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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Feb 25. 2021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느낄 때

배고픈 사람에게 결정을 강요하는 것은 어리석다

살면서 우리는 언제나 선택의 순간에 선다. 의사결정은 늘 여러 가지 변수로 어렵기만 하다. 전통 주류 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을 지극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의사결정의 주체인 '이콘'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반(反) 주류 경제학인 '행동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존재라고 말한다. 


노후를 대비해 저축을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모은 돈으로 해외여행을 가거나, 숙제를 해야 하지만 미루고 잠을 잔다든지, 다이어트를 해야 하지만 맛있는 것을 보면 참지 못하고 먹는 등 사람들은 비이성과 감성에 의해 움직이고, 일관된 선호가 아닌 상황적 선호를 갖고 있는 불완전한 존재로 보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된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일본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지만 막상 유니클로에서 히트텍을 공짜로 주는 이벤트를 진행할 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가면서까지 그 제품을 구매하고, 일본차 렉서스에 No Japan 딱지를 부착하고, PS5 출시 시 선택적 불매 운동을 하는 것이 바로 대표적 사례이다. 이렇듯 선택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내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외부적인 요인들이 의외로 많다. 다음은 유튜브에 나오는 내용을 통해 선택적 선택의 오류에 대한 내용을 정리했으니 참조하면 좋겠다.



<법률적 결정에 무관한 영향>이라는 논문을 보면 판사들이 하는 판결의 오류를 적나라하게 밝혀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논문은 제목 그대로 판사의 법률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업무 외적인 영향을 연구했다. 우리들이 볼 때 판사는 모든 직업 중에서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판단을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를 보면 판사들 또한 판결에 있어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스라엘의 한 교수는 판사들의 가석방 심사의 패턴을 분석했다. 가석방은 형기가 끝나지 않은 죄수를 일정한 조건에서 풀어주는 행정처분이다. 가석방이라고 하면 우리들 대부분은 죄수가 모범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모범수였을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1,112건의 가석방 사례를 분석한 결과 1/3은 '수락(approved)'이 되었고, 2/3는 '거부(rejected)'가 되었다. 


시간대별로 수락과 거부 현황을 확인한 결과 공통적인 차이가 발견되었다. 시간대라는 가로축과 가석방률이라는 세로축을 보면 시간대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일정한 패턴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올라갔다 내려가는 급격한 하락 변곡점에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바로 판사들의 간식과 식사 시간대였던 것이다. 


판사들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많은 가석방 서류들을 심사한다. 오전에 시작하면 가석방률이 올라가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 곡선을 그린다. 그러다가 갑자기 올라가는 지점이 있는데 그게 바로 판사들의 간식 시간대인 9시~10시 사이였다. 그 후 11시부터 점심시간 때까지는 가석방율이 떨어지며, 점심 먹기 전에는 거의 제로에 가까워진다.




내용을 요약하면, 시점에 따라 극명하게 가석방율이 갈린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먹으면 가석방율 수락율이 올라간다. 즉, 포만감이 생기면 수락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식사 전에는 보류나 거부가 대부분이다. 즉, 체력이 떨어지면 정신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고 나면 다시 가석방율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점심을 먹은 후 시간이 지나면 다시 가석방율이 떨어지는 그런 뫼비우스 띠의 순환고리가 무한 반복되는 패턴을 보인다. 결론적으로 연구의 최종 결론은 아무 상관이 없는 요인이 법률적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경험이 풍부한 판사들조차 심리학적 편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그렇지 않을 거라는 우리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이 연구 결과를 본 많은 판사들은 그럴 리가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는 후문이 있다. 


인간의 정신력과 체력을 연구한 논문들이 꽤 많다. 공통된 결론은 정신력과 체력은 같은 에너지와 자원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정신력도 떨어지며, 정신력이 떨어지면 제일 어려운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선택(결정)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주 사소한 결정도 지치거나 피로도가 높을 때는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매우 주의해야 한다. 



판사들도 이 정도니 우리들의 삶에서 선택과 의사결정은 당연히 여러 가지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 오류가 발생할 확률이 높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단순하게 결론을 내리면 선택이나 의사결정과 같은 중요한 순간에는 반드시 체력이 고갈되지 않도록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생활에서 이러한 내용을 적용한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가급적 중요한 결재는 아침 일찍 받거나 점심 식사 후에 받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한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선택을 할 때는 사전에 간식을 준비해서 체력이 고갈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하지만 논문의 내용과 달리 일부 꾀 많은 직장인의 경우 경비처리와 같이 중요한 결재서류가 아닌 경우 상사가 퇴근할 때 뛰어가서 결재를 받아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상사들은 제대로 보지 않고 사인하기 때문이다. ^^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든다'라는 속담이 맞다는 사실을 최근에 나온 수천 개의 논문이 제대로 검증한 셈이다. 우리가 의사 결정을 할 때에는 외부적 영향도 반드시 고려를 해야 한다. 그게 체력이든 아니면 심리적 문제이든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문제점을 제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타이밍도 중요하다. 배고픈 상대방에게 결정을 강요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항상 먹을 것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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