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 골라 #프라이밍 효과 #점화 #자극과 반응 #초두효과 #최신 효과
존 바그와 그이 동료들은 뉴욕 대학의 재학생들에게 다섯 단어를 조합해서 네 단어로 된 문장을 만들어 보라고 지시했다. 한 집단의 학생들에게는 '근심하는, 늙은, 회색의, 감상적인, 현명한, 은퇴한, 주름진, 빙고 게임' 등 노인을 묘사하는 단어 묶음을 주었고, 네 단어로 된 문장을 만들게 했다.
본격적인 실험은 이 이후 진행된 실험이었다. 실험이 끝났고 생각한 학생들이 복도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몰래 측정한 것이다. 그 결과 노인을 묘사하는 단어로 문장을 만든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복도를 이동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노인과 관련된 단어들이 무의식적으로 행동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런 점화 효과를 많이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프라이밍 효과는 자극 정보를 해석할 때 '초두 효과(Primacy effect)'와 '최신 효과(Recency effect)'가 나타난다. 초두 효과는 가장 처음에 제시된 정보를 더 잘 기억하는 현상이다. 처음 제시된 정보의 상대적 영향력이 클 때 자주 일어난다. 관심이 높고, 친숙하며, 논쟁적인 내용의 메시지일수록 초두 효과가, 낯설고 무관심한 내용의 메시지일 경우 최신 효과가 잘 나타난다.
한 연구에서 학생들에게 가상적인 인물의 성격을 묘사하는 형용사들을 열거하고, 학생들이 그 인물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를 분석했다. 한 조건에서는 '똑똑하고, 근면하고, 충동적이고, 비판적이고, 고집이 세고, 질투심이 강하다'였고, 다른 비교 조건에서는 '질투심이 강하고, 고집이 세고, 비판적이고....."로 그 순서만 바꾸었다. 결론적으로 학생들은 긍정적인 형용사들이 먼저 제시되었을 때 상대 인물에게 더 호의적인 인상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먼저 제시된 정보가 나중에 제시된 정보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초두 효과라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가 흔히 "그 사람이 어떻냐?"라는 질문에 평가자가 어떻게 그 사람을 평가하는지에 따라서 그 사람의 평가가 달라지게 되는데 이를 우리는 흔히 '선입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면 최신 효과는 가장 나중에 혹은 최근에 제시된 정보를 더 잘 기억하는 현상이다. 최근 많은 연구들이 최신 효과보다는 초두 효과가 더 강하다는 것을 연구에서 밝혔다.
이렇듯 점화 효과는 자신이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선택과 의사결정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할만한 심리학 기제이다. 그러므로 올바른 점화를 할 수 있도록 우리는 자주 '주의(attention)'를 기울이고, 주어진 상황과 여건에 대한 의심을 기울여야 한다. 자극 대상에 충분한 주의와 의심을 기울인다면 이는 기억으로 형성되지만 주의나 의심을 하지 않는다면 암묵적인 학습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 점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점화 효과를 삶에 활용하는 방법이 없을까? 만약 상대하기 싫은 사람을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할 경우가 있다면 점화 효과를 활용할 수 있다. '편안하다, 잘 생겼다, 유쾌하다, 예의 바르다' 등의 긍정적인 단어를 계속 떠올리거나 즐거움이나 기분을 업할 수 있는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뚱딴지 같지만 마케팅은 새빨간 거짓말이고 속임수라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