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부터 독립까지, 삶을 성장시키는 명상 여정
'한 시간 명상하느니 차라리 음악을 듣거나 운동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들을 종종 듣게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듯한 모습 때문에 명상의 가치를 깎아 내리기도 합니다. 게다가 명상 수련에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게 보여서 수련을 시작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흔하게 접하는 명상에 대한 인식들입니다만, 관점을 조금만 달리 하면 명상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는 태어나서 스스로 걷게 될 때까지 약 1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수천 번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동안에도 걷는 연습을 멈추지 않습니다. 걸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무용이나 무술, 또는 수영은 어떨까요? 최소 몇 년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 과정이 오히려 즐거울 때가 많습니다. 게다가 시간에 대한 느낌은 상대적이어서, 즐거운 일을 할 때면 1시간이 1분처럼 지나가지만, 괴로운 일은 1분이 1시간처럼 지나갑니다.
명상도 이와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주저하게 되지만, 명상의 가치를 이해하고 또 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지면 자연스럽게 결심이 섭니다. 배우고 수련하는 과정도 자연스럽게 즐기게 되고, 서서히 삶의 일부가 됩니다. 강요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만, 좋은 점을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어 안타까운 제 마음일 뿐입니다.
결정을 내리셨나요? 배우고는 싶은데 아직은 부담스럽나요? 그런 것을 알아차리셨다면 이미 마음챙김의 첫걸음을 뗀 겁니다.
[1분 잠깐 멈춤] 지금 이 순간의 호흡이 어떤지 확인합니다. 몸의 상태는 어떤지 알아봅니다.
지금 이 순간 어떤 감정이 느끼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을까요?
어떠한 감정이든 있는 그대로 허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 알아볼까요?
모르는 일을 시작할 때 막연하고 부담스러운 마음이 들 듯이, 명상을 처음 배우기 시작할 때도 그렇습니다. 때로는 동기가 약해지고 의욕이 꺾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조금씩 이해하고 알아가면서 부담은 줄어들고 가능성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명상법을 익히는 단계와 스스로 수련해 나가는 단계로 나눠서 여러분의 이해를 도우려고 합니다.
마음챙김 명상이 무엇인지 체험을 통해 이해하고, 구체적인 방법들을 배우는 단계입니다. 요즘은 너무나 다양한 프로그램과 채널들이 존재하기에 말 그대로 고객의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현대의 다양한 마음챙김 명상 교육의 기본 모델이 된 MBSR 과정은 8주 동안의 단계적인 수업과 개인 수련을 통해 다양한 명상법을 깊게 배우는 과정입니다. 또는 며칠에서 몇 달까지 집중적으로 시간을 내어서 배우는 집중(침묵) 수련 과정도 있습니다. 센터에 모여 함께 생활을 하면서 명상의 기초부터 심화과정까지 배울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명상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필요시 몇 분간의 명상 안내를 따라 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기에 편의성은 가장 좋습니다.
다행히 불안 속에서 덜컥 교육비를 결재할 필요는 없습니다. 휴대폰 애플리이션이나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체험해 보거나, 한두 시간의 명상 소개 수업을 참여하면서 이해를 높이는 것이 현명합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서로 비교해 보면서 불안을 덜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마음챙김 명상을 하려는 의도, 가능한 시간과 여건들을 고려해서 실현가능한 방법을 선택하시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오랜 전통이 있거나 널리 알려져 잘 검증된 프로그램들 중에서 자신의 스타일과 필요에 따라 선택하시길 권장합니다. 경험이 풍부한 명상 지도자와 양방향 소통을 하며 언제든 조언을 구할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현명한 지도자는 단순한 질문에도 깊은 성찰이 담긴 대답으로 수련생들의 올바른 이해를 도와주며, 수련생의 수준에 맞는 안내와 조언을 하여 혼란을 줄여줍니다. 명상 안내문이 포함된 녹음 파일, 유튜브 영상, 책이나 명상 전용 애플리케이션들은 보조적인 도구의 성격이 강하지만, 여건에 따라서는 크게 도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섭니다. 처음 접하는 용어들, 자세는 어떻게 잡고 주의는 어떻게 기울이는지 등, 모든 것이 아직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게다가 주위 수련생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스스로 수동적이고 위축된 상태에 놓입니다. 단순한 질문들이라 물어보면 창피당하지 않을까 부담스러워지기도 하고, 질문을 하면서도 내가 뭘 알고 싶은지도 헷갈리기도 합니다. 아직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할 수 있는 한 정확하게 따라 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자의적인 해석이나 판단으로 수행방법을 변형하거나, 여러 가지 수행법을 섞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높이게 됩니다. 집중 명상, 통찰명상, 자애명상과 같이, 각 명상법에는 구체적인 의도가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명상안내문으로 완성됩니다. 수련생의 입장에서는 명상법과 가르침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제대로 충실히 수행해 보려는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제대로 되지 않을 때면 실망하기보다 오히려 한번 더 해보려고 힘내는 것이 좋습니다. 어렵게 느껴지는 바로 그곳에서 큰 발전이 일어납니다.
MBSR 8주 일반과정을 지도하다 보면 안타까운 장면을 많이 목격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매일 40분 이상의 개인 수련을 하기로 약속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등한히 합니다. 직접적인 체험이 아닌 머리로만 명상을 알아가는 분들이 생겨납니다. 이런 경우, 명상의 실제 효용은 체험하지 못한 채 갈수록 논리적 철학적인 질문들만 늘어갑니다. 지적인 호기심을 채우는 것이지요. 일 년이 지나도 명상에는 진보가 없고, 오히려 맛보기 여행하듯 다른 명상법으로 옮겨 다닙니다. 명상은 결국 스스로 직접 수련하는 것이라는 이해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주의를 기울이기, 주의 유지하기, 주의 옮겨 다니기, 알아차리는 태도 등을 반복적으로 연습하게 됩니다. 긴 수련이 힘든 상태여서, 짧지만 반복적인 수행으로 진행하곤 합니다. 과도한 욕심으로 스스로를 지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속적인 수련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에, 5분 정도의 자투리 시간도 수련의 기회로 활용가능 합니다. 저의 경우는 출근 직후에, 점심시간 중에, 퇴근 전에 알람을 맞추어두고 10분씩 수련하고, 집에서는 40분가량 혼자 수련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도 다양하게 시도하게 됩니다. 호흡이나 몸의 감각에서 시작하여, 소리나 맛, 냄새와 눈에 보이는 대상으로 점차 확대해 갑니다. 손바닥에서 시작해서 몸 전체로 확장하며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의 크기에도 변화를 줍니다. 주의를 기울이는 다양한 연습을 통해 점차 변화가 찾아옵니다. 마음이 평온해지고, 주변의 사물이나 사람들에 대한 여유가 생기며, 평소에 알아차리지 못했던 따뜻한 햇살, 바람, 친구들의 미소와 같은 소소한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집중력이 향상되고,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달라지며, 감정을 더 명확히 인식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들이 쌓이면서 명상의 진정한 가치를 체험하게 됩니다.
명상은 하기 전에도, 하는 동안에도, 한 후에도 만족감이 있으면 좋습니다.
그래서 각자의 수행 계획은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명상 수련 계획 세우기
- 명상을 '왜' 배우려는지 납득할만한 의도와 이유를 찾는다. 나중에 바뀌게 될지라도.
- 명상 체험 세션을 통해 참여하게 될 명상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높인 후 최종 결정을 한다.
- 명상 지도자와 상호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좋다. 궁금한 것은 언제든 물어본다.
- 할 수 있는 만큼 정확하게 따라 하려 노력하고,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배워간다.
- 혼자서 연습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을 마련한다.
-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수행하는 것이 도움 된다는 것을 명심한다. (5분 또는 10분이라도 매일 수련하자)
- 프로그램에서 배운 명상법들을 돌아가면서 골고루 수행하도록 한다. (호흡 명상, 걷기 명상, 바디스캔, 먹기 명상, 등)
- 여러 명이 함께 배우는 프로그램이 더 효과적이다. 최소한 함께 수련하는 모임을 찾는 것도 도움 된다.
- 듣고 배운 것은 항상 명상 체험을 통해서 검증해 보려고 한다.
- 점진적으로 시간을 늘려가는 수행 계획표를 세우고, 잘 완수했을 때 스스로를 인정한다.
- 명상 수련에 대한 성찰 일지를 기록하면서 차분히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 자연스러운 명상이 가능해지면, 집중 수행 참여도 매년 계획한다.
- 남들을 가르치면서 배움이 깊어지는 것을 이해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하나 둘 알려주기 시작한다. 아는 만큼만.
지속적인 수련을 통해 명상법에 익숙해지고 나면, 어떤 부분이 아직 미숙한 지 잘 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볼 수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 애쓰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아 좌절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명상 지도자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명상안내와 설명은 동일하더라도 개인마다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오해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사소한 부분이라도 의심이 생기면 언제든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마음챙김, 알아차림은 무엇일까요?'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 같아 보이지만, 명상 경험이 깊어지면 대답의 수준과 이해도 달라집니다.
명상 수련에 안정감이 생기기 시작할 때 명상법에 고집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면 정좌 명상으로만 수련을 진행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선호와 주어진 여건에 따라 자신의 수련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게다가 정좌 명상은 가장 기본적인 명상법으로서 깊은 몰입과 고요함 개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명상법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한 가지 명상법만 고집하며 수련하면 오히려 마음챙김의 다양한 혜택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왜냐면, 우리의 몸과 마음, 알아차림도 한 가지 방법에만 익숙해질 수 있거든요.
우리의 하루 24시간 안에도 엄청나게 다양한 장면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먹고, 움직이고, 일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또 커피 한잔으로 휴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그 모든 장면에 마음챙김의 효용을 대입할 수 있다면 지금과는 확연하게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겁니다. 특히, 마음챙김 명상은 다양한 수련 방식을 가지고 있어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삶의 거의 모든 장면에서 나름의 수련이 가능합니다. 앉거나 걷거나 누워서, 그리고 요가나 운동을 하면서도 가능합니다. 또한 식사를 하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또는 대화를 하면서도 몸과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이 가능합니다. 이렇듯 마음챙김 명상의 다양성과 유연성은 주도적인 명상을 할 때 크게 도움이 됩니다.
혼자가 아닌 여러 명이 함께 배우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수업이라도 각자가 체험하는 경험의 폭과 발전의 속도는 모두 다릅니다. 경험의 축적이 중요한 요소인 만큼, 수련생들 간의 다양한 경험을 서로 공유할 때 더 많은 것을 배웁니다. 다만 다른 수련생의 경험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직은 누가 맞고 틀리고의 차이가 미약하기 때문입니다.
명상은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경험하며 알아가는 것입니다. 들어서 이해한 것보다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체득할 때 온전한 나의 것이 됩니다. 그래서 지적인 호기심을 위한 질문보다는 명상 체험 중에 발생하는 질문들이 더 큰 가치를 가집니다. 간혹 동일한 질문에 지속적으로 매달리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마음이 과연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꽤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어떠한 답을 듣더라도 개운하지가 않아 결국엔, 이 질문을 화두처럼 인식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보려 했습니다. 정확한 답을 찾으려던 의도는 점차 옅어졌고, 오히려 이 질문에 반응하는 마음을 보는 것이 더 가치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이나 글을 통한 간접적인 이해보다는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스스로 검증해 나가는 것이 제일 효과적입니다. 마치 자신만의 실험실에서 스스로 증명해 나가려는 과학자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스스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명상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자세가 몸에 익어 익숙해지면서 처음에는 10분도 힘들던 정좌명상이 어느덧 한 시간 동안이나 가능해집니다. 끊임없이 도망가던 마음도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에 더욱 오래 머물게 됩니다. 점차 감정과 생각을 알아차리는 단계로 진행이 되며, 나중에는 특정한 대상을 선택하지 않고 매 순간에 주의를 끄는 대상으로 향하는 열린 알아차림으로 나아갑니다. 자연스럽게 명상이 이루어지며 고요함, 평안함, 명료함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늘어납니다. 일 년에 한두 번 정도의 집중 수련을 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는 마음의 특징과 습관적 경향성도 찬찬히 살펴볼 수 있게 됩니다. 내 생활과 삶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부정적인 태도와 습관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하고 깊은 성찰과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드디어 삶을 성장시키는 큰 변화의 순간이 찾아온 것입니다. 이렇게 명상과 삶은 하나가 되어 명상적인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두 다리로 우뚝 서서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서 상징적인 의미를 보여줍니다. 비록 부모의 보살핌 속에서 안전하게 연습을 시작하지만 그 마무리는 결국엔 스스로 해내야 합니다. 명상도 그러합니다. 수많은 프로그램과 도움말이 있더라도 결국엔 혼자서 해야만 합니다.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삶의 진정한 성장이 일어납니다. 목이 마르면 직접 물을 마셔야 갈증이 해소되듯이, 건강을 위해서 스스로 약을 챙겨 먹어야 하듯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항상 노력한 만큼 변화가 일어납니다.
[실습] 일상에서 짧은 S.T.O.P 명상 수련하기 (3분)
1. (Stop) 하던 것을 잠시 멈춥니다. 완전히 멈추고 S.T.O.P 명상을 하겠다는 의도를 가집니다.
2. (Take a Breath) 지금 이 순간의 호흡의 상태를 알아차립니다.
1. 호흡이 얕으면 얕은 데로, 길면 긴 데로, 있는 그대로의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3. (Observe)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아차립니다.
1. 몸에서는 어떤 감각이나 자극, 긴장이 느껴지는지 알아보고
2. 마음에서는 어떤 감정과 생각이 일어나는지 알아봅니다.
3. 어떠한 경험이 일어나든 바꾸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4. (Proceed) 하던 일을 계속 진행합니다.
1.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행동을 선택해서 실행할 수도 있습니다.
(주의 사항)
1. 짧은 명상 수련인만큼, 가능한 자주 연습하기를 권장합니다.
2. 휴대폰에 알람을 맞춰두고 진행하는 것도 도움 됩니다.
3. 일상생활 중 어떠한 순간이라도 잠시 멈춰서 해 보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합니다.
4.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30초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해 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