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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아저씨 May 17. 2022

서로를 노예로 만드는 시스템

자본주의의 한계




대량생산은 대도시로의 쏠림을 유발하고 인구밀집을 통한 생산성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물질의 풍요에 익숙해진 도시인들은 극한 중독을 끊을 수 없다.

그들은 도심의 중심지로 향하려는 속성이 있다.


경제학자들과 정치인들은 부의 균형추를 잡기 위해 강제력 있는 정책으로 재분배를 실행하지만, 이는 결국 끝나지 않는 인플레이션과 과소비를 유발한다. 기업은 무한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더 빠르고 큰 규모의 시장으로 진입하게 된다. 무한경쟁의 악순환은 표면적인 시장의 크기와 표면적 부의 증대를 가져오지만, 정작 개인의 상실이라는 부작용을 동반한다.


빠르게 회전하는 경쟁사회에서 한 사람의 인생은 그저 최적에 장소에 배치되는 부속품으로 취급받기 십상이다. 어찌 보면 능력주의 사회에서 성과에 걸맞은 보상시스템이 공정하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공정하다는 착각 (2020)》에서 지적하듯 개인의 능력에 비례한 보상은 한 개인의 완전한 소유가 아닐 수 있다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 성과시스템과 내가 만들어내는 결과에 대한 부를 요구할수록 우리는 점점 더 무한경쟁의 늪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이는 나 스스로를 아주 효율적인 기계부품으로 취급하는 것과 동일하다. 효율 만능주의에서 참된 사회성과 인간성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과거 식민지를 바탕으로 성장한 유럽의 제국주의 국가들은 외부로부터의 시장 확보와 무력을 통한 외교를 통해 자국 내의 만성 적자와 경제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그들은 사회를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으로 분리하여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동 계급 간의 출혈경쟁을 억제하였다. 귀족사회라 불리는 지배계급은 그들만의 규칙을 통해 피지배계급의 도전을 집단적으로 방어하였고, 이는 매우 효과적으로 기득권 세력의 안전장치로 작동하였다. 합리적인 도전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집단에서의 우아한 서열 게임은 그들 스스로 품위를 유지하려는 암묵적인 틀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계층 간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사회에서의 상류층은 문학작품의 소재로 사용될 만큼 겉보기에 화려함과 아름다움의 절정을 찍는다. 


민주주의가 발달된 현대사회의 시민들은 계층 간의 신분이 사라졌다고 믿는다. 비록 아직까지 왕실문화가 존재하는 유럽과 일부 국가들의 로열패밀리를 열외로 하더라도 신분사회는 현재까지 대부분의 사회에서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단지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을 뿐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집단을 형성한다. 동질감을 형성한 집단은 이타 집단을 약탈하거나 흡수하려는 성질을 갖게 된다. 여기서 개인은 소속된 집단을 본인의 정체성과 동일시하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의 반복이 크고 작은 전쟁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다. 


20세기 초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의 젊은이들은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반전운동과 친 자연주의로 회귀하려는 운동은 1960년대를 히피문화로 이끌게 된다. 물질문명을 거부하고 대립과 경쟁보다는 화합과 평화 그리고 사랑을 주장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물결은 주류문화로 발전하지 못하고 1980년대를 기점으로 역사 속의 추억으로 사라지게 된다. 집단을 형성하고 동질감으로 묶이는 인간 본성을 배제한 히피문화가 기득 권력으로 성장하다는 것 자체가 모순일지도 모른다. 


과거 힘없는 혁명가들은 자신의 사명을 실현하고자 세력을 모으는 과정에서 기득권으로 발전하였다. 혁명가는 귀족으로 변모하였고, 혁명은 그저 메아리치는 구호로 변질되는 역사를 수없이 반복하였다. 21세기 또 하나의 신선한 시도가 지금 현재 진행 중이다. 사이버펑크라 불리는 또 하나의 문학 장르는 과거 1980년대 SF에서 파생된 하나의 장르였다. 당시 초창기 인터넷 기술과 컴퓨터 성능의 한계는 SF 장르의 상상력을 단지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시도로 여기게 하였다. 기술발전과 더불어 사이버펑크는 2008년 결실을 맞이한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는 한 명의 프로그래머이자 수학자의 도발적인 시도로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인간의 구호 대신 신뢰할 수 있는 기술의 집약체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도구를 얻게 되었다.


20세기를 지배했던 세계 최강의 패권국가의 이념적 대립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온 시민들이 있었다. 2022년 현재 우리 사회는 크나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기업은 대규모 고용을 줄이고 점점 더 분할되어 초 고부가가치 사업만을 영위한 소량 그리고 최첨단 또는 최고급 브랜드만을 취급하는 형태로 변신하고 있다. 팬데믹 사태 이후 개인은 급여와는 별개로 출근을 거부하고 재택근무와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사람들은 만남 대신 고립을 자처하고 내면세계를 탐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는 우리가 자본주의의 종착역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시장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다음은 미국 NASDAQ top 10에 랭크한 기업들 순위이다. 


Apple (NASDAQ:AAPL)

Microsoft (NASDAQ:MSFT)

Amazon (NASDAQ:AMZN)

Tesla (NASDAQ:TSLA)

Nvidia (NASDAQ:NVDA)

Alphabet (C shares) (NASDAQ:GOOG)

Alphabet (A shares) (NASDAQ:GOOGL)

Meta Platforms (NASDAQ:FB)


나는 주식 전문가도 아니고 경제를 전공한 사람도 아니지만 이 기업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여러분 눈에는 무엇이 보이는가? 사람들이 밥 대신 커피를 마시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 살고 있는 오늘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당연한 것'이라는 한 마디를 깨고 세상을 바라볼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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