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외로울 수 있는 방법
-정호승 -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을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정호승 시인이 말하는 '외로움'이 느껴지는 가을입니다.
남자의 계절, 고독, 쓸쓸함이 묻어나는 계절입니다.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어 혼자 작아져 힘들어하는 것, 그것이 외로움입니다.
친구들의 든든함, 연인과 가족들의 따뜻함과 포근함.
영원할 것 같던 것들이 사라져, 혼자 어쩔 수 없어서
외로워집니다.
존재의 의미를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 확인하려 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많이 쓸쓸하고 기운이 없다면, 그동안 어딘가에 많이 기대고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든든함과 따뜻함이 있던 공간을 상실감이 대신하고,
다시 채워질 기미가 없어 야속하다가,
모두 내 탓인 것 같아 좌절하고 화가 납니다.
벗어나려는 치열한 몸짓에 상처를 입고 쓰러집니다.
외로움은 생각보다 복잡한 것 같습니다.
피하려 하면 할수록 더 힘들어집니다.
오히려 그 감정의 한복판으로 성큼 들어가서, 내 안에 있는 보물들을 찾아내야 합니다.
사라져 버린 줄로만 알았던 것들이 외로움 뒤에 가려져 있었음을,
벌써 내 안에 있는 든든함과 따뜻함을 알아차릴 때
비로소 스스로 일어설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관계 속으로 들어가고 혼자서도 의연히 서 있을 수 있는,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는 든든한 존재가 되어
자유롭게 외로울 수 있습니다.
외롭고 쓸쓸할 때면 더욱
자기가 자기에게 해줘야 할 말입니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