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다시 태어나도 우리>



곧 개봉을 앞둔 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의 동명 소설을 읽었다. 이 작품은 고승의 환생으로 태어난 린포체 '앙뚜'와 그를 돌보는 스승이자 노승인 '우르갼'의 삶의 일부를 다룬다.

두 사람의 만남은 8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앙뚜는 린포체다. 린포체란, 전생에 고승이었던 한 사람이 생명을 다하고 세상을 뜬 후, 다시 인간의 몸을 받아 환생한 사람을 의미한다. 따라서 앙뚜는 존경받아 마땅한 인물이다. 그런 그를 맡게 된 노승 우르갼은, 처음엔 앙뚜가 린포체임을 몰랐으나 그의 존재를 안 후에 더 성심성의껏 앙뚜를 돌본다(모신다).

린포체는 자신의 운명에 맞게, 전생의 사원을 찾아가야만 한다. 하지만 앙뚜는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유인 즉슨, 린포체의 전생의 사원이 있는 곳은 티베트의 시골 마을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통제를 받고 있어, 결코 다다를 수 없는 땅이 바로 앙뚜의 전생이 깃든 곳이라는 거다. 그런 상황에 놓인 앙뚜의 삶. 과연 앙뚜와 우르갼은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

작고, 운동 신경조차 없는 앙뚜는 또래 친구들과도 쉽사리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였다. 그런데다, 자신의 심신을 둘 사원에조차 발을 디디지 못하자 앙뚜의 삶은 바로 서지 못하게 된다. 어릴적, 마을 사람들의 경외 속에서 살아오던 앙뚜의 삶은 배척당하고 만다. 그래서 우르갼과 앙뚜는 굳은 결심을 안고 티베트로 향한다. 3,000킬로미터라는 대장정을. 두 달 반의 기나긴 맨발의 여정을 말이다.





떠남은 곧 시작이다. 새 삶으로 향하는 여정은 고행에 다름 아니지만, 그 과정이 있어야만 변화, 성장할 수 있다. 앙뚜와 우르갼이 자신들이 함께 해온 삶의 터전인 삭티 마을을 떠나 티베트로 향하는 여정은,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임과 동시에 변화와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당장, 눈 앞에 떨어진 현실만을 놓고 보면 티베트로의 여정은 고통들 뿐이다. 걷고 또 걷고,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낯선 환경을 헤쳐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그 여정 끝에는 이별이라는 아픔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해냈다. 일흔을 앞둔 우르갼과 어리디 어린 앙뚜의 우정과 사랑, 믿음이 일궈낸 일이다.

두 사람의 따듯하고 정겹고 진득한 우정, 사제 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다. 소소하게 읽을 수 있는 타인들의 일상이지만, 순수하고 깨끗하고 따스한 온도가 배어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남달랐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영화화되면서 베를린영화제, 시애틀영화제, 모스크바영화제 등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기립 박수를 받았다.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더하여, 누군가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는 동안 천진해지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더하여, 앙뚜와 같은 운명을 태어났다면 과연 나는 어떠한 나날들을 보냈을까, 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봤다. 쉽게 읽히지만, 많은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는 <다시 태어나도 우리>. 영화 역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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