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일부러 나를 위해 꽃을 삽니다

꽃 사세요~

by And yet


1. 문득, 꽃집 앞에서 멈추는 날들
가끔 그런 날이 있어요.
뭔가 기분이 특별히 나쁘진 않은데,
딱히 좋지도 않은 그런 날.
일상이 바삐 돌아가는데,
내 감정은 엉뚱한 곳에 놓여 있는 것 같고.

그럴 땐 일부러 멈춰요.
평소라면 지나치던 작은 꽃집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꽃집의 문을 벌컥 엽니다.

그래, 오늘 "꽃이다"


2. 나를 위한 소비, 그 작고 조용한 선언
누군가는 말해요.
“꽃은 금방 시들잖아. 비효율적이야”

맞아요. 시들죠.
하지만 시들기 전까지,
거실에서 왔다갔다, 그냥 한번씩 고개를 돌릴 때마다

살짝 살짝 기분의 온도가 올라가요.
눈으로 보는 위로, 향기로 느끼는 응원(향이 기대만큼 많이 나지는 않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신경 쓰고 있다는 증거’.

그 작은 증거가 어떤 날엔
커다란 자기 확신으로 돌아와요.


3. 난 꽃을 고를때는 정말 계획없이 사요.

온라인에서 살때도 마찬가지.

그냥 기분좋게 만들어줄것 같은,

그런데 확~ 할인을 하는 농가 특가 꽃이면 더더욱 좋지.

선물하는 꽃도 마찬가지

특히 내 꽃사면서 부모님꽃도 주문해드리는 편인데,

그럴때 기준은 '탐스럽고 화사한' 꽃이죠.

잠깐만이라도 기분 좋게, 생화를 보면서 기운을 느끼셨으면 하는

바램에서요.

그런데 매번.........아주 좋은 소리는 못들어요.

대신, 잔소리가 먼저 날아오죠. 그래도 그냥 사요.

부모님이 쬐금이라도 좋아하실 것 같은 상상을 하며

그때의 내가 좋으니까요.


4. 시드는 게 나쁜 건 아니다!
꽃은 결국 시들어요.
그게 아름다움의 조건일지도 몰라요.
계속 머무는 게 아니라,
지나가기 때문에 더 애틋하죠.

그 시드는 과정을 보면서
나는 오히려 마음이 정리돼요.
집에 두었던 감정들도
같이 시들고,
조용히 사라지니까요.


5. 당신도, 나도 가끔은 꽃 한 송이가 필요해요
이건 꼭 비싼 꽃이어야 할 필요는 없어요.
시장 한쪽에서 3천 원짜리 한 다발이어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그 순간 내가 나를 위한 선택을 했다는 사실.

우리는 그거 하나만으로도
조금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어요.

오늘도, 당신을 위해 꽃을 사세요.
내 기분 업업!! 다독다독!! 결국 내 기분 챙기는 건 나니까요.


한송이 탐스러운 연분홍 외래종 장미과 꽃이 살짝 대각선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시선으로 보임. 한송이 아주 활짝 피고 장미 줄기대는 거의 보이지 않게.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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