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태국에서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
아침이면 뭘 입어야할지 고민이다.
왕비님이 돌아가신지 1년 기간 동안은 너무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짧은 옷도 안 되고, 흰색, 검은색 등 어두운 계열이나 연한 파스텔 톤의 옷만 가능하다.
아무리 실내 에어컨이 춥다고 해도, 여러분 34도라구요!
보기만 해도 더운 어둡고 긴 옷을 입어야 하는데 밝은 색상의 옷이 많은 나는 곤란하다.
최대한 차분한 옷으로 입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단벌신사 마냥 쉽지 않다.
지금은 매일 여름 결혼식 하객처럼 입고 다니고 있다. 주말에 반드시 쇼핑을 가야한다.
교환근무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도와준 사람이 넛쓰다다.
오늘 그녀를 만나서 선물을 전달했다.
마케팅팀에서 도와준 여러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내적 친밀감이 쌓인 사람이다.
그녀가 일하는 베뉴 마케팅팀에는 대부분 여성들이었다.
신기하게 전시 쪽은 남성 비율이 많고, 베뉴쪽은 여성 비율이 높은게 만국 공통인건가?
성별에 갇히면 안되지 하면서 다시 편견을 고쳐 잡는다.
베뉴 마케팅 팀분들은 구내 식당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눈치였다.
나도 바깥 탐험이 더 좋기에, 처음 가보는 골목의 어느 식당으로 갔다.
다른 지점엔 에어컨이 없어서 조금더 멀어도 에어컨이 있는 2번째 지점으로 갔다.
가는길이 정말 뙤약볕이 따로 없었다.
모두들 세심하게 쏨땀 메뉴가 내게 맵지 않은지 얼른 먹어보라고 한다.
상태에 따라서 주문을 더 추가해야 될거 같다며 이것저것 음식이 계속 나온다.
다행히 맵기가 엄청나지 않아서 다 맛있다고 하니 다들 안도한다.
사람들이 정말 항상 웃어주고 친절하다. 이 팀 뭔가 따숩다.
지도에 어떻게 찾을 방법조차 없는 태국어 이름의 식당이다.
친구들이 놀러오면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지 느낌 낭낭한 식당에서 여러 이야기를 했다.
넛쓰다와 한국으로 꼭 오라고 이 프로그램이 교환근무라는 의미를 되살릴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같이 먹고 나왔는데도 일부는 커피 마시러 가고, 일부는 소리 없이 사라졌다.
같이 산책가고 함께 이동하다가 말이라도 하고 가는 우리 회사 분위기랑 많이 달라서 당황했다.
이… 이런거도 문화차이인가?
오후에는 회사 전체 개괄적인 소개와 내가 일하게 될 부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생각보다 거대 자본의 힘이 느껴지는 회사였다.
주로 담당하고 있는 이벤트와 여러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를 들으니 배울점이 많았다.
이것저것 질문을 하다가 헤드 분이 “이제 네 차례야.”라고 하더니 원하는걸 말하라고 했다.
오전동안 준비했던 이번 교환근무 동안의 목표와 하고 싶은 점을 말했다.
첫째, 네트워킹. 최대한 많은 사람을 사겨가고 싶다.
둘째, 레노베이션, ESG, PR, DX 등 여러 부서의 사람들을 만나서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셋째, 태국이 마이스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요소를 알기 위해, 여러 행사를 참관하고 주요 관계자들을 설득시킨 유니크베뉴와 관광코스를 알고 싶다.
친절하게도 멘토분은 당장 여러 부서와의 인터뷰를 잡아주셨다.
원래 내 계획은 1주일 정도 부서마다 돌아가면서 근무하는 것이었는데
현지에서 보니 이는 어려울 것 같았고, 부서 관계자들 인터뷰 정도로 마무리 될듯 하다.
HR 부서랑도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리스트에서 아니라고 대답하고 나서 뒤돌아 후회되었다.
추가해줄 수 있냐고 물었는데 너무 광적으로(?) 인터뷰를 하러 다니는 거 같아서 머쓱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내가 언제 다시 와서 2달동안 일해 볼 수 있겠어?
왔을 때 다 궁금한거 해결해보고 가야지! 라는 마음으로 머쓱함을 달래본다.
이제 회사가 내게 기대하는 바를 말씀해주셨다.
내게는 쉽지만 그들에게는 어려운 것이었다.
주로 한국과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한국기업들이 태국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여러모로 의미도 있고, 재밌을 것 같은 일이다.
한국에서는 밥 먹고 커피 마시고 돌아다니는게 일상이었다.
이 곳에서는 음료를 많이 마시지 않는듯하다.
오늘 저녁이 되어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내가 구매한 마차라떼는 136바트, 저녁에 사먹은 카레는 70바트.
정말 밥보다 음료가 2배 더 비싸다.
그래도 나는 이 나라에 와서 최대한 다양한 음료도 맛보고 가고 싶다.
말차가루를 그냥 녹여내는 형태가 아니라,
마차를 대나무로 광광 돌려가며 내려주는 카페가 있어 시도해봤다.
진하고 맛있지만 재구매할 의사는 없다.
맛있긴 했지만 다른 더 맛있는 음료가 많을듯 하다!
마차 한 잔을 들고서 행사 장치하는 걸 구경했다.
꽤나 삼엄하게 진행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안전장치를 철저히 하고 있지는 않아서
우리 회사의 불안핑을 대표하는 안전 담당자 친구가 생각났다.
“걔가 봤으면 난리였을텐데…”라며 웃으면서 영상을 찍었다.
회사 분들은 모두 잘 웃어주고 정말 친절하다.
그런데 나는 원래 한국에서도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문제가 있었고,
태국 특유의 영어 액센트가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한다.
진공상태에서 영어 듣기를 해도 잘 들릴까 말까인데,
나도 3시를 넘어가면 영어듣기 집중력에 한계가 생겨버린다.
멘토분이 태국 사람들은 샤이해서 내가 먼저 다가가야한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런데 내가 볼 때는 사무실에 다들 너무 조용히 열일하는 느낌이라 말걸기 어렵다했다.
이런 내 이야기를 듣더니 다들 웃으시면서 그렇게 보이는거지 아니라며 언제든 말하러 오라고 했다.
멘토분과 함께 도와주셨던 HR팀과 마케팅팀에 기념품을 같이 전달하러 가주셨다.
회사의 여러 사람들과 인사하고 구석구석 돌아보았다.
내가 근무하게될 사무실에서도 여러 사람들을 소개해주려고 돌아다니며 계속 말을 같이 걸고 다녔다.
그 과정에서 느낀게,
다들 영어를 들을 수 있지만 말하기 싫은 느낌으로 부끄러워서 도망쳐다녔다.
동료들끼리 서로 어서 내게 말 걸어라고 떠밀기도 하고,
막상 말 걸면 다들 곧잘 영어로 답을 하면서도
“하이, 하우아유, 아임파인땡큐, 앤유?”인 국룰 문장을 말하며 날 퇴마시켰다.
내가 이방인인 경험이 잘 없기 때문에,
모두가 나를 피하는 이 느낌이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다.
오늘 나의 멘토분들과 업무 목표를 이야기하고 나서
내게 개인적인 목표는 뭐냐고 물었다.
나는 좋은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여기 회사는 제외하고?” 라고 말씀하시길래, “오잉?”하며 답했다.
회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같은 커리어를 고민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곳이 여기인데
가장 좋은 환경 아니겠냐고 물었다.
정말로 길게 인연을 가져갈 수 있는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 교환근무에서 내 개인적 목표라…
해외에서 내가 일할 수 있는지를 경험하고 알아보는 거 자체가 의미있다!
인근 동네 지도를 요리조리 탐색하다가 가보고 싶은 식당이 있었다.
들어가는 골목이 하도 어두컴컴하고 정돈되지 않은 골목 느낌이라 무서웠다.
막상 가게에 도착하니, 정말로 영어 메뉴도 없고 영어도 통하지 않는 곳이었다.
번역기로 돌려보아도 차아한 이런 식으로 번역이 되어 나와서 당황스러웠다.
결국 리뷰에 있던 어떤 사진 중 오징어가 올라가 맛있어 보이는 메뉴를 주인에게 보이며
이 메뉴 뭔가요? 하니 메뉴판 가운데에 있는 그림을 가르켜주셨다.
바디 랭귀지로 정말 주문을 했다.
갑자기 포장 도시락 2개를 싸고 계시길래 내 것인줄 알고 주문이 잘못 들어간건가 싶었다.
다급히 나는 1개 ! 능능! 이라고 외쳤는데 말이 통하지 않았다.
주문 전체를 확인하는 과정에 말이 통하지 않자
뒤 테이블에 앉아있던 태국 학생이 영어로 도와주웠다.
다들 정말 순하고 착하고 잘 웃어주어서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또다른 빌딩에 들러서 세븐일레븐과 여러 카페를 구경했다.
주변 탐방 만으로도 즐겁다.
회사에 여러 동료들에게 오늘 설날 연휴도 끝났겠다 연락해보았다.
다들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고, 좋은 경험하고 오라고 하여 고마웠다.
혼자 오니 다른 사람 눈치보지 않고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어 좋다.
사람들과 점점 친해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내일도 후회없이 최선을 다 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