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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길에서 예술을 만나다
by 문화소믈리에 최따미 Sep 13. 2017

지우펀(jiufen), 로컬 냄새 물:씬

지우펀은, 지역 특유의 향을 가득 머금은 장소다. 이곳은 하나의 장소이지만, 여행객들의 취향에 따라 다른 테마여행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먼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프가 된 장소이기도 한 지우펀의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찾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저녁이 되면 홍등에 불이 켜지고, 그때부터 이 일대는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든다. 그야말로 '새빨간' 거리가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대만 특유의 시장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도 지우펀은 안성맞춤이다. 대개의 상점들이 평지를 중심으로 발달한 것과는 달리, 지우펀 거리는 언덕길로 향한다. 좁은 통로와 높은 계단을 하나둘씩 걸을 각오가 되어있어야만 지우펀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걷기와 더위가 질색이라면 지우펀은 소위 일컬어지는 '지옥펀'으로 기억되기 십상이다. 걷기와 더위를 각오한 여행객들일지라도 지우펀 특유의 냄새, 그러니까 취두부와 고수향, 각종 고기 육수 냄새가 뒤섞인 특유의 공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여행객도 있을 것이다(나처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우펀은 한 번쯤은 와볼만한 장소임에 틀림없다.

대만까지 왔는데 지우펀을 찾지 않는다면 섭섭할 것.
그야말로 제대로 이국적이기 때문이다. 새빨갛게 물든 거리 곳곳에는 온갖 먹거리들과 특산품들이 즐비해있다. 또한, 가오나시를 활용한 상품들도 다수 만나볼 수 있다. 이 맛 때문에라도 지우펀은 가봐야만 하는 장소다. 먹거리 뿐 아니라 '예쁜' 상품들도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오르골, 가죽·유리 공예품 등이 그것이다.





길거리 곳곳에는 개와 고양이들이 아무렇지 않은 듯 여행객들을 지켜보거나 나태하게 잠을 청하고 있었다. 나에겐 여행지인 이곳이 누군가(동물들 포함)에게는 일상인 것이다.





지우펀의 야경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양하다.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사찰에서 해질녘을 감상하며 기다렸던 나 같은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사찰 벤치에 나란히 앉아 일제히 팥빙수를 먹는 일가족들도 있었다. 더위에 지친 몸을 바람에 말리며 멍하니 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고, 정신 없이 상점 구경에 매진하는 이들도 많았다.





지우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자연스럽게 네 시간 여를 이곳에서 보낸 것 같다. 은근히 구경거리가 다양하기도 했었고, 그 특유의 분위기에 취해 이리저리 걷다보니 홍등에 불이 꽉 들어찬 저녁 풍경을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곳 상점들은 이른 저녁이면 하나 둘씩 문을 닫는다. 심지어 내가 숙소로 돌아갈 쯤엔 각 상점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쓰레기차까지 마주했을 정도다. 이렇게 지우펀의 오후와 저녁(밤) 풍경 모두를 감상할 수 있었다.





다시 타이페이 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타고왔던 버스를 타야만 했다. 지우펀 정류장에는 사람들의 줄이 어마무시하게 이어져있었다. 그래서 난 한 정류장을 걸어올라갔다. 어두컴컴하고 낯설기 짝이 없는 거리를 걸어올라가 인적이 없는 버스정류장을 찾았을 땐 조금 무서웠지만 안도감이 들었다. 기다리다보니, 나처럼 꾀를 부린 사람들 서너 명이 걸어들어오기 시작헀다. 그들과 함께 나는 버스 한 대를 보내지 않고 조금은 편하게 귀가할 수 있었다.

특유의 색을 지닌 곳, 지우펀.
잊지 못할 거리다. 많은 이들이 이곳의 야경을 '예쁘다'라고 표현하던데, 나는 그렇게는 표현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개성이 충만한 곳'임은 틀림없다.



정말 맛있게 먹었던 땅콩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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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생산활동 중인 예술문화 여행자
https://www.facebook.com/daham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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