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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덜 게으름 피우도록!


우리가 죽음의 위협을 받으면 삶이 갑자기 멋있어 보인다. 삶이 얼마나 많은 계획, 여행, 사랑, 배워야 할 것들을 숨겨 놓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 우리의 게으름으로 인해 미래의 어느 순간으로 끊임없이 미루고 있는 그것들을. 하지만 그것들이 영원히 불가능해질 위기에 처하면 그것들은 다시 아름다워진다. 아, 대재앙이 지금 일어나지 않는다면 많은 것을 하리라! 새로운 화랑들을 구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내던지고, 인도로 여행 갈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라...... 하지만 대재앙은 일어나지 않으며, 우리는 그 일들 중 어떤 것도 하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게으름이 절실함을 무력화시키는 일상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오늘의 삶을 사랑하기 위해 대재앙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유한한 존재라는 거을, 그리고 죽음이 오늘 밤에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_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왜 이렇게 간사할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너무 한가하고 할 거리가 없어서 염증을 느끼다가도, 조금이라도 바빠지면 힘들다고, 쉬고싶다고 투정하는 나를 볼 때면 말이다. 스스로가 한심하고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
그러던 중 만난 마르셀 프루스트의 생각은 나를 반성하게 만들었다. 뒤통수를 세게 가격당한 기분이었다.
이 글을 접하고 '조금이나마 덜 게을러야지'라고 다짐했다. 열심히! 매 순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 라는 결심은 나를 더 지치게 만들 것 같다. '조금이라도 덜' 이라는 표현으로, 조금은 나은 내가 되길 다짐해봤다.

_20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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