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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이 용감한 영웅

by 윤이프란츠

나는 밀이야, 사실 걱정 되거나 긴장될 때면 손이 아주 뻣뻣이 굳고, 귀가 진공 속을 통과하는 것처럼 멍먹해지는 기분이 들 해.


그래서 마치 고요한 바다에 구름 한 점 없는데도 거대한 대양이 언제든지 공포와 흥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해. 그토록 무서운 존재가 저녁과 새벽에 빨려가면서 맥없이 외치는 소리를 한 번 들어봐.


뜨거운 열기에 삶아진 나무의 껍데기 위에서 앵, 앵 시끄럽게 우는, 초록 형광색을 내뿜는 참매미와 같이 그것은 엄청난 존재일 거야. 그것은 결코 쉽게 물러서는 법이 없지.


그래서 나는 어둠 속 파도에 대해 쉽게 알 수 없고, 말할 수도 없는지 몰라. 때론 나는 그렇게 커다란 파도를 타고 어둠을 뚫고 어가다가, 자칭 '철없이 용감한 무적판'의 '영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아직 한 번도 영웅이 된 적이 없으니까 말이야.



* 입원 5개월은 그냥 지나가는 게 아니었어. 나도, 내 주위 사람도 모두가 변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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