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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Oct 04. 2021

(YJ)퇴직 후의 삶을 생각하다

#파이어족 #노동소득 #워라벨 #소비 #현금 흐름

파이어족 삶이 현실의 오감을 깨운다


젊은 30대 파이어족 영상들이 유튜브에 자주 출몰하면서 늦깎이 파이어족을 꿈꾸는 오십 대의 오감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 자유를 통해 시간적 자유를 추구하려는 30~40대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걸 보면서 나는 왠지 한참 시대에 뒤쳐져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내가 취업할 때에는 가장 일반적인 성공 방정식은 공무원이 아니라 대기업에 취업을 하는 것이었다. 워라벨이니 경제적 자유니 시간의 자유니 이런 것들은 행복한 삶의 고려요소가 아니었다. 그 당시 직장생활은 먹고살기 위한 처절한 생존의 세렝게티였기 때문이다.


50대가 넘어 대기업의 평균 퇴직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나 또한 경제적 자유를 통한 시간적 자유를 얻고 싶은 욕망이 매우 크다. 노동소득의 종말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격변하는 주식시장, 코인 시장, 부동산 불장에 참여하지 않고 그냥 방관만 하다가는 영영 남들처럼 살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타인과의 비교우위적 삶에 대한 상대적 행복감과 박탈감을 느끼는 시대에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레드를 진정으로 자유롭게 한 것은 바로 자유의지!!!


영화 <쇼생크 탈출>을 보면 40년 동안 교소도 생활에 길들여진 레드(모건 프리먼)는 주인공 앤디(팀 로빈스)가 쇼생크 탈출을 감행한 후 진행된 세 번째 가석방 심사에서 이전 심사에서와 달리 담담하지만 성숙하고 의연한 태도를 심사관들에게 보여주었고, 역설적이게도 심사관들은 레드의 태도에 감명을 받고 붉고 선명한 '승인(approved)' 도장을 찍어 준다.


기쁨도 잠시 40년간의 감옥 생활에 길들여져 자유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익숙지 않은 세상에 살아가는 일이 괴로왔던 레드는 다시 범죄를 저질러서라도 감옥에 돌아가고픈 유혹을 느낀다. 하지만 앤디와의 약속을 상기한 후 마지막 희망을 품고 약속 장소인 벅스톤으로 길을 떠난다. 무더운 날씨에 재킷과 모자를 벗어 손에 들고 마침내 떡갈나무와 돌담길이 보이는 장소에 도착해 묻어둔 앤디의 편지를 발견한다. 주거제한지역을 이탈해 좌석버스 차량에서 태평양을 향해 가는 레드의 미소와 희망에 찬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직장생활은 현대판 노예생활이다


평생 동안 직장에서 주어진 일만 하고, 따박따박 들어오는 급여만 받아오는 직장인들 대부분은 은퇴 후 시간과 자유가 주어져도 제대로 누리지도 못하고, 돈을 버는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못 떨쳐내고, 구직을 위해 이리저리 찾아다니다 좌절을 경험한 후 결국 최저임금 일자리에 취업을 해서 삶의 후반부를 다시 노예생활로 보내게 된다.


50대에 퇴직한 사람들 대부분은 오히려 시간적 자유를 제대로 누리지도 못한 채 그렇게 평생 동안 다 쓰지도 못할 돈을 또 모으느라 인생의 시간마저도 그렇게 허무하게 보내는 것이다. 참 알다가도 모를 것이 바로 인생이다.


얼마 전 50대 후배들에게 퇴직 후의 삶을 물어보니 대부분은 재취업을 하겠다고 대답을 했다. "어차피 오십 대 중반에 회사 연금이 나올 것이고, 개인연금도 있을 것이고, 60대 중반까지만 버티면 국민연금도 나오니 퇴직하면 일하지 말고, 시간적 자유를 만끽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인생의 후반부를 즐기면 좋지 않겠냐"는 나의 질문에 "100세 시대에 일을 계속해야 하고, 또한 일을 하지 않은 삶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노예의 삶이란 바로 이런 것일까? <쇼생크 탈출>의 레드처럼 막상 자유가 주어져도 익숙하지 않은 삶에서 부적응자의 삶을 사는 것처럼 말이다.  


인생의 후반부는 시간적 자유를 누려야 한다


어차피 월급쟁이로는 부자가 될 수가 없다.  어차피 모은 돈도 적지만 결정적으로 그것을 다 쓰고 죽지도 못하는 것이 바로 인생이기 때문이다. 파지 줍는 노인도 베개 머리맡에 돈을 남겨두고 죽는다고 하지 않는가. 어차피 본인이 다 쓰지도 못할 돈을 벌기 위해 평생을 받치는 게 인생인가 보다. 하지만 인생의 후반부는 모으는 것보다는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고, 재미있게 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자기가 평생 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한 가지씩 하면서 자신이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말이다. 우리는 돈을 벌거나 인맥과 관계를 만드느라 한 번도 이런 시도나 도전을 해본 적이 거의 없을 것이다. 시간이 주어질 때 정말 가치 있게 그것을 써야 한다. 그래야 한번뿐인 인생 덜 후회하는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그러니 이왕이면 직장생활을 할 때 어느 정도는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퇴직 이후에는 현금 흐름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현금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평생 동안 돈 걱정을 하고 산다. 하루 벌어먹고사는 막노동꾼에서부터 누구나 부러워하는 부자들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로 돈 걱정을 하고 산다. 자식들에게 월급의 상당 부분을 사교육비로 쓰고, 자식들을 좋은 직장에 취업시키려는 것도 돈과 깊은 연관이 있다. 자식들만큼은 돈 걱정 안 하고 살게 해주고 싶은 부모들 마음은 모두 다 같기 때문이다.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항상 소득이 지출보다 크도록 현금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숨만 쉬어도 지출이 계속되고, 소득이 언제든 끊길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얼마 남지 않은 돈이 조만간 고갈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안고 항상 살고 있다. 또한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며 돈을 더 모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돈이 많으면서도 늘 돈을 쓰는 것에는 인색하다. 모으기만 했지 제대로 써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소비도 부를 키우는 습관인데 말이다.


노동소득만으로는 시간적 자유를 달성할 수 없다


소득에는 노동소득, 자본소득, 연금소득, 사업소득이 있다. 우리 부모 세대들은 은퇴를 하더라도 기대여명이 짧았기 때문에 노동소득에서 연금소득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었고, 조금 부족한 것들은 살면서 축적한 자본을 통해 메울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퇴직 시기는 더 빨라졌고, 연금 수령 시기는 더 늦춰지고 있다. 노동소득에서 연금소득으로 가는 과정에서 단절이 발생하면서 걱정이 더 커진 것이다. 얼마만큼의 자본소득이 있어야 할지 전혀 가늠이 되지 않는다.


10억 있어도 한 달 이자가 100만 원이 채 안된다. 그러므로 연금을 받기 전까지는 노동소득에 더 집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은 부동산 가격이 치쏟고, 주식과 코인 투기가 판칠 때일수록 더욱 그렇다. 우리 세대가 한 것처럼 열심히 일해서 집을 사고 저축만 하는 되는 그런 방식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자본소득이 더 중요해졌다. 금수저가 아닌 이상 노동소득을 통해 스스로 만들어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드머니(종잣돈)는 자본소득의 핵심이다


자본소득 시스템을 구축할 때까지는 노동소득을 통해 종잣돈을 모아야 한다. 노동소득에 자본소득을 통한 투자소득이 더해지면 부의 날개가 달리고, 부의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진다. 퇴직 후 연금소득만으로 부족한 소득을 자본소득을 통해 보충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노후준비의 핵심은 연금소득과 자본소득의 합이 노후생활의 지출보다 더 크게 만들어 놓는 것이고,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진짜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종잣돈을 통해서는 우리는 현금 흐름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주식이든 부동산 투자든 자신에게 맞는 투자를 하면 된다. 만약 기업 정보를 분석하고, 매일같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차트를 볼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펀드 투자나 부동산 투자를 하면 된다. 그것도 힘든 사람들은 실제 거주를 하는 집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하면 된다. 어차피 살 집, 좀 더 새 집에 살면 좋지 않은가? 좋은 집에 살면서 가치도 오르면 그건 금상첨화다.


욕망 소비를 줄여야 한다


현대사회는 소비사회라고도 불린다.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욕망 소비라고도 불리는 소비는 과소비를 부추기고, 쓰지도 않을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집을 재고 창고로 만들기도 한다. 욕망은 한계가 없다. 남들이 보기에 근사한 것으로 계속 바꾸고 싶어 진다. 남들과 비교하고, 체면을 차리기 위해서 행해진다. 겉으로는 자기만족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타인의 인정과 과시를 자양분으로 소비가 행해지게 된다.



욕망 소비를 멈추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가 바로 자존감의 회복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남의 시선을 더 의식하고, 소비를 통해서 자신을 증명하고, 타인의 인정을 얻고 싶어 한다. 자존감 높은 사람은 굳이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


두 번째는 건전한 인간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과소비에 몰입하는 사람들은 그런 것을 조장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다. SNS를 통해 끊임없이 집과 차량, 자신이 사는 모습을 공유한다. 그런 사람들과는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


세 번째는 올바른 가치관을 수립해야 한다. 물질적 행복은 순간이고, 유효기간이 아주 짧다. 그러니 물질 소비보다는 경험 소비를 늘여야 한다. 기억에 오래 남을 여행을 하거나, 감동적인 오페라를 보는 경험은 평생 동안 이어진다. 합리적이고 건강한 소비를 체질화하면 경제적 자유에 이르는 길이 단축될 수 있다.


퇴직 후의 삶에 대한 질문 던지기


결론적으로 우리는 왜 사느냐?는 가장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질문에 답을 해야 이 문제를 풀 수가 있다. 돈은 행복의 수단이지, 행복의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건강이고, 가족과의 행복이다. 머리로는 건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정작 돈을 버느라 건강을 해치고, 그 해친 건강을 회복하느라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생의 역설이기도 하다.


퇴직 후에는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와의 우정, 그리고 연인과의 사랑일 수도 있다. 진정 나를 이해해주고, 성장시켜줄 수 있는 관계면 더욱 좋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쓸쓸하게 늙어간다면 그것보다 더 어리석고 슬픈 인생은 없을 것이다. 정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주어진 삶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그게 바로 돈과 일과 건강과 관계와의 균형점을 잘 찾아가는 길이이기도 하다.


年年歲歲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
해마다 피는 꽃의 모습은 똑같으나 해마다 꽃을 보는 사람은 같지 않네
(당나라 시인 송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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