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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Sep 02. 2021

놓쳤던 삶의 안타까운 순간들

오십 대에서 바라본 성찰과 반성의 관점에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인생이 나만 힘들다는 생각에서 남들도 똑같이 힘들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라고 한다. 나이 듦의 순기능이 아닐까. 하지만 오십 이후 나이가 드니 장밋빛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지나간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미련, 후회의 감정이 자꾸 커지는 것 같다.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대부분 그런 기억들은 망각하고, 좋은 기억들만 잔상으로 남아서 무의식적으로 과거의 일들을 그리워하는 '추억 보정'현상이 삶의 어두웠던 기억을 잘 포장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참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그 시절 중요한 변화의 순간들을 마주했던 나는 그것이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각하게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떻게든 힘든 순간들을 빨리 끝내고 다음 여정으로 시간의 테이프를 빨리 감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만약 지금 그 시절 중요한  변화의 순간들로 돌아간다면 예전의 나와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물론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지는 않을까?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삶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변화의 기회들을 지금의 나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조언해 보고 싶다. 그러한 성찰과 반성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내게 다가올 삶의 터닝 포인트 또한 나의 소소한 다짐과 각오를 말해 보고자 한다.



대학입시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서 살고 있지만 그 와중에 몇몇은 별빛을 바라볼 줄 안다 (오스카 와일드)

대입은 인생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인내하고 노력해서 좋은 학업성취를 이루어야 한다. 물론 재능과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유전적인 탁월한 천재성을 갖추지 않는 한 재능만 있다고 해서 지속적인 노력과 인내를 하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학업성취를 얻기는 어렵다. 세상은 참을성 없고, 조바심이 많은 사람의 먹을 것과 입을 것과 쉴 곳을 빼앗아서 인내하는 사람에게 주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좋은 대학과 인기학과에 들어가는 것은 성공적인 사회생활의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과 같다. 기득권 사회에서 학력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 말고는 좋은 인재임을 판단할 수 있는 마땅한 잣대가 없기 때문이다. 배달의 민족 앱을 개발한 (주)우아한 형제들의 창업자 김봉준 대표는 "고졸·지방대 출신에게는 성공의 기회가 더 적다고들 하는데 그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에 "명문대를 다닌 사람들은 고등학교 때 엄청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들과 동일한 출발점에서 시작한다는 건 반대로 역차별입니다"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 또한 서울예술대학 실내 디자인과를 졸업한 전문학사 출신이다. 


물론 좋은 대학에 입학했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부자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훨씬 유리한 출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 취업의 기회조차도 못 받는 동년배들과 비교해서는 엄청난 학력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기업을 선택해서 갈 수 있다. 아울러 사회생활에서 인맥이나 인간관계 확장에도 유리하다. 


세계적 명문대학인 스탠퍼드나 MIT 졸업생들의 경우 상당수가 취업보다는 창업을 선택한다고 한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창업에 대한 커리큘럼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스티븐 잡스가 말한 것처럼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미친 사람들이 정말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그들도 믿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최근 MZ세대들의 청년창업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좋은 학력은 다방면으로 삶의 변화를 극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중요한 자산임을 틀림없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내가 원하는 대학, 학과에 꼭 도전해서 사회생활의 첫 단추를 잘 끼우고 싶다. 



직업선택
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중략)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 로버트 프로스트 -

지구별을 살고 있는 내 삶의 여정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때론 송두리째 흔들기도 하는 것이 바로 직업이다. 누구나 같은 일을 해도 더 많이 받고 싶고, 주변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오랫동안 하고 싶은 게 바로 사람 마음이다. 남들이 다 갖는 그런 직업을 얻으면 남들만큼의 보수만 받게 된다. 희소성이 적은 일이기 때문에 대가가 적을 수밖에 없다. 세상에서 나만 할 수 있는 일이면 좋겠지만 가급적 남들이 할 수 없는 일, 소수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도 잘 벌고, 성공도 하고 싶어 한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들 대다수가 대기업이나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고, 또 그게 요즘 시대의 성공의 척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중 소수만이 임원이나 고위 공직자가 되어 타의 추종을 받는 급여를 받는다. 안타깝게도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기회조차도 만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명망 있는 대기업에 들어가더라도 본격적인 삶의 행군과 고난은 그 이후부터 시작된다. 좀 더 높은 직책에 오르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하고, 시간과 젊음을 갈아 넣고, 영혼까지 팔아야 한다. 직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살아남더라도 막상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는 퇴직이라는 막다른 길과 조우한다. 아무 준비 없이 퇴직이라는 직격탄을 맞는 장소의 끝에는 바로 치킨집, 커피숍, 편의점 등이 기다리고 있다. 201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창업 후 1년 내 폐업률은 37.6%, 3년 내 폐업률은 61.2%, 5년 내는 72.7%까지 올라간다. 실패를 경험한 자영업자들은 재기하기도 어렵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좋은 직장에 취업만 하면 마치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처럼 말을 한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무조건 공부하고, 취업을 하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하지만 취업을 한 이후부터가 본격적인 전쟁터다. 마치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조각배처럼 위태롭다. 침몰하고 좌초할 확률이 매우 높다. '아차'하고 깨달을 때쯤이면 이미 늦은 후회만 가득하고, 다시 되돌아가서 삶을 수정할 방법이 없다.


대입전형에서 10% 이내만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고, 그중에서 10%만이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고, 취업을 하더라도 수십 년간 치열하게 경쟁해서 살아남은 0.1%만 임원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유능한 대기업 입사자 100명 중 한 명도 안 되는 수치이다. 이전에 난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만약 신이 허락해 내가 삶의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나는 남들이 다 가는 지도상의 길은 다시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은 안전해 보일 수는 있지만 막상 가다 보면 지루하기도 하고, 내가 노력해도 따 먹을 수 있는 열매가 거의 남아있는 않는 사막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간혹 따먹을 수 있는 용과도 있지만 그것도 아주 드물었다. 그마저도 남들보다 더 빨리 뛰어야 하든지 아니면 선인장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남들이 갖지 않는 도구를 가지고 있어야 했다.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기 어려운 길이었다.


내가 가지 않은 길이 있다. 나는 그 길을 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이 가지 말라고 한사코 말렸기 때문이다. 지도상에도 나와 않은 길이었고, 수풀도 우거져 가기가 망설여지는 길이었다. 함께 갈 사람도 없어 위험해 보였고, 혼자 가야 하니 외롭게 느껴져 가기가 싫은 길이었다. 하지만 성공하고 싶거나 부자가 되려면 그 길을 가야만 한다. 그 길에는 내가 따먹을 수 있는 열매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참고 인내하고 걷다 보면 어느새 내가 원하는 삶과 만나게 된다. 가지 않은 길은 희소성이 높은 직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인생의 중요한 결단을 내릴 때 대부분 지도상에 나와 있는 길을 걸었던 사람들에게 길을 묻는 우를 범한다. 질문에 답을 모르는 사람에게 질문을 하니 옳은 답이 나올 수가 없다. 길을 물으면 모두가 지도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을 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운 좋게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은 사람들에게 길을 물으면 처음엔 망설이다가 이내 곧 그 길을 따라오라고 말해준다. 왜냐하면 그 길에는 아직 함께 나눌 만큼의 충분한 열매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두렵고 외롭더라도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해야 한다. 그 길을 찾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다양한 정보의 원천과 채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서민 갑부>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해발 700m 산에서 철갑상어를 키우는 30대 젊은 대표 이야기를 보았다. 20대 때 아쿠아리스트로 일한 덕에 철갑상어를 처음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철갑상어가 만들어내는 캐비어의 상품 가치를 인식하고, 남들이 한창 취업을 준비하던 20대 때 그는 철갑상어 양식에 뛰어들었다. 10년이 걸리는 캐비어의 생산기간 동안 양식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산업잠수사까지 감수해야 했던 그는 마침내 캐비어가 생산되는 시기가 도래하자 연매출 30억 원의 갑부가 되었다. 


현재는 철갑상어 치어를 분양하는 것을 물론 아쿠아리움에 철갑상어를 기부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요즘엔 캐비아로 만든 화장품과 여성청결제까지 만들고 있다고 한다. 20대 청춘과 맞바꾼 10년간의 철갑상어 양식으로 갑부가 된 그의 얘기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야만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다. 2020년 한국 직업사전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에는 16,819개의 직업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중 우리가 알거나 선택하고자 하는 직업은 고작 110여 개 정도 된다고 한다. 나머지 직업은 도대체 어떤 경로로 입사를 하는 것일까? 대답은 각자가 찾아야 한다.



결혼
결혼은 골(Goal)이다. 다만 자살골(Own goal)이다 (들소 코치)
사람은 판단력 결여로 결혼하고, 인내력 결여로 이혼하고, 기억력 결여로 재혼한다 (알망드 클루)
인생에서 결혼과 죽음은 늦을수록 좋다 (유태 속담)

결혼에 관한 얘기는 끝도 없이 많다. 정답은 아니지만 대부분 공감이 가는 말이다. 결혼은 직장생활보다 더 오랜 기간 인생의 반려자와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해야 한다. 살다 보면 가시밭길도 만나고 어떨 때는 오솔 길도 걸어야 한다. 삶의 7정(七情)인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을 함께 하고, 내가 힘들 때 부모처럼 나를 기꺼이 도와줄 수 있는 그런 반려자를 만나야 한다. 힘든 시절 나와 함께 한 아내를 일컫는 조강지처(糟糠之妻) 같은 사람이 진정한 반려자다. 


오랜 기간 함께 하기 위해서는 오크통에서 오랜 기간 숙성과정을 거친 와인처럼 깊은 향과 맛이 나는 그런 반려자를 만나야 한다. 책으로 연애를 배우던 우리 세대와는 달리 요즘 MZ세대는 유튜브로 연애를 배운다고 한다. 우리 세대는 소개팅이나 미팅을 통해 이성을 만났지만 요즘 세대는 데이팅 앱으로 연애할 상대를 만난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의 확산으로 한창 연애할 젊은 세대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부담 없이 관계를 형성하는 '랜선'연애가 요즘 대세라고 하니 시대가 참 많이도 변한 것 같다. 


밀당을 전혀 하지 못하는 우리 세대와 달리 요즘 연애는 섬과 어장관리, 밀당이 필수 연애 스킬이 되었다고 한다. 취업난이 심해지고, 근로소득의 편차가 커지고,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내 집 한 칸 마련하는 것이 로또 당첨만큼이나 힘든 현실을 반영하듯 지금 MZ세대에게 결혼이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었다. 욜로(YOLO)와 파이어(FIRE)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결혼보다는 개인의 삶의 행복과 즐거움이 그들 삶의 중요한 영역이 되어 버린 것 같아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론 평생 연애만 할 수 있다면 굳이 결혼을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오랜 기간 안정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결혼을 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설렘 가득 여행을 갈 때, 혀끝이 살살 녹는 맛난 것을 먹을 때,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광을 볼 때, 기쁜 일이 있거나 슬픈 일이 생길 때, 외롭거나 힘들 때 우리는 옆에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그럴 때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 가까운 곳을 갈 때는 혼자 가야 하지만 먼 곳을 갈 때는 함께 가야 하기 때문이다. 


평생의 반려자를 선택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신중해야 하고, 또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교훈에도 불구하고 연애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연애할 때 콩깍지가 씌어서 충동적이고 감정적으로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결혼 전후 낯선 경험과 배신감 때문에 이혼으로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게 된다. 


내가 아는 후배 한 명은 나이도 있고, 결혼을 독촉하는 부모님 때문에 급하게 소개팅으로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생활비가 부족해지자 아내의 불평이 심해졌고, 급기야 후배는 퇴근 후 대리운전까지 하게 되었다. 그것도 모자란 지 휴일까지 알바를 하게 되었고, 매일 출근 후 피곤에 절어있는 후배를 보면서 나는 불편함과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 왜 그렇게까지 살아야 하는 걸까?


요즘은 결혼을 한 젊은 부부들은 아이를 낳기 전까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만약에 일어날 불시착(?)에 대한 대비 차원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한 가정을 이루고, 반세기 이상을 함께 살아야 하기 때문에 결혼은 애정과 함께 현실인 다양한 환경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상대방의 성격, 직업, 가치관, 가정환경, 종교와 취미, 삶의 프레임 등 다방면에서 검증된 사람이면 좋다.


부모들이 반대하는 결혼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게 좋다. 부모들은 평생 자식들이 잘 되기만을 바라고 살아왔고, 또한 오랜 결혼생활과 사회생활을 통해 본능적이고 직관적으로 자식 인생에서의 위험을 간파한다고 한다. 물론 뾰족한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식들은 부모들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결혼을 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본 많은 기혼 부부들 중에 부모가 반대해서 잘된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또한 상견례나 약혼을 했더라도 만약 마음속에 참된 소리에 귀를 기울여 이 결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아무리 주위 시선이 따갑더라도 결혼을 유보하는 것이 좋다. 


나는 첫사랑과 결혼을 했다. 콩깍지가 씌었고, 가슴앓이와 열병으로 셀 수 없는 밤을 지새웠다. 첫사랑과 결혼할 것이라는 오랜 신념과 책임감으로 결혼까지 이르게 되었다. 부모님 또한 아내를 딸처럼 좋아했다. 7년간의 연애 기간 동안 충분하게 내 아내를 검증했기 때문에 나는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이왕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한다면 가급적 일찍 결혼할 것을 권한다. 이왕 책임을 질 거면 빨리 지고, 빨리 짐을 벗어버리는 것이 현명하기 때문이다. 결혼 생활에서 애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반려자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다. 평생을 함께 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퇴직과 노후준비
은퇴란 시간이 생기면 하려고 했던 일들을 전혀 하지 않는 시기이다 (로렌스 피터)

은퇴란 늘 꿈궈오던 인생을 살고, 원하던 일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얼마나 기다리고 고대하던 은퇴인가. 드디어 노예의 삶이었던 노동의 의무를 끝내고 합법(?)적인 백수가 될 수 있는 시기다. 퇴직은 있어도 은퇴는 없다는 말이 있다. 정년퇴직을 한 경우 흔히 은퇴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55세, 60세에 정년퇴직을 하고 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소일하면서 남은 여생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기대수명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퇴직 이후에도 1막 2장의 생활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예전 부모님 세대는 노동소득이 끝나는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연금소득으로 넘어갈 수 있었고, 일부 부족한 것들은 살면서 축척해둔 자본을 통해서 메울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노동소득이 끊기는 시점이 빨라지고 연금 수령시기는 점점 뒤로 늦춰지기 때문에 퇴직 이후 소득 단절이 길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근심과 고민이 커지고 있다. 예전에는 이자소득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지금은 자본소득을 통해 연금수령기간까지의 단절을 최소화시켜야만 한다. 안정된 노후 생활은 바로 자본소득과 연금소득의 합이 지출보다 더 크게 만들어야 한다.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인턴>을 보면 전화번호부 회사의 임원으로 재직하다 은퇴한 벤 휘태커가 70세의 나이로 온라인 쇼핑몰 인턴사원으로 도전하는 장면이 인상 깊게 그려진다. 이찌보면 인생은 충분한 은퇴자금이 있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사람에 따라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 도전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평생 돈 버는 일에만 몰두하다 보면 원래 목적과 방향성을 잃어버리기 쉽다. 왜 돈을 모아야만 하는지도 잊게 된다. 그러니 퇴직 후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빨리 찾는 것이다. 


은퇴 후 중요한 것은 바로 건강이다. 젊었을 때는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해치고, 늙어서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큰돈을 쓰는 어리석음을 저지른다. 우리의 삶이 오랫동안 풍요로워지려면 건강이 필수적이다. 꾸준하게 자신의 건강을 관리할 노하우를 가져야 한다. 


돈이 아무리 많고, 아무리 건강해도 함께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으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 가족도, 친구도, 아내도 괜찮다. 자신을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면 더욱 좋다. 퇴직 후 노후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할 일을 찾는 것이다. 그것은 취미여도 좋고, 아니면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것도 괜찮다. 그냥 내가 몰입할 수 있고, 그럴 가치만 있으면 된다. 


삶의 최종적인 행복은 결국 이타주의적 가치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외국 속담에 보면 '한 시간을 즐기고 싶다면 낮잠을 자고, 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싶다면 낚시를 가고, 한 달을 행복하게 살고 싶으면 결혼을 하고, 일 년을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재산을 물려받으면 되고, 평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다른 사람을 도와라'는 말이 있다. 궁극적으로 봉사 활동은 자신의 고양시키고, 자신의 삶의 행복감을 높이는 비결이다. 세상은 이런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서 살만한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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