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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이프란츠 Feb 14. 2024

소소한 점들을 만나다

거리에서

소슬 바람이 옷깃 틈새 기웃거니다. 


혼자 설핏 광화문 거리를 었습다.  목덜미 돌토돌  니다. 뿌연 입김 스를 기다리는 동안, 옥외 전광판은 내일 날씨가 더 추울  예고합니다. 전광판  산천어 조형물이 크리스마스트리 같이 니다. 아마도 화천의 얼음 밑에선 동면을 포기한 물고기들이  끔뻑거릴 것만 같습니다.


광화문을 수놓았던 초롱불들이 라지, 광장 본래 비어진 상태로 돌아습니다. 빈 공간 속에선 과거와 현재가 보이지 않는 파도로 니다. 물결에 드러 수면 속 존재들, 그것들이 점으로 유하,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 별처럼 총총 박히는 상상을 다. 머릿으로 점들 찾아 선을 긋, 다시 선과 선을 연결하다 보면, 점잇기 그림처럼 서로 다른 점들이 기다란 수평선이 됩니다.


우리의 삶은 무수히 많은 관계의 점들로 둘러싸여 있니다.


어떤 점들은 가까이서,  어떤  멀찌감치 떨어니다. 그러한  사이 틈과 선이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거리'라고 니다. 삶을 산다는 건, 스로  개의 점이 되어 거리를 비는 것과 같아요. 바닥에 꾹꾹 눌러쓴 점들이 설렘과 불안 때문에 숨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다른 점을 만나고, 사랑하고, 보듬 행복할 수 있다는 걸요. 가끔씩 단락 된 관계 가슴이 미어질 테지만, 그래도 찾는 걸 포기할 순 없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어떤 점에 닿기 위해 부단히 걸었습니다.


당장엔 보이지 않는다 해도, 그렇게 걷다 보면 분명 무언갈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다가 힘이 부친다면 잠시 쉬었다 가도 됩니다. 그렇다고 계속 주저앉진 마세요. 아직 제대로 시작한 게 아니니까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내일 어딘가로 흘러갈 테지만, 우리에게 시간이 충분치 않을지 모릅니다. 그러걸음씩 발을 디딜 때마다 진심을 담아야 합니다.


여러 점선들이 우리 주위를 이질적인 원근감과 질감으로 채웁니다. 그래서 삶 거리 채로운 풍경과 다양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거기엔 익숙한 것도 있고, 불쑥 낯선 게 튀어나올 수도 있습니다. 많은 것들이 어제와 비슷해 보이긴 해도 오늘은 늘 미묘하게 다르죠. 그야 물리적인 까닭이겠지만, 사물을 바라보던 내 눈과 감정의 거리가 달라졌기 때문일 겁니다.


평소 좋아하고 사랑하는 걸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얼마나 애틋한 감정을 품고 사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 속 풍경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겁니다. 그곳에서 어떤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말입니다. 너무나 평범하고 변함없었기에, 아무렇지 않게 바라보았던 것들.


우리가 만나야 할 소소한 점들이 이곳에 있습니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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