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행복을 상태로 인식하지 않고 기억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 힘들었던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좋은 추억으로 기억된다. 행복한 순간을 회상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막상 그 시점에는 행복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실 가난할 때 먹었던 음식들을 떠올려보면 그 당시 맛있게 먹었다기보다는 배를 불리기 위해 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훗날 그 음식을 떠올리면 추억으로 덧칠된 복고의 향수를 자극해 '맛있었지'라고 기억의 왜곡을 만든다.
미국 작곡가 레번트는 '행복은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한 기억들을 자주 기억 속에 저장하면 추억도 늘지만 행복도 많아진다. 디지털이 대세인 요즘 갑자기 아날로그와 복고의 반격이 진행되고 있다. '레트로'가 '뉴트로'와 '뉴 노멀'이 되고 있다.
아침에 깨어날 때부터 저녁에 잠들기까지 우리는 하루 종일 문명의 이기인 스마트폰에 개인의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이런 '언택트'의 상황 속에서 현대인들은 아날로그나 레트로와 같은 '택트' 감성에 대한 욕망이 커진다. 어떻게 보면 디지털의 편리함과 아날로그의 감성이 섞인 균형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하버드대 연구팀이 1937년부터 75년간 8백 명을 추적 조사해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분석한 바에 따르면 행복과 건강의 핵심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였다고 한다. 배우자, 가족,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건강하고 행복했다고 한다.
'브바밸'과 '디아밸'이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 시대의 '온라인 사회성'은 광범위하고 느슨한 구조로 바뀌었을 뿐 사회성이 부족한 건 아니다. 가족관계는 붕괴하지만 친구, 반려동물 등과 대안가족을 만들고 있고, 온라인 사회성은 이전보다 더욱 확장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뇌는 활발하지만 아날로그 신체는 덜 쓰고 반응시간도 줄어든다.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이제는 뇌와 신체의 균형인 '브바밸(Brain Body Balance)'을 중시해야 할 시점이다.
뇌연구에 따르면 창의적 발상의 순간 '전측 상측두뇌'가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산책을 하거나 멍 때릴 때도 활성화된다고 한다. 이제는 뇌를 너무 쓰지 말고 산책을 하거나 멍 때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즉 인간에게는 편집, 검색, 모드 전환 등 스마트폰적인 사고를 하는 시간과 책을 읽고 오래 생각하고 멍 때리면서 사색하는 시간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인 '디아밸(Digital Analog Balance)'이 필요한 것이다. 결론은 행복은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