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 변화가 무서운 당신에게 건네는 마음챙김 처방전

포기하고 싶을 때 읽는 변화 심리학

벌써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 다짐했던 계획들은 안녕하신가요?


이 질문에 조금 움찔했다면,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새해 결심을 하는 사람의 92%가 실패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변화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마음챙김 입장에서 변화의 성공확률을 높이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변화에 대한 두 가지 시선: 법칙과 경험 사이에서

'모든 것은 변한다'라는 명제가 있습니다. 사물의 성질, 모양, 상태 따위가 바뀌어 달라지는 것을 '변화'라고 하는데, 이것은 세상 모든 것들이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특질'입니다. 해마다 계절은 바뀌고 거리의 가게들도 계속 바뀌어 갑니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더라도 나의 몸과 마음도, 주위의 물건 어느 것 하나도 같은 것이 없으니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경험으로 알 수 있는 진실입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통념도 있습니다. 바라는 만큼 바뀌지 않을 때, '그럴 줄 알았지',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며 스스로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실패자로 낙인찍습니다. 그동안의 간절한 노력과 작지만 한 단계 성숙한 모습은 외면한 채 말입니다.


이렇듯 '모든 것은 변한다'가 물리적 법칙이라면,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심리적 변화의 어려움을 표현한 것입니다. 두 명제는 서로 다른 차원에서 모두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이다.


변화가 불편한 이유는 따로 있다.

변화 그 자체에는 좋고 나쁨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단지 변화에 대한 개인적인 관점이 담긴 표현일 뿐입니다. 좋은 것은 영원히 지속되고 나쁜 것은 금방 멈추기를 바라기 마련입니다. 지금의 상황이 만족스러우면 변화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지금의 불편한 상황에 대해서는 바꾸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나갑니다. 우정과 사랑의 반지들, 온갖 종류의 서약과 계약서들이 변화에 대한 저항이라면, 금주와 금연, 외국어 공부 같은 노력들은 생존과 번영을 향한 변화의 창조입니다. 변화에 적응할 때보다는 변화를 만들어갈 때 기운이 더 납니다.


변화는 불편하고 힘들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이것은 변화에 대한 우리의 힘과 능력에 대한 인식일 뿐, 변화 그 자체에는 쉽고 어려움이 없습니다. 힘과 능력이 충분할 때는 변화를 쉽게 느끼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위협을 느낍니다. 실패와 도태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떤 것을 시도조차 하지 못한 경험도 있을 겁니다. 위협으로부터 도망가는 것도 때로는 훌륭한 생존 전략 중의 하나이니 스스로를 비난할 것은 아닙니다.


작은 변화는 무시한 채 큰 변화에만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녹록지 않은 상황일수록 우리는 외부의 도움들에 관심을 쏟고, 로또처럼 더 큰 결과들로 향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만들어가는 변화는 대부분 느리고 더딥니다. 영국 축구 리그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선수는 매일 똑같은 훈련을 해내는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훈련하지 않을 때와 훈련을 했을 때의 차이를 매번 느낀다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아침에 5분 일찍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전쟁 같던 출근 시간을 여유로움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매일의 작은 변화가 모여서 큰 변화로 되는 것입니다.


#[잠깐 멈춤] 지금 이 순간의 호흡의 상태를 알아봅니다. 몸과 마음의 상태에 호기심을 가져봅니다.

최근 자신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변화를 하나 떠올려 봅니다.
어떤 점이 제일 힘든 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마음챙김 수련은 우리가 변화를 인식하고 대응하는 데 있어 좀 더 지혜로운 방안을 제시합니다.

마음챙김이 알려주는 변화의 비밀

마음챙김은 좋고 나쁨으로 변화를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합니다. '일단 멈춰서, 변화를 있는 그대로 살펴보고, 충분히 이해한 후에 행동하세요'. 판단을 빠르게 내릴 수 있는 것은 분명 유능한 자질입니다. 하지만, 이는 결과가 뒷받침될 때로 제한됩니다. 사실 우리의 판단은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사실 정보 그리고 미래에 대한 예측에 의존합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의 변화 속도는 말 그대로 상상을 초월합니다. 어제까지도 확실했던 정보가 오늘은 벌써 쓸모 없어지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판단일수록 서두르는 대신 찬찬히 바라보아야 합니다.


변화가 힘든 이유? 바로 '내가 다칠까 봐' '내 것을 잃을까 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보아온 '몸'과 '생각과 감정들'을 나라고 여기며, 한치의 틈도 없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예를 들면, 취업을 할 때 제출하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나'를 잘 보여줍니다. 성별, 가족 관계는 물론이고 살아온 경험, 가치관까지 가능한 모든 것들을 담고 있지만, 매년 최신의 상태로 갱신해야만 쓸모가 있습니다. 나는 이렇듯 '끊임없이 변하고 성장하는 존재'이지만,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너무나 쉽게 잊고 살아갑니다.


이력서 내용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면, 이는 곧 '나'에 대한 공격이라 여기고 속으로는 이미 전면전을 준비합니다. 자신의 단편적인 모습들에 우쭐해하고 또 실망하면서 연연해합니다. 직함이 내가 아닙니다. 가장으로서 사명이나 믿음도 내가 아니며, 지금의 우울한 생각이나 감정도, 아랫배 나온 몸도 나라고 하기엔 항상 부족합니다. 우리의 진짜 모습은 그동안 알고 지내온 조각난 모습들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위대하고 통합된 존재가 진짜 모습이라는 것을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진짜 모습을 알고 나면 좀 더 유연하고 여유 있는 자세로 변화를 대할 수 있습니다.


변화와는 더 넓은 관점에서 협력적인 관계 맺기를 권합니다. 위험하고 힘들다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변화는 나를 해치려는 무자비한 악당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면 나는 매 순간 의심하고 긴장하며 안전을 확보해야 합니다. 하지만, 성장과 배움의 기회로 바라보면 힘든 순간들은 오히려 근육을 키우기 위한 체육관으로 보이게 됩니다.


게다가 힘든 순간일수록 우리의 시선은 다른 사람들에게로 향합니다.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그들이 변하면 모든 것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도 바꾸기 힘든데 더 어려운 대상인 타인에게서 변화를 요구합니다. 상대방의 얼굴에서 미소를 보려면, 제발 웃으라고 보챌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웃으면 됩니다. 이렇듯 변화의 시작은 항상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입니다. 능동적으로 기회를 찾아내고, 내가 변화 자체가 될 때 힘이 생깁니다. 드디어 다른 사람들도 변하기 시작합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아니, 성장하라!



변화에 필요한 나의 힘과 능력을 저울질하면서 우리는 감정적인 변화를 겪습니다.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제시한 변화 곡선 이론(Change curve)에 따르면 조직 변화와 적응 과정에서 구성원은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겪게 되는데요, 이것은 개인의 삶에서 맞이하는 변화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변화를 맞이하는 사람들은 충격 - 부정 - 분노 - 두려움 - 수용 - 의욕의 감정들이 순차적으로 나타나는데요, 여러분이 겪은 큰 변화들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가실 겁니다.


회사에서 변화관리 강의를 하다 보면 참석자마다 힘들어하는 단계들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직 변경이 생기면 어떤 사람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반면 누구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고, 또 누구는 이미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무리하게 애쓰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변화를 맞이하는가 하면, 심한 자책과 폭음으로 건강을 해치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부족한 존재로만 바라볼 때 감정적인 어려움은 더욱 커집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못 할 수도 없습니다. 마음챙김 관점에서는 감정 또한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연민의 마음으로 수용하기를 요청합니다. 길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에 별은 더 반짝입니다. 힘들 때일수록 고개를 들고 반대편을 바라볼 수 있는 균형감을 갖도록 마음챙김은 도와줍니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


마음챙김 수련을 통해 변화에 대처하는 법 익히기

대상을 정해서 주의를 유지하는 훈련은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능력을 키웁니다.

예를 들어, 주의를 기울일 대상으로 호흡을 정했다면, 끊임없이 변하는 호흡을 아무런 판단 없이 지켜보기만 합니다. 호흡의 길이나 깊이, 공기가 접촉하는 지점에서의 감각적 경험, 리듬감, 호흡의 전체 과정들을 지켜봅니다. 짧고 얕은 호흡은 나쁜 것이라 판단하여 긴 호흡으로 바꾸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호흡과 관련해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허용하면서도, 이에 따라 일어나는 마음의 변화도 지켜봅니다. 조바심을 내는 경향이 있는지, 통증을 느끼면 화를 내는 습관이 있는지, 모든 것을 무덤덤하게 대하는지, 심지어 호흡 명상을 통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되는지도 알아갑니다. 나의 불편한 모습을 알게 되더라도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마치 진심 어린 친구가 바로 옆에 앉아서 위로하며 힘을 보태듯이 스스로를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하도록 안내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불편함 또한 영원하지 않은 것을 알기에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바라봅니다. 뒤로 물러나기보다 오히려 가까이 다가가서 불편함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으로부터 배우려고 합니다. 이렇듯, 있는 그대로의 변화를 명료하게 지켜보며 우리의 몸과 마음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더욱 지혜로워집니다.


여기서 호흡이라는 단어를 여러분이 경험하는 변화(또는 대상)로 바꿔서 다시 읽어보시면 흥미로운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성공적 변화를 위한 3단계 처방전

- 1단계: 현실을 인정하기
- "힘들다"라고 말하세요. 변화가 쉬웠다면 92%가 실패하지 않았을 겁니다.
- 그리고, 스스로를 친절하게 보살피세요. 그래야 남들도 도울 수가 있다.
- 스스로를 제약하고 있는 믿음들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 됩니다. (’나는 ~ 해야 돼/하면 안돼‘ 같은 것들입니다.)

- 2단계: 관점과 관계 바꾸기
-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 문제에 코를 박고만 있지 말고, 2층에서 내려보는 넓은 시선으로 성장의 가능성을 찾으세요.
- 실망과 좌절이 내가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더 크고 힘이 있는 존재로서 이미 충분합니다.

- 3단계: 작게 시작하기.
- 손흥민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듯, 당신의 변화도 매일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됩니다.
-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음을 믿고 행동으로 옮깁시다.
- 힘들 때는 도움을 구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혼자서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평생 성장의 과학: 언제나 열려 있는 가능성

'새로운 것을 배우기엔 이미 늦었어'라며 성장의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지금의 모습이 최선이며 갈수록 더 나빠질 뿐이라는 믿음을 가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성장과 재조직을 통해 스스로 신경 회로를 바꾸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년기에도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는 언어나 운동기술의 습득이 가능합니다. 뇌는 이렇게 일생동안 끊임없이 변하며 우리에게 성장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신경가소성, 神經可塑性, neuroplasticity).


Change(변화)에서 한 글자만 바꾸면 Chance(기회)가 되듯이, 관점을 조금 바꾸면 변화는 변신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원하는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매일매일의 반복되는 노력들입니다. 외국어 공부나 멋진 복근 만들기, 마음챙김 수련도 짧더라도 매일 반복되는 시도와 노력 속에서 성공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또 자라납니다.


오늘부터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작은 변화가 있습니다.

1.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에 '오늘은 어떤 하루가 될까?' 스스로 질문하며 몸과 마음을 살펴보기

2. 변화의 힘든 순간을 맞이할 때 '이것도 잘 지나가겠지'라며 스스로에게 말해주기

3. 잠들기 전에 '오늘 하루 나는 어떻게 변했을까?' 하며 잠시 돌아보기


매일의 작은 변화가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는 것,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이해하셨을 겁니다.

여러분은 어떤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 보실 건가요? 댓글로 나누면서 함께 응원하며 시작해 봐요!


[실습] 변화의 흐름 속에서 감정 바라보기 (5분)

1. (준비, 1분) 멈추고, 명상의 의도를 세우고 자세 잡기
- 5분간 타이머를 맞추고, 눈을 감은채 호흡이 안정을 찾으면, 몸과 마음의 상태에도 호기심을 가집니다.
- 지금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린다는 의도를 가집니다.

2. (감정 알아차리기, 3분)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기
-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지?' 라며 스스로에게 질문하듯 호기심을 가집니다.
- 즐거움, 슬픔, 외로움, 두려움 등 감정에 적절한 이름을 붙이되, 애매한 경우에는 애써서 이름을 찾으려 하지 않습니다.
- 감정이 느껴지는 몸의 부위를 찾아서 해당 부위에서의 신체 감각 반응과 변화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 신체 감각이 변화와 함께 감정의 변화도 알아봅니다.

3. (마무리, 1분) 성찰하기
- 호흡으로 주의를 돌려온 후에 자연스럽게 눈을 뜹니다.
- 명상 중에 느꼈던 감정을 변화 곡선에서의 위치를 확인해 봅니다. (충격 - 부정 - 분노 - 두려움 - 수용 - 의욕)
- 관련된 변화에 대해 내가 해야 할 바람직한 일을 생각해 봅니다.

(주의 사항)
- 감정을 감당하기 힘들 때는 잠시 호흡으로 주의를 돌리거나 휴식을 취한 후에 다시 시도합니다. (가능한 만큼만 안전하게)
- 극도의 불안감이 올라오면 언제든 눈을 뜨거나 자세를 바꾸어 멈출 수 있음을 기억합니다.
-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스스로를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하겠다고 마음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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