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 - 나의 빌런 스토리

학교

by 꼬북

오늘 나는 오랫동안

내가 폭력에 노출되었던 장소에 18년 만에 찾아갔다.

그곳은 바로 학교.


초등학교 4학년

전학과 동시에 시작된

소집단의 (소위 일진이라 불리던 그들) 폭력은

중학교로 진학해서도 이어졌고


그 시간 동안 찢긴 교복이 몇 벌인 지

썩은 우유에 담가진 교과서가 몇 개인지

머리 위로 던져진 화분, 의자, 침,

사라진 신발이 몇 켤레일까?


체육시간만 되면 또 신발이 사라질까,

친구의 신발주머니 안에 내 신발을 숨기기 일 수였다.


레오에게 학교 뒷산을 가리키며 이야기했다,

”저기에 지금쯤 썩어갈 내 푸마, 컨버스,

아디다스 신발들이 있어. “


그 추운 겨울에 맨발로 집에 가야 하는 것이 부끄러워

다른 학우들이 모두 하교하길 기다렸다가

버스도 못 탄 채 집으로 1시간을 넘게 걸어왔다.


그날 선생님이 누가 그런 것이냐 물었을 때

일부러 진흙탕이 된 한 짝의 운동화만 찾아와

여기 찾아줬다며 낄낄대던 그 웃음소리가..

그 잔인한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리고,

숨이 막히는 무거운 공기가 교실을 채우면

창피함으로 붉어진 내 얼굴,

그걸 감추려고 꼭 움켜쥔 주먹.


별이 그려진 진청색 컨버스..

차마 어제 아버지가 사주신 새 신발이라고

눈물짓지도 못했다.

그들이 더 기뻐할 것 같아서.


그렇게 학교를 둘러보고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들린 백화점에서

레오가 고운 초록빛이 섞인 운동화를 사줬다.

나는 함께 신자고 그의 것도 한 켤레

같은 걸로 맞춰 신고, 신나서 춤을 췄다.


나는 아직도 가끔 꿈을 꾼다.

복도 계단을 내려와 하교하는 길,

학교 문 앞 신발장에서 내 신발을 찾는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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