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버스 타보셨어요?

서울시내버스가 갑자기 조용하고 쾌적한 사색의 감성공간이 되었다고?

by And yet

요즘 버스 타보셨어요?
생각보다, 아니 상상 이상으로 조용하고 쾌적한 버스.

버스가 언제 이렇게 변했지?

서울시내버스 달라졌다..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내가 너무 오랜만이었나?

오랜만에 타본 버스는 도로에서 겉만 봐오던것보다 훨씬 근사했습니다.

전기버스라서 그런지

출발할 때 소리도 거의 없고,
등받이는 살짝 누워 있어서 앉자마자
몸이 푹— 하고 가라앉는 기분이 들어요.

그뿐이 아닙니다. 대낮인데도 버스안이 반짝반짝 환해요.
이건 뭐 흡사..커피한잔만 있었으면 조용히 사색도 할 수 있는

이동 카페같은 느낌이었달까요.

KakaoTalk_20250616_032322180_01.jpg

저는 버스를 참 오랜만에 탔어요.
이렇게 낭만있는 버스를 왜 안탔지? 하고 생각해보니

평소에는 승용차를 탔고 급할때는 택시를 탔고,

그리고 차가 막히는 먼거리는 지하철을 탔었네요.

오랜만의 버스는 잠깐의 휴식이라고까지 느껴졌어요.

이렇게 좋은 버스, 버스요금은 대체 얼마지? 찾아봤어요.

“나 지금 1,400원짜리 고요를 누리는 중이구나”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그리고 요즘 버스,

공기청정기까지 있어요.
좌석 사이 간격도 넉넉해서
옆 사람 눈치도 덜 보고,
그냥 조용히 창밖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살짝 정리되는 느낌이에요.

버스에서 이어폰 없이 멍 때려본 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 나지만,
지금은 그게 꽤 자연스럽게 되는 공간이에요.

이런 게 도시의 작은 평화일지도 모르겠어요.
‘조금 빠르게 걷던 하루에
잠깐 멈춤이 생기는 시간.’

저에게 버스는

예전엔 버스 = 수단이었는데,
지금은 버스 = 쉼이랄까요.

매일 통학과 출퇴근으로 이용하시는 분들께는 너무 한가한 소리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요.

쾌적하고 조용하고, 세상에서 완전히 멀어지고 싶지는 않은데
조금은 혼자 있고 싶을 때, 버스를 타봐야겠어요.
버스가 딱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해줘요.



작가의 이전글위스키는 모르고 위스키바는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