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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Aug 01. 2021

브런치를 하면서 깨달은 것들

힘을 빼는 지혜를 배우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도 벌써 4개월이 되었다. 100편의 글을 썼는데도 여전히 내 글은 처음 시작할 때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글을 쓸수록 얼마나 어휘력과 필력이 부족한지를 절실히 깨닫게 되면서 글 한편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된 것은 오히려 글을 쓰면서 깨닫게 된 글쓰기의 순기능인 것 같다. 


특히 글의 편수에 비해 구독자가 적고, 또한 내가 쓴 글에 대한 반응과 댓글이 없을 때면 내가 과연 글을 쓰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자질적 의구심과 함께 좌절감과 무기력함마저 느끼게 되는데 이는 글쓰기의 역기능인 것 같다. 심지어 평생 동반자인 아내조차도 별다른 반응이 없을 때면 작가로서의 내 재능은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생겼다. 


이런 나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아내는 진심을 담아 내게 뼈 때리는 조언을 몇 가지 해주었다. 원래 글이란 누구에게 보여주거나 인정을 받기 위해 쓰면 안 된다. 그리고 타인을 가르치거나 교훈적인 글은 최악이라고 말했다. 글이란 원래 자신과 소통하고, 자신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삶을 성찰하는 글이 되려 글을 읽는 사람들과 더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거라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글을 쓸 때 힘을 빼라고까지 말했다. 당신 글은 누구를 타깃으로 하느냐고도 물었다. 너무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고 하니 주제도 광범위하고, 내용도 산만하고, 타깃 고객층도 명확하지 않다고 말이다. 


아내의 충고가 뼈를 때린다


뭐지? 뼈 때리는 말에 정말로 뼈가 아팠고, 뼈가 둘러싼 심장도 아팠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내 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지 않은가? 회사에서나 내가 임원이지 글을 쓸 때도 마치 직원들에게 가르치듯이 글을 썼던 것은 아닐까? 남들도 다 살면서 느꼈던 시시콜콜한 내용들을 마치 나 자신만 아는 것처럼 고압적인 자세로 쓰지는 않았을까? 도대체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주제를 얘기하려고 했을까? 갑자기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골프든 당구든 탁구든 잘 치려면 몸에 힘을 빼야 한다. 처음 배울수록 몸이 경직되고 힘이 들어가서 타격을 가하면 의도한 대로 공이 나아가지 않는다. 골프를 잘 치는 선배가 내게 몸에 힘을 빼는데도 삼 년이 걸렸다고 한 말은 오랜 싱글 경력의 골프 내공에서 나온 말임에는 틀림이 없다. 글에 힘을 뺀다는 말은 고작 사 개월 초보 작가에겐 더더욱 쉽지 않았다. 


특히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주제를 다룰 것이냐는 질문은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고객 세그멘테이션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내 글을 읽는 독자층과 주제에 대한 범주화가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 글에 대한 반응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또한 직장생활 때문에 나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필명 뒤에 숨어서 글을 쓴 것 또한 독자들로부터 진정성과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이유가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초기의 썼던 글은 특히 의식에 흐름대로 글을 쓴 경우가 허다해 가장 기본적인 기승전결의 구조도 없었다. 내용도 길고 산만할 뿐더러 맥락도 이어지지 않아 다시 읽는 나조차도 엄청 짜증이 났다.  



초기 작품은 부끄러움의 역사로 남기기로 했다


다시 보는 것도 부끄럽고, 수정하는 것조차도 귀찮아 초기 작품들은 그냥 나의 작품의 흑역사로 남겨두기로 했다. 초기 글과 최신 글의 내용을 비교하면서 내가 일신우일신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글을 쓰면서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주어와 술어를 일치시키는 일이다. 그다음은 바로 맥락적 연결이다. 



깨달음이라고 거창하고 얘기할 것 같지는 없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느끼는 사소한 것들조차 완생(完生)을 향한 나의 미생(未生)에 돈오(頓悟)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인터넷에 찾아보니 여러 가지를 조언하고 있다.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핵심은 짧게, 출처는 명확하게 해서 내 주장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좋다.

2. 메타포(metaphor)를 더하자. 복잡한 문장을 설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3. 재미가 있어야 한다. 수많은 글을 읽는 사람에겐 더욱 그렇다.

4. 사례를 적절하게 가미해야 한다. 사례는 글을 구체화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5. 수치를 적절하게 써야 한다. 통계만 던지고 부연설명을 하지 않는다.

6. 명언을 적절하게 가미하다.

7. 삶의 일상성에 관찰력을 더하자. 

8. 읽는 사람과의 교감과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볼 수 없는 그런 것 말이다. 

9. 내 글을 읽는 사람의 범위를 축소하고, 축소해야 한다. 그래야 타깃 고객층이 생긴다. ㅁ

10. 내가 살아왔던 삶의 지식, 경험, 노하우, 깨달음 모두가 훌륭한 소재가 된다.




피카소가 말했다. '좋은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라고 말이다. ‘훔친다'는 것은 완벽하게 자기의 것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모든 지식은 이전과 새로운 것이 별로 없다. 모두가 아는 내용을 내가 먼저 체계화시키고, 알리는 것이다. 


앞으로는 가급적이면 짧게 글을 쓸 예정이다. 한 페이지 작성하기를 집중적으로 연습할 예정이다. 또한 직유보다는 은유를 확대하고, 기승전결의 구조도 가급적 준수할 예정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나도 어느새 소통하고 공감하는 작가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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