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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Aug 03. 2021

결핍(缺乏)에 대한 분노의 에너지를 행동으로 승화시켜라

분노 승화 기제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무엇을 부족하다고 여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알프레드 아들러)


결핍은 동전의 양면이다


결핍(缺乏)은 '모자람'이나 '소진'을 의미하는 단어다. 물질적 결핍은 과잉(풍요로움)과 상반되는 개념으로 쓰인다. 반면 정신적인 결핍은 장애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결핍을 채우기 위한 내적 욕구를 만들고, 그것을 실현시키는 성장 동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모든 존재는 살면서 늘 '결핍'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결핍은 소유와 존재의 두 가지 차원으로 나타나는데, 존재의 결핍은 '소유가 너무 적음'을 통해서 나타나고, 소유의 결핍은 '완벽한 존재를 추구하는 욕망' 속에서 나타난다


만약 시간이라는 자원이 결핍되면 '마감 효과(deadline effect)'가 나타난다. 감 효과는 시험 전날 공부가 잘되거나 과제 제출 기한이 임박하면 집중력이 높아져 효율이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결핍의 해소 욕구는 행동에 집중함으로써 시야가 좁아지는 '터널 시야(tunnel vision)'를 만들기도 한다. 오래 굶주린 사람은 눈앞의 먹을 것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법이다. 가끔 결핍된 것에 너무 많은 생각을 집중하고, 몰두함으로써 나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기도 하는데 이는 결핍의 부정적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결핍은 생각을 좁게 만들고, 자기 조절 능력을 저하시키고, 타인과의 관계마저 왜곡시키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강한 성취동기를 부여하고, 무언가를 열심히 할 욕구를 만들어주고, 내 삶을 성장하게 하는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어릴 때 느낀 결핍은 강력한 성취동기가 된다


우리는 늘 결핍 없는 삶을 원한다. 원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결핍되었다고 느낄 때 우리는 그것을 채우려는 욕망이 생기고, 채우려고 애쓰게 된다. 많은 결핍을 느끼면 더더욱 채우려고 노력하게 되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번아웃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결핍을 채우려는 욕망은 우리들을 더 노력하게 만들고, 성장시키고, 성취하도록 만드는 도구임은 틀림없다. 최근 성공하거나 뭔가 성취를 이룬 대부분의 사람들을 인터뷰하면 과거의 자산이 느꼈던 결핍에 대한 분노가 성공의 촉매제가 되었다고 많이 얘기한다. 이렇듯 결핍을 긍정적 신호로 바꾸면 훌륭한 성장 동기가 된다.


《결핍의 경제학》이라는 책을 지은 센딜 멀레이션과 엘다 샤퍼는 책에는 어떤 종류의 결핍을 경험하든 그 결핍은 사람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바꾸어 놓는다고 말하고 있다. 결핍은 결핍과 관련된 인식 대상을 빠르게 포착해서 이를 해소하려고 한다. 프로이트, 융과 함께 오늘날 심리학을 만든 심리학의 거장인 알프레드 아들러에 의하면 수많은 재능과 능력은 '결핍감'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단점을 깨닫는 것은 인생의 목표를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결핍을 느끼기 전에 모든 것을 해소시키려는 부모들 때문에 요즘 청소년들은 결핍을 경험할 기회가 없어지고 있다. 학교를 가기도 전에 한글을 익히고, 영어를 가르치고, 음악과 미술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까지 다 가르친다. 오히려 과잉이 이슈가 되고 있다. 자발적 결핍을 느낄 때 자발적 욕구와 동기가 만들어지게 된다. 배가 고파야 밥이 맛있는데 늘 배가 부르면 밥맛이 없어지는 것이다.


분노 또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폭발적 에너지를 승화시켜야 한다.


분노(憤怒)'분개하여 몹시 성을 내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흔히 ‘분노는 자칫 폭력이나 충동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신체적·심리적 악영향 때문에 ‘분노는 되도록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분노가 실제로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10%밖에 안된다고 한다. 분노는 문제의 상황이 잘못되었다고 알려주는 신호이며, 현재 직면했거나 향후 닥칠 위험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생존 방어 기제'라고 할 수 있다.


분노는 화산의 폭발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성을 내는 것 같은 순간적 분노는 정신적 카타르시스는 있을지 몰라도 생산적 에너지로는 전환되지 못한다. 분노는 잘못 발산하면 자신과 남을 해할 수 있지만 잘만 활용하면 자신의 도약시키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정신분석학 관점에서 분노를 '승화(sublimation)'라는 방어기제를 활용한다면 훌륭한 성취의 촉매제로 전환될 수 있다고 한다. 분노는 스포츠 선수에게는 대기록을, 예술가들에게는 좋은 작품을 만들어주는 동기가 되며, 시험을 앞둔 사람에게는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는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폭발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분노 에너지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만들 수만 있다면 우리의 삶 또한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분노는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분노의 원인이 무엇인지, 분노 해결을 위한 행동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야 한다. 행동으로 어어질 때 단순히 분노의 표출에 그치지 말고, 미래 성장의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분노에 사로잡히는 것이 아니라 분노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성장시키는 자세를 가질 때 분노는 에너지로 승화된다. 분노 해소를 파괴적으로 할 것인지, 창조적으로 할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려있다.



영화 <조커> 주인공 '아서'는 행복과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 반대였다. 그렇게 힘든 삶을 살다가 어느 날 지하철에서 무뢰한들의 습격을 받다가 갑자기 순간 참아왔던 분노가 폭발하면서 가지고 있던 총으로 모조리 쏴 죽이게 된다. 생전 처음 해방감을 느끼게 되었고, 자신 안의 또 다른 캐릭터인 조커를 반결한 순간이었다. 분노는 아서가 자신의 파괴적인 내면을 일깨우는데 가장 강력한 힘으로 작용했다. 반면 젊은 시절 변호사로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았던 간디는 어느 날 심한 인종차별적 대우를 받고, 그 부당함에 분노를 느끼게 되었고, 결국 인도에서 비폭력 저항운동에 앞장서게 된다


이렇듯 결핍은 부족하다고 느끼는 마음이고, 채우려는 내면적 욕망이며, 분노는 이를 행동으로 표출하고 승화시키는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불교에서 분노는 차가운 불꽃으로 묘사하고 있다. 나를 가지고 있는 마야(환상)를 불태우는 차가운 불꽃이다. 마야가 없어야 진정한 내가, 진짜 내면의 소리가 드러난다. 분노는 각성하게 하는 힘이 있다. 분노를 이해하려면 뜨거운 불길이 무엇을 태워버리려고 하는지, 그 불길의 발화점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분노의 승화가 일어난다.




나는 어릴 때 가난이라는 큰 결핍을 경험했다. 셋방살이도 싫었고, 친구 집과 비교해 못 사는 내 삶도 싫고 부끄러웠다. 한 시간마다 한대가 오는 버스를 기다리는 삶도 불편하고 싫었다. 그래서 나는 훗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면 절대 우리 아이들은 나와 같은 가난한 삶을 절대 경험하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어릴 때 느꼈던 결핍에 대한 분노가 어찌나 컸던지 나는 훗날 역세권에 중대형 아파트를 무리하게 매입했다. 외벌이에다 급여도 그다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로 마련한 집이다 보니 처음에는 아내가 완강하게 반대를 했다. 하지만 어릴 적 내가 경험한 결핍에 대한 분노가 지금의 나의 환경을 만든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된 것 또한 회사생활에서 느끼는 결핍과 그에 대한 분노에서 시작되었다. 본사 임원 생활을 하면서 업무의 깊이와 폭이 커지면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매우 증가했고, 멘털이 자주 붕괴되면서 내 삶이 뭔가 잘못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뭔가를 해야겠다는 신호가 마음속에서 감지되었고, 이를 외부적인 글쓰기로 승화한 것이 바로 계기가 되었다. 재직기간 동안 박사학위에 도전한 것도 바로 대학시절 잦은 데모로 제대로 학습을 하지 못한 결핍에 대한 아쉬움과 분노가 도전과 성취의 동기가 되었다. 결핍과 분노 에너지가 큰 만큼 열정과 도전의식은 컸던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만들었던 모든 결과물들은 내가 성장과정에서 절박하게 느꼈던 결핍에 대한 감정, 그리고 절대 그렇게 살지 않아야겠다는 분노의 에너지가 융합되어 지금의 내 모습을 만들었던 것 같다. 그러니 누군가와 비교해 당신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분노를 한다면 스트레스를 받는 대신 목표를 향해 행동하라는 메시지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결핍감과 분노에 매몰되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자신을 이끄는 어리석음을 경계해야 한다.



지금 MZ세대는 결핍과 분노를 가장 많이 느낄 수밖에 없는 세대다. 좋은 대학에 가고, 열심히 노력해도 취업이 어렵고, 막상 취업을 해도 급여가 적고, 결혼을 하기에는 집값이 너무 올라 엄두가 안 나고, 결혼을 해 아이를 낳더라도 혼자 벌어서는 사교육 비용을 감당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더욱 결핍감과 분노가 들끓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에서 느끼는 결핍과 분노의 에너지를 '승화'라는 기제를 활용해서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에너지로 바꾸어야 한다. 조기 은퇴를 원하는 대부분의 파이어(FIRE)족들이 이런 결핍과 분노의 에너지를 잘 활용했던 사람들이다.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문제 해결에 집중하면 그 에너지를 더 잘 쓸 수 있게 된다.


결핍에 대한 부족함에 대한 깨달음을 분노의 에너지로 전환해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결핍에 대한 분노의 에너지가 행동을 만들기 때문이다. 분노는 채찍이 되고, 투지를 만들어 낸다.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되는 것에 집중을 하면 된다. 성장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



유튜브에서 재테크로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웃픈 얘기가 자주 들린다. "내 성공 노하우를 다 알려주면 나는 뭘 먹고 사나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알려줘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10%도 되지 않는다"며 자신은 성공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이 그다지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이다. 참 세상은 정답은 알고 있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극히 소수라는 사실이다.


잘 사는 사람들을 보면 그냥 부러워만 하지 말고, 그 사람처럼 되기 위한 발걸음부터 먼저 떼야한다. 그 처음 단계가 바로 결핍이고, 그다음 단계가 바로 분노하는 것이다.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찾기 위해 두드려 보고, 실행하는 것이 바로 결핍에 대한 분노의 에너지를 행동으로 만드는 것이다. SNS나 유튜브를 보면 나보다 어린데도 일찍 성공한 젊은이들을 보면 대부분 이런 결핍에 대한 분노의 에너지를 행동으로 옮긴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살면서 느끼는 결핍과 분노의 감정에 너무 휩쓸리지 말고,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 차근차근 두드려보고, 열어보고, 안으도 들어가 보면 막상 별 것 아닌 게 태반인 것을 경험하게 된다.




여러분들은 언제, 어디서 결핍을 느끼고, 분노가 올라오는가? 이제부터 우리는 그 결핍에 대한 실체를 파악하고, 그 분노가 무엇을 말해주는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분노는 억누르면 우울이 되고, 반대로 터뜨리면 시한폭탄이 되지만, 분노에 귀를 기울이면 그 분노는 내가 놓치고 있는 뭔가를 알려주는 신호가 된다. 분노는 행동과 실행력의 힘이다. 그러므로 분노를 운동으로 승화시키고, 분노로 부를 늘이는 도구로 삼아야 한다. 분노를 내가 원하는 삶의 지향점과 주파수를 일치시켜야 한다. 분노를 일로 승화시키자. 첫 걸음만 떼면 그다음엔 항상성과 관성이라는 물리적 법칙에 의해 어떻게든 진도가 나갈 것이다. 행동으로 옮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소수만 실행에 옮기기 때문이다.


더위 때문에 힘드네요. 시간 날 때 사랑하는 사람 생각하면서 들어보세요.

(윤종신, 그대 없이는 못 살아)


https://youtube.com/playlist?list=RD5DXNXyodQxg&playnex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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