의 소금>은 휴머니티로 점철된 작품이다. 세상에 대한 따듯한 시선을 가진 세바스치앙 살가두와 그를 적극 내조하고 응원해준 가족들, 그들을 담아낸 빔 벤더스의 결과물은 '지구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경제학을 전공한 살가두는 그의 전공과 실질적인 모험, 그리고 그것을 담아 낸 사진들로 사회를 고발했으며, 그 과정들을 통해 땅, 숲 등의 자연에 매료됐음을 고백한다. 경제학자인 동시에 사회학자, 어쩌면 인류학자라 해도 과언이 아닌 살가두는 이제 자연학자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의 부인과 함께 10여 년 동안  6㎢의 황무지에 25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기적의 숲'을 일궈낸 살가두는 자연의 기적을 '실천'으로 보여준 인물이기 때문이다.  


인물과 사회를 다뤄왔던 살가두는, 수많은 프로젝트를 통해 '증오로 뒤덮힌 인간의 본성'을 발견하고 카메라를 내려놓기도 했다. 그가 사진작가로 재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땅'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지연구소를 세운 뒤 실제로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인간으로부터 벗어나 자연의 경이로움에 매료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연에 대한 따듯한 시선을 지닌 살가두, 그를 담아 낸 사람에 대한 따듯한 관심을 표현해 낸 빔 벤더스. 그들 두 예술계의 거장이 만들어 낸 작품은 단순한 예술을 너머 감상자들에게 성찰의 여지를 제공한다.  


경이로웠기에 감탄을 연발케 만들었던 시각적 멋과 함께,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게 만들어 준 <제네시스:세상의 소금>. 사진이나 세바스치앙 살가두라는 인물에 대한 관심이 없더라도 우리가 '봐야만 할'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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