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변곡점의 시작이 될 하루

태국 교환근무 두 달 살기의 시작

by 땡비

교환학생 아니고 교환근무


회사에서 새롭게 태국 방콕과 일본 요코하마에서

교환근무를 하는 프로그램이 생겼다.

고민 없이 나는 태국 방콕을 선택했다.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었다.

독일 교환학생 시절 가장 친한 친구들이 태국 방콕에 살고 있었다.

단 한 번, 그것도 10년도 더 전에 가본 방콕이지만

방대한 도시규모에 놀라고, 세계인이 한데 모여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 용광로로 저벅저벅 걸어가서 흠뻑 빠지고 싶었다.


얼마만에 교환학생 아니고 교환근무!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동종 업계지만 다른 나라인 회사에서 일해볼 기회라니?

워킹홀리데이나 여행과는 다르게

직업을 구하느라 헤매는 시간을 보낼 필요 없이 곧바로 일해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하는 일과 맞닿아 있는 동종 업계고,

두 달 뒤에 돌아오면 다시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안정성도 매력적이었다.



대망의 연수 계획 발표 심사의 날

연수 계획 서류를 제출하고 발표용 PPT도 만들었다. (샤라웃 투 제미나이와 감마!!!!!)

부랴부랴 내가 근무하게될 태국 회사에 대하여 조사를 하고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를 작성했다.


발표차례가 되어 문을 열고 들어가니, 임원 으르신 6명이 계셨다.

담당자 차장님께 눈빛으로 으쓱 거리는 신호를 보내며 떨리는 마음을 해소하려 애썼다.

이 모든 것은 1초도 되지 않은 찰나의 순간이었다.

숨고를 시간 없이 들어가자마 황급히 발표를 바로 시작해야했다.


안 떨릴줄 알았는데 조금씩 떨려서 어휘력이 수축하는 느낌이었다.

말했던 어미들이 계속 반복되길래 속으로 '진정해-'를 외쳤다.

그래도 준비한 피피티를 바탕으로

'못 말해서 아쉬워' 라는 마음은 들지 않게 계획을 발표했다.


기세와 기개 풀충전�

발표를 끝내고 나니 질문들이 쏟아졌다.

- 왜 방콕이었는지?

- 계획이 빡빡한데 다 달성 못하면 어떻게 할건지?

- 내가 하고 싶다던 3개 프로젝트 중 뭘 가장 하고 싶은지?

- 인적 교류가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인데 어떻게 사람들에게 다가갈건지?


왠지 모르겠는데 답변하면서 점점 자신감이 솟아올랐다.

특히나 마지막 질문에서는 내 안에서 어떤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제 에너지요. 전 기세라고 생각합니다."라며 뇌를 거치지 않고 말이 튀어나갔다.


교환학생 때 태국 친구들과 친했던 경험을 들었다.

어차피 첫 프로그램이라 누구도 날 케어해주지 않겠지만

인간적 호감을 쌓고 협업의 단계로 넘어가는건 자신있다고 했다.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고나니 어째 심사위원들이

'가서 잘해라'라는 투로 말씀해주셨다.

이 좋은 프로그램에 내가 유일한 태국 지원자였다.

온 우주의 기운이 날 돕고 있었다!

발표를 끝내니 속이 시원했는데 이런 쾌속열차급 좋은 소식이라니!


처음 생긴 프로그램이라 정해진건 아~무것도 없지만!

정말 귀중한 경험이라 의미있게 보내고 오고 싶다.

회사 오래 다니고 보니 이런 기회도 오고 신기하다.

내년이면 다닌지 무려 10년차가 되는데 좋은 동기부여책이자 전환점이 될듯하다.


잘 준비해서 후회없이 재밌게 즐기고 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