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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Sep 04. 2021

내게 유독 엄격한 나를 위한 조언

자신의 실수를 바라보는 법

남의 잘못은 마땅히 용서해야 하나 자신의 잘못은 용서하지 마라. 나의 괴로움은 마땅히 참아야 하나 남의 괴로움은 참아서는 안 될지니라 (채근담 168절)


우리는 평소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 엄격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남이 실수를 하면 "괜찮아, 그 정도면 충분해. 좋아질 거야"라고 말하지만 자신이 막상 실수를 하면 화를 내고, 후회하느라 삶을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나는 매사 심각했고, 모든 일들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조그마한 실수에도 쉽게 넘어가지 못하고 나를 심하게 비난하곤 했다. 그런 나의 성격 탓에 내 삶의 여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모든 비난의 화살이 나를 향하는 것 같았다. 그럴 때일수록 불행한 일들은 나만 찾아온다고 생각했다.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에 늘 잘해야 한다고 조바심을 냈다. 물론 나에 대한 엄격함이 나를 어느 정도 성장시켰음은 부인할 수 없지만 말이다.


남들을 사랑하라는 말들을 늘 듣고 살았지만 막상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것 같다. 주변의 사람들에게는 늘 관대했지만 내겐 특히 엄격했다. 어떻게 보면 내게 관대해야 하는 게 정상인데 말이다. 쉽게 살아도 될 법한데 뭐 그리 대수라고 내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는지 모르겠다. 요즘 나는 실수를 할 때마다 내게 더 관대해지려고 노력한다. 이번에 잘 해내지 못했지만 다음에 잘하겠다고 말이다. 지난 실수로부터 배우고 나아지면 되는 것 아닌가. 하루하루 발전하는 것이 바로 삶인 것이다.  


예전에는 온갖 힘들고 불편한 일들을 내가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것들은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아니었다. 하기 싫다고 얘기해도 되지만 성격 탓에 그렇게 말하지 못했다. 그렇게 삶이 의무가 되고,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을 나 자신에게 맞추고 있다. 타인의 눈에 가치 있어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잘할까 못할까가 아닌 내가 좋아할까 아닐까를 더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를 만나면 내 삶이 획기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서 내가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은 현실 속에서 흔들리게 되고 급기야는 깨지기도 한다. 혼자 있어도 불완전한 사람은 누군가를 만나도 여전히 불완전하고 불행해질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서 해결책을 찾는 것은 스스로 불완전하고 미숙한 사람이며, 혼자서는 사랑을 할 수 없고, 행복을 느낄 수 없다는 그릇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진정한 변화와 성장은 스스로 찾아야 하며, 스스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거칠고 퍽퍽한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해져도 좋을 것 같다. 보기보다 타인은 내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가끔은 실수나 잘못을 저지를 때도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위로해주자. 그래야 더 오랫동안 자신과 사이좋게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깐.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

"그래도 넌 여전히 멋진 놈이야"

"믿은 사람은 너 밖에 없어"

"네게 자그마한 선물을 주고 싶어. 그건 오늘 하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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